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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 필립 그린버그: 항원 특이 CD8 T세포는 어떻게 정밀 세포치료가 되었나

발행: 2026-05-10 · 최종 업데이트: 2026-05-10

Philip Greenberg와 Cassian Yee 연구팀의 2002년 PNAS 연구를 중심으로, 항원 특이 CD8 T세포 클론이 사람 몸 안에서 지속되고 종양으로 이동하며 선택적 항종양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정리합니다.

Adoptive T cell therapy using antigen-specific CD8+ T cell clones for the treatment of patients with metastatic melanoma: in vivo persistence, migration, and antitumor effect of transferred T cells
Yee, C.; Thompson, J. A.; Byrd, D.; Riddell, S. R.; Roche, P.; Celis, E.; Greenberg, P. D. ·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 2002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게 항원 특이 CD8 T세포 클론을 주입해, 이 세포들이 체내에서 지속되고 종양 부위로 이동하며 항원 양성 종양세포를 선택적으로 압박할 수 있음을 보여준 정밀 ACT의 핵심 초기 연구.

Thomas 이후의 다음 질문

Edward Donnall Thomas의 골수이식은 면역세포가 암 치료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사람 몸에서 보여준 거대한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러나 골수이식은 매우 넓은 치료였습니다. 공여자 조혈모세포와 면역계를 통째로 옮기고, 그 안에서 graft-versus-leukemia 효과를 기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다음 질문은 더 정밀해졌습니다.

암을 인식하는 T세포만 골라서 키운 뒤, 다시 환자에게 넣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Steven Rosenberg의 TIL 치료에서 강력하게 제기되었습니다. 종양 안에 이미 들어와 있는 T세포를 꺼내 IL-2로 확장해 넣으면 일부 흑색종 환자에서 의미 있는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TIL은 혼합된 세포 집단입니다. 어떤 T세포가 실제로 종양을 인식하는지, 어떤 세포가 오래 살아남는지, 주입된 세포가 종양으로 실제 이동하는지를 정확히 추적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 지점에서 Philip D. Greenberg와 동료들의 연구가 중요해집니다. Greenberg는 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와 University of Washington을 기반으로, 항원 특이 T세포를 분리하고 확장해 치료제로 사용하는 전략을 오랫동안 밀어붙인 인물입니다. Thomas가 Fred Hutch에서 골수이식의 임상 기반을 닦았다면, Greenberg 계열의 연구는 그 위에서 T세포를 더 정밀한 항암 도구로 다듬었습니다.

TIL이 아니라 항원 특이 CD8 T세포 클론

2002년 Cassian Yee, Stanley Riddell, Philip Greenberg 등이 발표한 PNAS 논문은 입양 T세포치료의 질문을 한 단계 좁혔습니다. 연구팀은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게서 종양항원을 인식하는 CD8 T세포 클론을 만들고, 이를 대량으로 증식시켜 다시 환자에게 주입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클론”입니다. TIL 치료가 종양에서 나온 여러 T세포의 혼합물에 가까웠다면, 이 연구는 특정 항원을 인식하는 T세포를 골라낸 뒤 그 세포만 확장했습니다. 즉, 치료제가 무엇을 인식하는지 훨씬 더 명확했습니다.

대상 항원은 흑색종 관련 항원이었습니다. 연구팀은 HLA와 펩타이드 항원 인식이 맞는 CD8 T세포를 선별하고, 시험관에서 확장한 뒤, 환자에게 주입했습니다. 그리고 이 세포들이 환자 몸 안에서 얼마나 오래 남는지, 어디로 이동하는지, 실제 종양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추적했습니다.

체내 지속성: 세포치료의 첫 번째 조건

세포치료가 작동하려면 주입된 세포가 몸 안에서 금방 사라지면 안 됩니다. 항암제는 혈중 농도와 반감기를 보지만, 세포치료에서는 체내 지속성(persistence)이 핵심입니다. T세포가 살아남아야 종양을 찾고, 증식하고, 반복해서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주입된 항원 특이 CD8 T세포 클론이 환자 체내에서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저용량 IL-2는 이 세포들의 생존과 확장을 돕는 보조 신호로 사용되었습니다. 여기서 IL-2는 Rosenberg의 고용량 IL-2처럼 전신 면역계를 폭발시키는 주된 치료제가 아니라, 선택된 T세포를 유지하는 성장 신호에 가까웠습니다.

이 차이는 중요합니다. 1980년대의 IL-2 치료가 면역계를 크게 밀어붙이는 전략이었다면, 2000년대 초 Greenberg 계열의 ACT는 정확한 T세포를 선택하고 그 세포가 살아남게 돕는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종양으로 이동하는가

세포가 혈액 안에 남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종양으로 가야 합니다. 이 연구의 중요한 관찰 중 하나는 주입된 T세포가 종양 부위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것은 암면역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T세포가 아무리 강해도 종양 미세환경에 들어가지 못하면 효과를 낼 수 없습니다. 오늘날 cancer-immunity cycle에서 말하는 T세포 trafficking과 infiltration 문제가 이미 이 연구의 핵심 질문으로 등장한 셈입니다.

Greenberg 연구팀의 논문은 주입된 항원 특이 T세포가 단지 혈액에서 검출되는 세포가 아니라, 종양 부위에 도달하고 그곳에서 항원 특이적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항원 양성 종양세포의 선택적 압박

이 연구가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항원 특이성의 임상적 의미를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주입된 CD8 T세포는 자신이 인식하는 항원을 가진 종양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구팀은 항원 양성 종양세포가 제거되거나 압박을 받는 양상을 관찰했습니다.

이것은 양날의 칼입니다. 한편으로는 치료가 정밀해졌다는 뜻입니다. 무차별적인 면역 활성화가 아니라, 특정 항원을 가진 암세포를 겨냥하는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종양이 항원을 잃으면 도망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CAR-T의 CD19 음성 재발, TCR-T의 항원 소실 문제와 같은 주제가 여기서 이미 모습을 드러냅니다.

정밀 세포치료는 표적이 명확할수록 강해지지만, 그 표적에 의존하는 만큼 escape도 가능해집니다.

Philip Greenberg의 위치

Philip Greenberg가 암면역치료 역사에 어울리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세포치료를 “면역세포를 많이 넣는 치료”에서 “정확한 항원을 인식하는 T세포를 설계하고 추적하는 치료”로 옮겨 놓는 흐름의 핵심 인물입니다.

그의 연구는 Fred Hutch의 골수이식 전통과도 연결됩니다. Thomas의 골수이식은 공여자 면역계가 백혈병을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Greenberg의 연구는 그 효과를 더 좁게, 더 분자적으로, 더 추적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려 했습니다. 공여자 면역계 전체가 아니라, 특정 항원을 인식하는 CD8 T세포를 골라 치료제로 쓰는 방향입니다.

이후 Greenberg 계열 연구는 WT1 같은 백혈병 관련 항원을 겨냥하는 T세포치료, TCR 유전자치료, T세포 지속성과 기억 분화 연구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그를 “정밀 T세포치료의 설계자”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Rosenberg와 Greenberg의 차이

Rosenberg와 Greenberg는 모두 입양세포치료(ACT)의 역사에서 중요하지만, 강조점이 다릅니다.

Rosenberg는 인간 암에서 T세포와 IL-2가 실제 종양 퇴축을 만들 수 있음을 대담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TIL 치료는 종양 안에서 선택된 T세포 집단을 확장해 다시 넣는 방식으로, 임상적 돌파구를 만들었습니다.

Greenberg는 그 질문을 더 좁혔습니다. 어떤 T세포가 어떤 항원을 인식하는가? 그 세포는 몸 안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는가? 종양으로 이동하는가? 항원 양성 종양세포를 선택적으로 압박하는가?

즉 Rosenberg가 “T세포치료가 사람 암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문을 열었다면, Greenberg는 “어떤 T세포를 어떻게 골라야 하는가”라는 설계 문제를 밀고 들어간 인물입니다.

정리

2002년 Yee, Riddell, Greenberg 연구는 항원 특이 CD8 T세포 클론을 실제 환자에게 투여하고, 그 세포의 지속성, 이동, 항종양 효과를 추적한 중요한 초기 연구였습니다.

이 연구는 현대 T세포치료의 핵심 조건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1. 표적 항원이 명확해야 한다.
  2. T세포가 충분히 확장되어야 한다.
  3. 주입된 세포가 체내에서 지속되어야 한다.
  4. 종양 부위로 이동해야 한다.
  5. 항원 양성 종양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해야 한다.
  6. 항원 소실과 기능 소진 같은 escape를 고려해야 한다.

이 조건들은 오늘날 TCR-T, CAR-T, TIL 치료에서도 여전히 핵심입니다. 그래서 Greenberg의 연구는 과거의 작은 임상시험이 아니라, 현대 정밀 세포치료의 문법을 일찍 보여준 고전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관련 고전 논문들

Greenberg의 항원 특이 T세포치료는 Thomas의 골수이식, Rosenberg의 TIL, Rooney의 EBV 특이 CTL, 그리고 이후 TCR-T와 CAR-T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 놓입니다.

참고문헌

  1. Yee C, Thompson JA, Byrd D, Riddell SR, Roche P, Celis E, Greenberg PD. Adoptive T cell therapy using antigen-specific CD8+ T cell clones for the treatment of patients with metastatic melanoma: in vivo persistence, migration, and antitumor effect of transferred T cell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02;99(25):16168-16173. https://doi.org/10.1073/pnas.242600099

  2. Ho WY, Yee C, Greenberg PD. Adoptive therapy with CD8+ T cells: it may get by with a little help from its friends.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2002;110(10):1415-1417. https://doi.org/10.1172/JCI17214

  3. Chapuis AG, Ragnarsson GB, Nguyen HN, et al. Transferred WT1-reactive CD8+ T cells can mediate antileukemic activity and persist in post-transplant patients.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2013;5(174):174ra27. https://doi.org/10.1126/scitranslmed.3004916

  4. Greenberg Lab. Research Overview. Fred Hutchinson Cancer Center. https://research.fredhutch.org/greenberg/en/research.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