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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스티븐 로젠버그: 고용량 IL-2와 LAK 세포 요법의 첫 임상 도전

발행: 2026-02-21 · 최종 업데이트: 2026-02-21

1985년 스티븐 A. 로젠버그 연구팀은 고용량 재조합 인터루킨-2(rIL-2)와 LAK 세포를 이용해 전이성 암 환자에서 종양 퇴축을 처음으로 입증했지만, 동시에 치명적 전신 독성을 확인했다.

Observations on the systemic administration of autologous lymphokine-activated killer cells and recombinant interleukin-2 to patients with metastatic cancer
Steven A. Rosenberg et al. ·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 1985
고용량 재조합 인터루킨-2(rIL-2)와 LAK 세포 병합요법이 전이성 암 환자에서 종양 퇴축을 유도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지만, 동시에 생명을 위협하는 전신 염증 독성을 동반함을 확인한 전환점 연구.

면역계를 강제로 깨우는 발상

1985년, Steven A. Rosenberg 연구팀은 당시로서는 매우 급진적인 임상 실험을 보고했습니다. 고용량의 재조합 인터루킨-2(interleukin-2, IL-2)와 림포카인-활성화 살해세포(LAK, lymphokine-activated killer cells)를 전이성 암 환자에게 투여해 종양을 실제로 줄일 수 있는지를 검증한 연구였습니다.

이 시도의 배경에는 1970년대 후반 Kendall Smith 연구팀의 발견이 있었습니다. IL-2가 T세포의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사이토카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외부에서 IL-2를 대량으로 공급하면 면역계를 인위적으로 증폭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로젠버그는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IL-2로 배양한 말초혈 단핵세포(PBMC)가 강력한 비특이적 살상 능력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이 세포들을 LAK 세포라 명명하고, IL-2와 함께 환자에게 투여하는 전략을 설계했습니다.

이 연구의 핵심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면역계를 비특이적으로 과활성화하면 전이성 암을 줄일 수 있는가?”

공격적인 치료 프로토콜

임상시험에는 흑색종, 대장암, 육종, 신장암 등 치료 대안이 거의 없던 전이성·말기 암 환자 25명이 참여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예후가 매우 불량한 환자군이었습니다.

치료 방식은 매우 공격적이었습니다. 재조합 IL-2 약 2mg을 8시간 간격으로 반복 정맥 투여했고, 동시에 IL-2로 대량 증식시킨 LAK 세포를 주입했습니다. 치료는 3~4일 간격으로 반복되었습니다. 사실상 “가능한 최대 용량”에 가까운 IL-2를 투여해 전신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전략이었습니다.

이는 선택적으로 종양만을 겨냥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신 면역계를 강하게 자극해 암을 압도하려는 접근이었습니다.

예상 밖의 종양 퇴축

결과는 당시 면역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25명 중 11명, 약 44%에서 객관적 종양 퇴축이 관찰되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전이 병변의 크기가 절반 이하로 감소했고, 여러 장기에 퍼져 있던 병변이 동시에 축소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전이성 암 환자에서 면역치료만으로 이 정도 반응률이 보고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습니다. 이는 면역계가 인간의 암을 실제로 공격하고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임상적으로 증명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연구는 “면역계는 암을 통제할 수 없다”는 기존 회의론을 정면으로 뒤흔들었습니다.

치명적인 전신 독성

그러나 성공의 이면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환자에서 중증 독성이 발생했습니다.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압이 나타났고, 폐부종으로 인해 호흡곤란과 저산소혈증이 발생했습니다. 체액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단기간에 체중이 10% 이상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고열과 오한, 전신 염증반응이 동반되었으며, 임상 양상은 패혈성 쇼크와 유사했습니다.

직접적인 사망 사례는 없었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중환자실 치료를 필요로 했습니다. 사실상 전신 염증반응증후군(SIRS, 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에 가까운 상태가 유발된 것입니다.

독성의 원인은 무엇이었는가

연구팀은 분석 끝에 중요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독성의 주된 원인은 LAK 세포가 아니라 고용량 IL-2 자체였습니다. IL-2가 전신 면역계를 과도하게 자극하면서 광범위한 염증 반응을 유발한 것이었습니다.

즉, 면역을 강하게 활성화하면 암을 줄일 수는 있었지만, 동시에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었습니다. 효과와 위험이 극단적으로 공존하는 치료였던 셈입니다.

면역항암학의 전환점

이 연구는 면역항암학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첫째, 면역계가 전이성 암을 실제로 줄일 수 있다는 최초의 임상적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이후 모든 면역항암 전략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둘째, 비특이적이고 전신적인 면역 과활성화 전략은 지나치게 위험하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이후 연구는 보다 정교하고 표적화된 접근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됩니다.

종양침윤림프구(TIL) 기반 입양세포치료(ACT), T세포수용체(TCR) 유전자 전달,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T), 면역관문억제제 등은 모두 “효과는 유지하면서 독성은 줄이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등장했습니다.

정리

1985년 로젠버그 연구는 면역치료가 암을 실제로 줄일 수 있음을 처음으로 인간에서 입증한 역사적 돌파구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면역을 무차별적으로 자극하는 전략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보여주었습니다.

이 연구는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남겼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양면성 덕분에, 면역항암학은 이후 더 정교하고 안전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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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Rosenberg SA, Lotze MT, Muul LM, et al. Observations on the systemic administration of autologous lymphokine-activated killer cells and recombinant interleukin-2 to patients with metastatic cancer.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985;313(23):1485-1492. https://doi.org/10.1056/NEJM198512053132327. PMID: 3903508.

  2. Smith K. A. Interleukin-2 and T-Cell Growth. Science, 1988.

  3. Rosenberg S. A. IL-2 Therapy and the Development of Cancer Immunotherapy. Journal of Immunology,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