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Rooney 연구: EBV 특이 CTL로 PTLD 예방·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다
발행: 2026-02-21 · 최종 업데이트: 2026-02-21
1995년 Cliona Rooney 연구팀은 공여자 유래 EBV 특이 CTL 주입으로 이식 후 EBV 림프증식질환(PTLD)의 예방·치료 가능성과 낮은 독성을 보여주며, 항원 특이적 ACT의 임상 전환점을 제시했다.
고형암의 한계를 넘어: 바이러스 종양이라는 기회
1990년대 중반까지 입양세포치료(ACT, adoptive cell therapy)는 종양침윤림프구(TIL)를 이용한 고형암 치료에서 가능성을 보였지만, 분명한 한계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고형암은 강력한 면역억제 환경을 가지고 있었고, 표적 항원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때 연구자들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항원이 명확하고 면역반응이 비교적 예측 가능한 질환, 즉 바이러스 관련 종양이 세포치료의 이상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EBV) 양성 이식 후 림프증식질환(PTLD, post-transplant lymphoproliferative disease)이었습니다. PTLD는 골수이식(BMT) 후 면역억제 상태에서 발생하며, EBV에 감염된 B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치료에 실패하면 사망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가설이 제기되었습니다.
“EBV 항원을 정확히 인식하는 세포독성 T세포(CTL, cytotoxic T lymphocyte)를 만들어 투여하면, 병든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가설을 임상적으로 제시한 대표 연구가 바로 1995년 Cliona Rooney 연구팀의 Lancet 보고입니다.
공여자 세포에서 항원 특이 CTL을 만들다
공여자 PBMC의 활용
연구팀은 골수이식 공여자로부터 말초혈 단핵세포(PBMC)를 채취했습니다. 이식 공여자의 세포를 사용하는 이유는 환자와 HLA가 일치하기 때문에, 면역 거부 반응 위험이 최소화되기 때문입니다.
EBV 감염 B세포주(LCL)를 항원제시세포로 사용
다음 단계는 매우 정교했습니다. 공여자의 B세포를 EBV로 감염시켜 림프모구세포주(LCL, lymphoblastoid cell line)를 만들었습니다. 이 LCL은 EBV 항원을 풍부하게 발현하기 때문에, EBV 특이적 T세포를 선택적으로 자극하는 데 이상적인 항원제시세포 역할을 했습니다.
반복 자극과 IL-2 배양
연구팀은 LCL을 이용해 T세포를 반복적으로 자극하고, 고농도의 인터루킨-2(interleukin-2, IL-2)를 공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특이적 T세포는 점차 소멸하고, EBV 항원을 인지하는 CTL만이 선택적으로 증식해 우세 집단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고도로 정제된 EBV 특이 CTL 라인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에게 CTL 주입
이렇게 제작된 EBV 특이 CTL을 PTLD 환자에게 주입했습니다. 이는 당시 인간에게 투여된 가장 정밀한 항원 특이적 T세포 제품 중 하나였습니다.
임상 결과: 예방·치료에서 확인된 유효성과 안전성
예방과 치료에서 관찰된 임상적 효과
주입된 CTL은 환자의 EBV 양성 림프증식 세포를 선택적으로 억제했습니다. 고위험군에서 PTLD 발생 억제 효과가 관찰되었고, 이미 진행된 질환에서도 임상적 호전을 보인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EBV 연관 PTLD에서 항원 특이 CTL 치료가 실제 임상에서 작동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심각한 독성 없음
더 놀라운 점은 안전성이었습니다. 기존 고용량 IL-2 기반 치료와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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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저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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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염증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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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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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독성
이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항원 특이적 T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투여하면 전신 면역 과활성화를 줄이면서 임상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체내 지속성과 면역 재구성의 확인
장기 추적에서 주입된 CTL은 체내에서 확장·지속되며 항바이러스 면역 재구성에 기여했습니다. 중대한 장기 독성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면역세포치료 역사에서의 의의
1995년 Rooney 연구는 단순한 성공 사례를 넘어, 이후 세포치료 개발 경로를 바꾼 전환점이었습니다.
첫째, 사람 대상에서 항원 특이 CTL을 제조해 실제 질환 통제에 연결한 초기 고품질 임상 증거였습니다. 이는 LAK/TIL의 비특이적 접근과 구별되는 전략이었습니다.
둘째, 정교한 면역치료가 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신 IL-2 독성이나 사이토카인 폭풍 없이도 강력한 치료 효과가 가능하다는 점은 이후 세포치료 개발의 방향을 결정지었습니다.
셋째, 이 연구는 항원 특이적 T세포 치료 시대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CMV/아데노바이러스 특이 CTL, 더 나아가 TCR 및 CAR-T로 이어지는 임상 개발의 실질적 템플릿이 되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ACT의 힘은 단순한 세포 수 증가가 아니라, 정확한 항원 선택에 있다.
일반인을 위한 정리
PTLD는 EBV에 감염된 B세포가 통제되지 않고 증식하는 질환입니다.
연구팀은 EBV를 정확히 인식하는 T세포를 실험실에서 만들어 환자에게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종양이 사라졌고 심각한 부작용도 거의 없었습니다.
이 연구는 다음 사실을 임상적으로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정확한 표적을 아는 T세포를 만들어 투여하면, 면역은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강력해질 수 있다.”
1995년의 이 연구는 오늘날 정밀 T세포 치료의 임상 원형으로 평가됩니다.
참고문헌
Rooney CM, Smith CA, Ng CY, et al. Use of gene-modified virus-specific T lymphocytes to control Epstein-Barr-virus-related lymphoproliferation. Lancet. 1995;345(8941):9-13. https://doi.org/10.1016/S0140-6736(95)91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