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 슈마허 연구: TCR 유전자 전달 면역치료의 개념 증명
발행: 2026-02-21 · 최종 업데이트: 2026-02-21
Kessels 등(슈마허 연구팀)은 2001년 Nat Immunol에서 TCR 유전자 전달로 T세포 특이성을 재지정하고, 바이러스·종양 모델에서 기능적 면역효과를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연선택이 아닌, 설계된 T세포
2000년 폴 M. 앨런(Paul M. Allen) 연구팀이 돌연변이 신생항원을 인식하는 TCR을 이용해 종양 제거를 입증했다면, 그 다음 질문은 훨씬 더 도전적이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T세포의 특이성을 유전자 조작으로 바꿀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본격적으로 답한 인물이 톤 N. 슈마허(Ton N. Schumacher) 연구팀입니다. 만약 특정 항원을 인식하는 TCR을 원하는 T세포에 직접 입력할 수 있다면, 입양세포치료(adoptive cell transfer, ACT)는 훨씬 유연해지고, 개인맞춤형 치료의 가능성도 크게 확장됩니다.
핵심 질문은 T세포의 항원 특이성을 유전자로 재설계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인플루엔자 TCR을 이용한 특이성 재설정
슈마허 연구팀은 먼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핵단백질(NP)의 대표 에피토프를 인식하는 TCR을 분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TCR α/β 유전자를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일반 T세포에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원래 다른 항원을 인식하던 T세포가 새로운 항바이러스 TCR을 발현하게 되었고, 항원 특이성이 재설정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용체 발현이 아니라, 기능적 재프로그램(reprogramming)이었습니다.
즉, 기존 T세포를 새로운 표적을 인식하는 세포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구 설계의 핵심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NP 에피토프를 인식하는 TCR α/β 유전자를 MLV 레트로바이러스 벡터에 삽입해 비장세포(splenocytes)를 시험관 내에서 감염시켰습니다. 단기 배양 후 유세포분석(tetramer staining)에서 전체 CD8+ T세포의 약 5-15%가 도입된 TCR을 발현했습니다. 이 세포 집단을 정맥으로 1.8 × 10⁷개 주입했을 때, 그중 약 9%(약 2.7 × 10⁵개)가 tetramer⁺ 세포였습니다.
바이러스와 종양 모델에서의 검증
연구팀은 조작된 T세포를 두 가지 모델에서 평가했습니다.
첫째, 실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모델입니다.
둘째, 인플루엔자 NP 에피토프를 강제로 발현시킨 종양 세포주(EL4) 모델입니다.
실험 결과, TCR 유전자를 전달받은 T세포는 바이러스 감염을 빠르게 제거했고, NP를 발현하는 종양 역시 효과적으로 파괴했습니다.
바이러스 모델에서 중요한 관찰은 특이성이었습니다. 세포 주입 2일 뒤 서로 다른 인플루엔자 균주를 감염시켜 비교했을 때, 면역원성 NP를 가진 바이러스를 투여한 군에서만 tetramer⁺ T세포의 현저한 확장이 나타났습니다. 또한 종양 모델에서는 NP를 발현하는 EL4 림프종에 대해 tetramer⁺ T세포 약 2.8 × 10⁴개만으로도 기존에 이식된 종양세포가 빠르게 제거되었습니다.
이는 유전자 전달을 통해 재설정된 T세포가 단순히 항원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완전한 세포독성 T림프구(CTL) 기능을 수행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바이러스 모델과 종양 모델 모두에서 기능적 살상능이 확인된 것이 이 논문의 결정적 포인트였습니다.
TCR-T 시대를 연 개념적 전환
이 연구는 오늘날 TCR 유전자치료(TCR-T)의 초기 핵심 근거로 평가됩니다.
이 개념은 이후 다양한 임상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NY-ESO-1, MAGE-A3, HPV E6/E7, KRAS G12D 신생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TCR-T 임상시험이 진행되었으며, 이는 모두 “원하는 특이성을 유전자로 입력한다”는 이 원리에서 출발했습니다.
슈마허의 연구는 면역세포의 항원 특이성이 고정된 운명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설계 가능한 특성임을 보여준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이 연구는 이후 TCR-T 임상개발의 개념적 출발점으로 작동했습니다.
일반인을 위한 핵심 요약
이 연구는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T세포에게 새로운 목표를 가르칠 수 있을까?”
연구팀은 T세포 내부에 새로운 TCR 유전자를 넣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T세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그 항원을 가진 종양을 정확히 인식하고 공격했습니다.
즉, T세포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T세포의 ‘표적 정보’를 바꾸는 접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임상 수준에서 설득력 있게 보여준 연구였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훗날 TCR 기반 암치료의 전체 흐름을 여는 핵심 기반이 되었습니다.
한 줄 요약: “T세포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T세포의 표적 정보를 바꾸는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참고문헌
Kessels, H. W., et al. "Immunotherapy through TCR Gene Transfer." Nature Immunology, vol. 2, no. 10, 2001, pp. 957-961. https://doi.org/10.1038/ni1001-957
Morgan, Richard A., et al. "Cancer Regression in Patients after Transfer of Genetically Engineered Lymphocytes." Science, vol. 314, no. 5796, 2006, pp. 126-129. https://doi.org/10.1126/science.1129003
Rosenberg, Steven A., and Nicholas P. Restifo. "Adoptive Cell Transfer as Personalized Immunotherapy for Human Cancer." Science, vol. 348, no. 6230, 2015, pp. 62-68. https://doi.org/10.1126/science.aaa4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