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 폴 앨런 연구: 돌연변이 신생항원을 표적으로 한 TCR-T의 개념 증명
발행: 2026-02-21 · 최종 업데이트: 2026-02-21
화학 발암으로 유도된 종양에서 ERK2 돌연변이 신생항원을 규명하고, 이를 인식하는 TCR transgenic 마우스를 제작해 종양 제거를 입증한 2000년 폴 앨런 연구를 정리합니다.
왜 ‘돌연변이 항원’이 중요한가
1990년대 세포치료 연구는 세포독성 T림프구(CTL), 인터루킨-2(IL-2), 종양침윤림프구(TIL)를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전략들은 모두 종양을 인식하는 T세포 수용체(T cell receptor, TCR)의 특이성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종양항원이 ‘자기(self)’ 단백질의 변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면역계는 자기 단백질에 강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강력한 항종양 반응을 유도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새로운 가설을 세웠습니다.
“종양에서 새롭게 생긴 돌연변이 신생항원(neopeptide)을 정확히 표적으로 삼는다면, 정상 조직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암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인물이 바로 폴 M. 앨런(Paul M. Allen) 연구팀입니다.
ERK2 돌연변이 신생항원의 규명
연구팀은 메틸콜란트렌(MCA)으로 유도한 마우스 섬유육종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ERK2 단백질 내 단일 아미노산 변이가 존재하며, 이 변이로부터 유래한 9mer 펩타이드가 MHC class I에 의해 제시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펩타이드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종양항원 중 드물게 강력한 면역원성을 보였습니다. 즉, 단순한 과발현 단백질이 아니라, 종양에 특이적인 진정한 “돌연변이 항원”이었습니다.
이 발견은 종양이 가진 유전적 변이가 면역학적으로 활용 가능한 치료 표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TCR transgenic 마우스를 이용한 개념 증명
연구팀은 해당 ERK2 변이 펩타이드를 인식하는 TCR을 분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TCR의 α/β 유전자를 이용해 TCR transgenic 마우스를 제작했습니다.
이 마우스의 T세포는 선천적으로 ERK2 변이 펩타이드를 강하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TCR transgenic 마우스에서 T세포를 분리하고, 종양을 보유한 마우스에게 입양세포치료(adoptive cell transfer, ACT) 방식으로 주입한 뒤,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투여 용량과 시점에 따라 체계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주요 결과: 특이성이 치료 효과를 결정한다
ERK2 변이 특이 TCR을 발현한 T세포는 종양을 빠르게 인식했고, 종양 부위로 침윤하여 형성된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했습니다.
특히 종양 억제 효과는 명확한 용량 의존성과 투여 시점 의존성을 보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면역 활성화가 아니라, TCR 특이성이 종양 제거의 핵심 요인임을 입증한 결과였습니다.
이 연구는 종양의 돌연변이 신생항원을 중심으로 한 정밀 TCR 기반 ACT 전략의 가능성을 초기 전임상 수준에서 강하게 시사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역사적 의의: 개인맞춤형 TCR 치료의 출발점
폴 앨런의 연구는 이후 면역항암 치료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은 “신생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TCR 치료”의 이론적·실험적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이후 흑색종, 폐암, 신장암 등에서 발견된 다양한 돌연변이 항원, 예를 들어 TP53, KRAS, β-catenin 등의 신생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개인맞춤형 TCR-T 치료(personalized TCR-T therapy)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즉, 이 연구는 “종양의 유전적 돌연변이는 치료의 직접적 표적이 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을 강화한 중요한 초기 논문이었습니다.
일반인을 위한 핵심 요약
이 연구를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팀은 먼저 종양에서만 나타나는 특별한 유전적 변이 조각, 즉 신생항원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조각을 정확히 인식하는 TCR을 가진 T세포를 제작해 종양이 있는 동물에게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돌연변이를 가진 암세포만 정확히 찾아내 제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암세포에 특이적인 유전적 변이를 정밀 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개념을 전임상 수준에서 설득력 있게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참고문헌
Degenhardt, Yvonne, et al. "An Endogenous Tumor-Specific Antigen of a Chemically Induced Mouse Sarcoma: ERK2 Mutation Generates a Unique MHC Class I-Restricted Epitope Recognized by CD8+ T Cells."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vol. 191, no. 8, 2000, pp. 1387-1398. https://doi.org/10.1084/jem.191.8.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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