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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괴사인자(TNF)의 발견: 염증과 암 면역의 전환점

발행: 2026-01-02 · 최종 업데이트: 2026-01-02

1975년 Carswell과 Lloyd Old의 연구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종양괴사인자(TNF)의 발견과 그 면역학적 의미

An Endotoxin-Induced Serum Factor That Causes Necrosis of Tumors
E. A. Carswell, L. J. Old, et al. ·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 1975
BCG로 선천면역계를 활성화한 뒤 지질다당류(LPS)를 투여하면 숙주 혈청 내에 종양 세포에 선택적으로 괴사를 유도하는 인자가 생성됨을 보여주었으며, 이 인자를 종양괴사인자(TNF)로 명명한 최초의 고전 논문.

종양괴사인자(TNF)라는 개념의 등장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TNF)는 오늘날 염증 반응과 면역 조절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사이토카인(cytokine)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분자가 처음부터 명확한 단일 단백질로 인식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1970년대 중반까지 TNF는 “혈청 속에 존재하는 어떤 활성” 정도로만 이해되고 있었습니다.

이 개념을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정리한 연구가 바로 1975년,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된 Carswell과 Lloyd J. Old연구진의 논문입니다. 이 논문은 종양이 특정 조건에서 선택적으로 괴사(necrosis)에 빠질 수 있다는 오래된 관찰을, 면역학적 인자라는 틀 안에서 설명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역사적 배경: 종양 괴사 현상은 오래된 관찰이었다

종양이 출혈성 괴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는 19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William Coley는 1890년대에 세균 또는 세균 추출물을 종양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일부 환자에서 종양이 퇴축되는 현상을 보고했습니다. 이후 이 접근은 “콜리 독소(Coley’s toxins)”로 알려졌지만, 방사선 치료의 등장과 함께 주류 치료법에서는 멀어지게 됩니다.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세균의 지질다당류(lipopolysaccharide, LPS)가 실험동물에서 패혈성 쇼크(septic shock)를 유발하며, 종양을 가진 동물에서는 종종 종양 내부에 출혈성 괴사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관찰되었습니다. 다만 이 현상이 직접적인 독성 효과인지, 아니면 숙주 반응의 결과인지는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1975년 PNAS 논문의 핵심 질문

Carswell과 Old의 연구는 한 가지 명확한 가설에서 출발합니다.
“LPS는 종양을 직접 죽이는 것이 아니라, 숙주(host)로 하여금 종양에 선택적으로 독성을 나타내는 새로운 인자를 분비하게 만든다.”

연구진은 이 미지의 인자를 종양괴사인자(TNF)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중요한 점은, TNF가 아직 정제된 단일 분자가 아니라 혈청 내 활성로 정의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실험 설계: BCG와 LPS의 조합

연구에서 사용된 핵심 실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실험용 마우스에 BCG(Bacillus Calmette–Guérin)를 먼저 접종시켜 선천면역계, 특히 대식세포(macrophage)를 강하게 활성화합니다.
둘째, 일정 기간 후 LPS를 정맥 주사하면, 수 시간 이내에 혈청에서 강한 종양 괴사 활성이 검출됩니다.

이 혈청을 종양이 이식된 다른 마우스에 투여하면, 종양 내부에 빠른 출혈성 괴사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종양이 어느 정도 크고 혈관화되어 있을 때 반응이 뚜렷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세포 독성이 아니라, 혈류와 종양 미세환경이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합니다.

선택성의 문제와 초기 한계

연구진은 TNF 활성이 정상 세포보다 종양 세포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보고했습니다. 실제로 in vitro 실험에서 종양 세포주는 비교적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정상 섬유아세포(fibroblast)에서는 반응이 약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이 결론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이후 밝혀진 바와 같이, TNF는 강력한 염증 유발 인자로서 전신 독성 또한 매우 큽니다. 이 초기 논문에서 “뚜렷한 전신 독성이 없다”고 기술된 부분은, 당시의 관찰 범위와 분석 도구의 한계를 반영한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 논문의 진정한 의의

1975년 논문의 가장 큰 공헌은, 종양 괴사라는 오래된 현상을 숙주 면역 반응이 만들어내는 가용성 인자라는 개념으로 묶어냈다는 점입니다. 이는 이후 사이토카인 생물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1980년대 중반, 유전자 클로닝 기술의 발전과 함께 TNF와 림포톡신(lymphotoxin)이 분자 수준에서 규명되었고, TNF는 염증성 질환과 패혈증, 자가면역 질환 연구의 중심 분자로 자리 잡게 됩니다.

정리하며

Carswell과 Old의 연구는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실험 설계나 해석에 분명한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은 종양과 면역을 연결하는 가교로서의 사이토카인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명확히 제시한 고전으로 평가받습니다.

TNF의 발견은 암 면역학뿐 아니라, 염증과 면역 항상성 전반을 이해하는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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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문헌 (MLA)

Carswell, E. A., et al. “An Endotoxin-Induced Serum Factor That Causes Necrosis of Tumor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vol. 72, no. 9, 1975, pp. 3666–3670.
https://www.pnas.org/content/72/9/3666

Old, Lloyd J. “Tumor Necrosis Factor (TNF).” Science, vol. 230, no. 4726, 1985, pp. 630–632.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230/4726/630

Tracey, Kevin J., and Anthony Cerami. “Tumor Necrosis Factor: A Pleiotropic Cytokine and Therapeutic Target.” Annual Review of Medicine, vol. 45, 1994, pp. 491–503.
https://www.annualreviews.org/doi/10.1146/annurev.med.45.1.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