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도에서도 미토콘드리아의 문제는 다릅니다
기도는 담배 연기와 미세먼지, 알레르겐, 바이러스와 세균을 매일 마주합니다. 가장 먼저 접촉하는 기도 상피세포는 이물질을 막고 점액과 섬모 운동으로 밖으로 밀어냅니다. 그 아래의 기도평활근은 기관지의 굵기를 조절합니다.
두 세포 모두 미토콘드리아를 사용하지만 필요한 기능은 다릅니다. 상피세포에서는 장벽과 손상 복구가 중요하고, 평활근에서는 수축과 세포 증식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서 관찰되는 미토콘드리아 변화도 한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COPD의 일부 기도세포에서는 호흡 능력이 떨어지고 손상 신호가 늘어납니다. 반면 천식의 기도평활근에서는 미토콘드리아 생합성과 산소 소비가 오히려 증가하며, 이 에너지가 평활근 증식과 기도 벽의 비후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적어서 생기는 문제와 많아져서 생기는 문제가 같은 기관 안에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COPD에서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염증과 복구 실패를 키웁니다
담배 연기와 산화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기도 상피세포에서는 미토콘드리아 막전위와 전자전달이 흔들리고 mtROS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막과 단백질, mtDNA 손상이 쌓이면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상피 장벽을 유지하고 손상 부위를 복구하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COPD 환자에게서 얻은 기도평활근세포에서도 건강한 사람의 세포보다 ATP와 호흡 능력이 낮고 mtROS가 높은 양상이 보고됐습니다. 여기서 mtROS는 단순한 부산물로 끝나지 않습니다. CXCL8 같은 염증 신호와 평활근 증식을 높여 면역세포 유입과 기도 벽의 구조 변화를 거들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COPD의 유일한 원인이 아닙니다. 기도 염증, 점액 과분비, 폐포 파괴와 소기도 폐쇄가 함께 병을 만듭니다. 미토콘드리아 손상은 이 변화가 반복되고 회복되지 못하게 만드는 한 축입니다.
기도 상피는 세포 전체를 죽이는 대신 손상된 부분을 골라냅니다
천식 기도 상피를 연구한 최근 실험에서는 모든 미토콘드리아가 동시에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일부 미토콘드리아에서만 인지질 과산화가 집중됐고, 세포는 PINK1–Parkin과 자가포식 수용체 OPTN을 이용해 그 부분을 리소좀으로 보냈습니다.
철 의존성 지질 과산화가 세포 전체를 죽이면 페롭토시스(ferroptosis)가 됩니다. 이 연구에서 관찰된 반응은 완성된 세포 사멸이라기보다, 페롭토시스와 관련된 지질 과산화를 특정 미토콘드리아 구획에 가둔 뒤 미토파지로 제거하는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세포 전체를 버리기 전에 망가진 발전기만 떼어내는 것입니다.
이 방어가 충분하지 않거나 같은 손상이 계속 반복되면 섬모세포의 성질과 상피 구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천식의 중증도와 연결됐습니다. 미토파지는 단순히 미토콘드리아 수를 줄이는 과정이 아니라 기도 상피가 살아남고 기능을 유지하는 품질관리입니다.
천식 평활근에서는 미토콘드리아 생합성이 병을 도울 수 있습니다
천식의 기도평활근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천식 환자에게서 얻은 기관지평활근세포는 대조군과 COPD 세포보다 미토콘드리아 양과 산소 소비가 많았습니다. PGC-1α와 NRF1, TFAM이 증가하여 미토콘드리아 생합성 프로그램이 활성화된 상태였습니다.
출발점 가운데 하나는 칼슘 항상성의 변화였습니다. 세포질 칼슘 신호가 PGC-1α–NRF1–TFAM 축을 자극해 미토콘드리아를 늘리고, 늘어난 미토콘드리아가 평활근세포의 성장과 증식에 필요한 에너지와 대사 재료를 공급했습니다. 평활근층이 두꺼워지면 기도가 좁아지고 자극에 더 쉽게 수축하는 기도 리모델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천식 평활근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크게 줄이자 빠른 세포 증식이 사라졌습니다. 반대로 대조군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생합성을 유도하자 증식이 늘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생합성 증가가 단순한 동반 변화가 아니라 평활근 증식을 지원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토콘드리아는 많고 활발할수록 좋은 것이 아닙니다
COPD의 일부 세포에서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와 낮은 호흡 능력이 문제입니다. 천식의 평활근에서는 높아진 미토콘드리아 생합성과 호흡이 병적인 세포 증식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기도 상피에서는 적절한 미토파지가 보호적이지만, 제거가 생성보다 계속 빠르면 세포가 필요한 호흡 능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호흡기 질환에서 목표를 ‘미토콘드리아 활성 증가’나 ‘미토파지 촉진’으로 한 문장에 묶을 수 없습니다. 어느 질환인지뿐 아니라 상피세포인지 평활근세포인지,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됐는지 병적으로 증식했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미토콘드리아 표적 치료는 어디까지 왔을까요
MitoQ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유비퀴논에 양전하를 띤 TPP⁺를 붙여 미토콘드리아 안에 모이도록 설계한 물질입니다. COPD 환자 유래 기도평활근세포와 오존 노출 생쥐 실험에서는 MitoQ가 mtROS와 염증 신호, 평활근 증식과 기도 과민반응을 줄였습니다.
이 결과는 기도 미토콘드리아의 산화 스트레스를 겨냥하면 병과 관련된 세포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MitoQ는 COPD나 천식의 승인된 표준치료가 아니며, 세포와 생쥐 결과만으로 사람의 호흡곤란과 악화를 줄인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현재 천식과 COPD 치료의 중심은 금연과 노출 회피, 흡입 기관지확장제와 흡입 스테로이드, 적응증에 맞는 생물학적 제제와 재활입니다. 미토콘드리아 연구의 역할은 이런 치료를 대체하는 보충제를 찾는 것이 아니라, 기존 치료로도 계속되는 상피 손상과 기도 리모델링의 새로운 표적을 찾는 데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직에 맞는 미토콘드리아 상태입니다
천식과 COPD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는 병’이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같은 기도에서도 상피와 평활근이 다르고, 같은 미토콘드리아 생합성도 어떤 세포에서는 회복을 돕지만 다른 세포에서는 병적인 증식을 지원합니다.
미토콘드리아 건강은 더 많은 미토콘드리아나 더 높은 ATP가 아닙니다. 그 세포가 해야 할 일을 수행하면서 손상된 부분을 제때 교체하고, 병적인 생존과 증식에는 이용되지 않는 상태가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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