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이야기대사와 면역

지방간의 진행: 미토콘드리아 부담과 장–간 축의 만성 염증

발행: 2026-08-25 · 최종 업데이트: 2026-08-27

Series3/15
미토콘드리아와 면역

간세포 미토콘드리아의 전자전달계 과부하, 쿠퍼세포(Kupffer cell)의 DAMP 인지, 장내 유래 LPS가 겹쳐 간 섬유화로 이어지는 면역대사 과정을 정리합니다.

지방간의 진행: 단순 축적을 넘어선 대사 부담

지방간은 이름 그대로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를 말합니다. 때문에 흔히 단순한 지방 축적의 문제로 치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지방간이 단순 지방증을 넘어 간염(MASH)으로 진행하고, 궁극적으로 섬유화와 간경변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려면 지방의 양뿐만 아니라 질과 대사 과정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핵심은 간세포가 밀려드는 지방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그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가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는지, 그리고 손상된 간세포를 주변 면역계가 어떻게 인지하고 반응하는가에 있습니다.

간으로는 여러 경로를 통해 지방산이 유입됩니다. 지방조직에서 방출된 유리지방산이 혈액을 타고 들어오고, 음식으로 섭취한 지질과 당류가 간에서 새로운 지방산으로 합성(de novo lipogenesis)되기도 합니다. 간세포는 이 지방산을 중성지방으로 묶어 저장하거나, VLDL 형태로 혈액에 방출하거나, 미토콘드리아로 보내 베타 산화(β-oxidation)를 통해 연소시킵니다.

지방간 초기에는 간 미토콘드리아가 유입된 지방산을 처리하려고 산화 활동을 크게 늘립니다. 기능이 떨어졌다기보다 혹사당하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이 혹사가 만성으로 이어질 때 생깁니다.

미토콘드리아 전자전달계 과부하와 독성 지질 대사산물

지방산을 분해하면 acetyl-CoA와 전자를 운반하는 NADH·FADH₂가 만들어집니다. acetyl-CoA는 TCA 회로로 들어가고, NADH와 FADH₂는 전자전달계에 전자를 전달해 ATP 생산을 돕습니다. 그러나 지방산이 에너지 소비량보다 계속 많이 들어오면 전자전달계에 처리해야 할 전자가 몰립니다. 이 과정에서 전자가 새어 나가기 쉬워지고 미토콘드리아 활성산소(mtROS)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간에 축적되는 중성지방 자체가 가장 위험한 독성 물질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처리하지 못한 유리지방산을 중성지방으로 묶어 지질 방울(lipid droplet)에 가두는 것은 간세포의 일차적인 보호 반응일 수 있습니다.

유리지방산과 일부 디아실글리세롤(DAG)·세라마이드(ceramide) 분자들은 인슐린 신호, 소포체 스트레스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중성지방 저장은 상황에 따라 보호적일 수 있고, 모든 DAG·세라마이드가 동일하게 독성을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지방의 양뿐 아니라 위치, 각 분자의 특성과 간세포의 처리 능력을 함께 보는 '지질 독성(lipotoxicity)' 개념이 중요합니다.

간세포 손상과 쿠퍼세포(Kupffer Cell)의 면역 반응

지방산 과부하와 산화 스트레스로 간세포와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 미토콘드리아 DNA(mtDNA), 산화된 지질과 ATP 등이 세포질이나 세포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이들은 면역계에서 내부 손상을 알리는 DAMP(Damage-Associated Molecular Pattern)로 작용합니다.

간에는 이런 신호를 감지하는 면역세포가 상주하는데, 대표가 간 상주 대식세포인 쿠퍼세포(Kupffer cell)입니다. 손상 신호를 받은 쿠퍼세포는 염증성 대사를 높이고 TNF-α, IL-1β와 여러 케모카인을 분비할 수 있습니다. 이 신호를 따라 단핵구 유래 대식세포가 간으로 들어오면 염증이 더 커지고, 다른 대사·유전·환경 요인과 함께 단순 지방간이 MASH로 진행하는 데 기여합니다.

장-간 축(Gut-Liver Axis)과 LPS의 이중 타격

지방간 병리에서는 장과 간의 상호작용(gut-liver axis)이 중요합니다. 장에서 흡수된 포도당과 아미노산, 장내 미생물 성분의 상당 부분은 문맥(portal vein)을 통해 간에 먼저 도달합니다. 다만 장쇄지방산은 주로 킬로미크론에 실려 림프계를 거친 뒤 혈액으로 들어갑니다.

고지방 식이와 대사 이상이 장 장벽과 미생물 구성에 영향을 주면 장내 세균 유래 LPS가 문맥으로 유입되는 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LPS는 쿠퍼세포와 침윤 면역세포의 TLR4를 자극하여 염증 신호를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 내부 손상 신호: 간세포 미토콘드리아 손상 유래 DAMP
  • 외부 미생물 신호: 문맥을 통해 유입된 장내 유래 LPS (PAMP)

이 두 신호는 쿠퍼세포와 침윤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증폭시키고, 일부 조건에서는 미토콘드리아 스트레스와 NLRP3 인플라마좀 활성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MASH의 진행에는 간세포, 성상세포, 내피세포, 유전적 소인과 전신 대사가 함께 관여합니다.

Tilg의 도식: 간세포 손상과 장 유래 LPS는 어디에서 만나는가

Tilg와 Day가 알코올성 간질환을 설명하며 제시한 도식은 간 손상이 한 경로로만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간세포 안에서는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아세트알데하이드와 CYP2E1의 활성 증가가 미토콘드리아 손상과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킵니다. 글루타티온(GSH)이 줄어들면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능력도 떨어져 간세포 손상이 더 커집니다.

동시에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는 장에서 유래한 LPS가 간으로 들어오는 양을 늘릴 수 있습니다. LPS가 쿠퍼세포의 TLR4와 CD14를 자극하면 TNF, IL-1과 IL-6 같은 염증 신호가 분비되고, NADPH oxidase에서 만들어진 활성산소도 간세포의 산화 스트레스에 보태집니다. 즉 간세포 안에서 시작된 대사 손상과 장–간 축을 통해 들어온 면역 자극이 같은 지점에서 합쳐지는 것입니다.

손상이 계속되면 면역세포가 간으로 모이고, TGF-β1을 비롯한 신호가 간 성상세포를 활성화합니다. 활성화된 성상세포가 세포외 기질을 계속 쌓으면 염증은 섬유화로 넘어갑니다. 이 그림은 알코올성 간손상을 중심으로 그려졌지만, 간세포 스트레스와 장 유래 미생물 신호가 만나 염증과 섬유화를 키운다는 구조는 MASH의 진행을 이해할 때도 중요합니다.

알코올 대사에 따른 간세포 산화 스트레스와 장 유래 LPS의 쿠퍼세포 자극이 간 손상과 섬유화로 이어지는 과정
그림 1. 알코올 대사로 생긴 미토콘드리아 손상·산화 스트레스와 장 유래 LPS–쿠퍼세포 신호가 간세포 손상 및 성상세포 활성화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Tilg와 Day의 2007년 리뷰를 바탕으로 한 도식입니다.

장 장벽은 미토콘드리아가 사용하는 연료에도 좌우됩니다

장내 미생물이 간에 보내는 것은 LPS 같은 염증 자극만이 아닙니다. 식이섬유를 발효해 만드는 단쇄지방산 가운데 부티르산 (butyrate)은 대장 상피세포가 미토콘드리아에서 산화해 사용하는 주요 연료입니다.

부티르산을 산화하는 상피세포는 산소를 소비하면서 장 안쪽을 낮은 산소 상태로 유지합니다. 이 환경에서는 저산소 유도인자 HIF가 안정화되어 상피 장벽을 구성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을 돕습니다. 부티르산이 부족하거나 상피세포의 산화 대사가 흐트러지면 이 장벽 보호 회로도 약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간 축은 단순히 장에 구멍이 생겨 LPS가 새어 나오는 과정이 아닙니다. 미생물이 만든 연료 → 장 상피 미토콘드리아의 산소 소비 → HIF를 통한 장벽 유지라는 대사 회로가 무너지면서 미생물 성분이 문맥으로 넘어오기 쉬운 환경이 형성되는 과정까지 포함합니다. 다만 부티르산을 늘리는 것만으로 MASH가 치료된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사람의 질병에서는 식사·담즙산·약물·장내 미생물 구성과 간 대사가 함께 작용합니다.

식이섬유 발효→부티르산 생성→대장 상피 미토콘드리아의 산화와 산소 소비→HIF 장벽 보호 신호 유지→미생물 성분의 문맥 유입 억제에 기여

염증에서 간 섬유화로의 진행 메커니즘

손상된 간은 스스로를 복구하려는 반응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염증과 손상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면 쿠퍼세포와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신호들이 간 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를 비정상적으로 자극합니다. 활성화된 성상세포는 콜라겐을 비롯한 세포외 기질을 과도하게 생성하여 손상 부위를 흉터 조직으로 덮기 시작합니다.

지방 과잉 유입→미토콘드리아 과부하 및 mtROS 증가→간세포 손상 및 DAMP 방출→쿠퍼세포 활성화 및 인플라마좀 작동→성상세포 자극 및 콜라겐 축적→간 섬유화 및 간경변

지방 대사·미토콘드리아·면역은 함께 움직인다

지방간을 간세포 안의 국소적인 지방 축적으로만 보면 간염과 섬유화로 이어지는 진행 과정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과도한 지방 유입은 간세포 미토콘드리아에 부담을 주고, 처리 용량을 넘어선 세포 스트레스는 면역 반응과 섬유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임상 관리에서는 체중 감량, 운동, 대사 위험인자 조절과 적응증에 따른 약물치료가 중심이며, 미토콘드리아와 면역 경로는 이를 설명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을 탐색하는 중요한 연구 영역입니다.

참고문헌

  1. Sunny NE, et al. Excessive hepatic mitochondrial TCA cycle and gluconeogenesis in humans with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Cell Metabolism. 2011;14:804–810. https://doi.org/10.1016/j.cmet.2011.11.004
  2. Friedman SL, Neuschwander-Tetri BA, Rinella M, Sanyal AJ. Mechanisms of NAFLD development and therapeutic strategies. Nature Medicine. 2018;24:908–922. https://doi.org/10.1038/s41591-018-0104-9
  3. Seki E, et al. TLR4 enhances TGF-β signaling and hepatic fibrosis. Nature Medicine. 2007;13:1324–1332. https://doi.org/10.1038/nm1663
  4. Loomba R, Friedman SL, Shulman GI. Mechanisms and disease consequences of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Cell. 2021;184:2537–2564. https://doi.org/10.1016/j.cell.2021.04.015
  5. Kelly CJ, et al. Crosstalk between microbiota-derived short-chain fatty acids and intestinal epithelial HIF augments tissue barrier function. Cell Host & Microbe. 2015;17:662–671. https://doi.org/10.1016/j.chom.2015.03.005
  6. Byndloss MX, et al. Microbiota-activated PPAR-γ signaling inhibits dysbiotic Enterobacteriaceae expansion. Science. 2017;357:570–575. https://doi.org/10.1126/science.aam9949
  7. Tilg H, Day CP. Management strategies in alcoholic liver disease. Nature Clinical Practice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2007;4:24–34. https://doi.org/10.1038/ncpgasthep0683
Series — 미토콘드리아와 면역
  1. 1.미토콘드리아와 면역 대사: 에너지 기관이 면역 반응을 조율하는 방식
  2. 2.비만에서 미토콘드리아는 어떻게 염증을 키우는가
  3. 3.지방간의 진행: 미토콘드리아 부담과 장–간 축의 만성 염증 (현재 글)
  4. 4.동맥경화에서 미토콘드리아는 무엇을 하는가: 내피 장벽부터 플라크 안정성까지
  5. 5.치매와 뇌 면역: 미세아교세포의 대사 전환과 미토파지 정화 실패
  6. 6.노화한 면역계는 왜 염증을 끝내지 못하는가: 청소 기능 저하와 미토콘드리아
  7. 7.근감소증과 노쇠: 골격근 미토콘드리아 퇴화와 동화작용 저항성
  8. 8.암과 바르부르크 효과: 종양미세환경의 포도당 쟁탈전과 T세포 탈진
  9. 9.감염 면역의 최전선: MAVS 신호와 무기가 되는 미토콘드리아 활성산소
  10. 10.운동과 미토콘드리아 생합성: PGC-1α 가동과 호르메시스(Hormesis) 신호
  11. 11.미토파지와 미토콘드리아 회전율: 제거와 재생의 균형
  12. 12.같은 음식을 먹어도 시간이 중요한 이유: 근육의 대사적 유연성과 생체시계
  13. 13.근기능을 위한 미토콘드리아 소재: 크레아틴부터 우로리틴 A까지
  14. 14.천식과 COPD에서 미토콘드리아는 왜 반대로 변하는가
  15. 15.헤미셀란은 왜 미토콘드리아 소재 목록에 들어가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