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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인과성: 건강 연구에서 원인과 결과가 뒤바뀌는 이유

발행: 2025-12-26 · 최종 업데이트: 2025-12-26

관찰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역인과성의 개념과 실제 의학·영양 연구 사례를 통해 인과 해석의 함정을 정리합니다.

역인과성은 의학·역학 연구를 읽을 때 반드시 이해해야 할 핵심 개념입니다. 특히 건강, 질병, 생활습관을 다룬 기사나 논문을 접할 때 역인과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그럴듯해 보이는 결론이 실제로는 정반대일 수 있습니다.

역인과성이란 무엇인가요

역인과성(reverse causality)이란, 관찰된 결과에서 원인과 결과의 방향이 거꾸로 해석되는 문제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A가 B를 유발한다”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B가 먼저 발생하고 그 결과로 A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는 특히 무작위 개입이 없는 관찰 연구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관찰 연구는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폭넓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적 선후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인과 방향을 오해하기 쉽습니다.

체중 감소와 사망률 연구의 교훈

역인과성 논의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사례는 체중과 사망률의 관계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체중이 낮은 사람일수록 사망률이 높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체중 감소 자체가 건강에 해롭다는 결론에 이르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후 분석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설명이 가능합니다.

많은 경우,

  • 암이나 만성 질환 같은 질병이 먼저 발생하고

  • 그 결과로 체중이 감소하며

  • 이후 사망 위험이 높아집니다

즉, 체중 감소가 원인이 아니라 질병의 결과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점을 고려해 연구 초기에 이미 질병이 있었던 사람을 제외하거나, 연구 초반 사망자를 분석에서 제거하면 체중과 사망률의 연관성이 크게 약해지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관찰되었습니다.

금연자에서 사망률이 높게 보였던 이유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는 금연과 사망률의 관계입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현재 흡연자보다 과거 흡연자, 즉 금연자의 사망률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금연이 오히려 해롭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질병 진단 이후에 금연을 결심합니다. 그 결과 이미 건강 상태가 나빠진 사람들이 금연자 집단에 포함됩니다.

이 경우 인과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질병 발생

  • 금연

  • 높은 사망률

금연이 원인이 아니라, 질병이 금연과 사망률을 동시에 설명하는 변수였던 것입니다.

영양제 연구에서 반복되는 혼란

영양학 연구에서도 역인과성은 매우 흔합니다.
특정 비타민이나 보충제를 섭취하는 사람에서 질병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가 종종 보고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 이미 건강 문제가 있거나

  • 질병 위험을 인식한 사람들이

  • 예방 목적 또는 의사의 권유로 영양제를 섭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영양제 섭취는 원인이 아니라 질병 위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관찰 연구 결과만으로 “이 영양제는 해롭다”고 단정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운동 부족과 치매 연구의 함정

운동과 인지 기능을 다룬 연구에서도 역인과성 문제가 자주 제기됩니다.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 치매 위험이 높다는 결과는 여러 연구에서 반복되었습니다.

하지만 치매는 진단 이전의 초기 단계에서 이미

  • 의욕 감소

  • 신체 활동 저하

  • 사회적 위축

같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운동 감소는 치매의 원인이 아니라 초기 증상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의 예방 효과를 평가할 때는, 충분히 이른 시점부터 장기간 추적한 연구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역인과성은 반복될까요

역인과성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질병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사람의 행동과 선택을 바꾸는 강력한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질병이나 생리적 변화는

  • 식습관

  • 운동 습관

  • 보충제 섭취

  • 의료 이용 행태

를 동시에 변화시킵니다.
이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행동이 원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과인 상황이 쉽게 만들어집니다.

연구자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역인과성을 줄이기 위해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 시간 흐름을 따라 관찰하는 종단 연구 설계

  • 연구 초기 상태를 엄격히 구분하고 보정

  • 초기 사건을 제외하는 분석

  • 여러 가정을 검증하는 민감도 분석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만 관찰된 연관성을 보다 신중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역인과성은 통계적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을 해석하는 태도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건강 관련 연구 결과를 접할 때는 언제나 “이 결과가 원인일까, 아니면 결과일까”라는 질문을 함께 던져야 합니다.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훨씬 신중하고 정확한 건강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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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Hernán MA, Robins JM. Causal Inference. Chapman & Hall/CRC.

  2. Rothman KJ, Greenland S, Lash TL. Modern Epidemiology.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3. Ioannidis JPA. Why Most Published Research Findings Are False. PLoS Medi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