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hell–Dutton 비장세포 배양 시스템과 시험관 속 일차 면역 반응
발행: 2026-01-01 · 최종 업데이트: 2026-01-01
1967년 Mishell과 Dutton의 고전적 연구를 통해 본 in vitro 면역 반응 실험계의 성립과 그 과학사적 의미
시험관 안으로 옮겨진 면역 반응이라는 문제의식
1967년 발표된 Robert Mishell과 Richard Dutton의 논문은, 지금까지 일부 동물을 이용해야만 했던 면역 반응을 완전히 시험관(in vitro) 환경에서 재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 연구였습니다.
이 논문은 정상 마우스에서 분리한 비장 세포를 단일 세포 수준으로 분리한 뒤, 항원을 가해 항체 반응을 유도하고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실험계를 제시합니다.
당시 면역학은 여전히 항체 중심의 학문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세포 수준에서의 면역 반응은 개념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Mishell과 Dutton의 연구는 바로 이 공백을 메우며, “세포 수준에서 관찰 가능한 면역 반응”이라는 새로운 실험적 표준을 제시하게 됩니다.
선행 연구: 단일 세포와 항체 분비의 연결
이 연구의 직접적인 토대는 1963년 Niels Jerne와 Albert Nordin이 발표한 Science 논문입니다. 이들은 단일 림프구(single lymphocyte)가 항체를 분비하고, 그 항체가 항원 역할을 하는 적혈구를 국소적으로 용해시킨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습니다.
한천(agar) 속에 고정된 림프구 주위에 형성되는 둥근 용혈 영역은 플라크(plaque)라 불렸고, 이 방법은 이후 항체 분비 세포(antibody-forming cell)를 계수하는 표준 기법으로 자리 잡습니다.
다만 Jerne의 실험은 이미 생체 내에서 면역된 동물의 세포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면역 반응의 시작 단계 자체는 여전히 관찰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Mishell–Dutton의 핵심 질문
Mishell과 Dutton이 던진 질문은 명확했습니다.
“완전히 정상 상태의 면역 세포만을 사용해, 시험관 안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차 면역 반응을 재현할 수 있는가?”
이는 단순한 기술적 도전이 아니라, 면역 반응을 조직 구조나 생체 환경에 의존하지 않는 세포 수준의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비장 세포 배양 시스템의 구성
이 논문은 방법론 논문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실험 조건이 매우 상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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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 세포의 고밀도 배양: 2×10⁷ 세포/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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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 배지: Eagle의 Minimal Essential Medium(MEM)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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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청: 소태아 혈청(fetal calf serum)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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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원: 양 적혈구(sheep red blood c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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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 환경: 낮은 산소 농도(7~20%), CO₂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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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조건: 분당 약 7회의 부드러운 흔들림
특히 주목할 점은, 당시 일반적이던 인식과 달리 단일 세포 현탁 상태에서도 면역 반응이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조직 구조가 무너지면 면역 기능도 사라진다”는 기존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였습니다.
시험관 안에서 관찰된 일차 면역 반응
배양 초기에는 플라크 형성 세포가 거의 검출되지 않지만, 4~5일이 지나면 비장 세포 10⁶개당 약 1,000개의 플라크 형성 세포가 관찰됩니다.
이는 특정 항원에 반응하는 림프구의 초기 빈도가 매우 낮다는 이론적 예측과 잘 부합하는 결과였습니다.
또한 항원을 넣지 않은 대조군에서도 낮은 수준의 배경 반응이 관찰되었는데, 당시 저자들은 이를 소태아혈청(FBS) 내 교차 반응 항원 때문일 가능성으로 해석했습니다.
오늘날의 재해석: 소태아혈청(FBS)과 LPS
현대 면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 배경 반응의 정체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소태아 혈청(FBS)은 채취 과정에서 세균 오염이 발생하기 쉬우며, 그 과정에서 리포다당질(Lipopolysaccharide, LPS)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LPS는 마우스 B세포에 대해 매우 강력한 비특이적 유사분열 자극제(mitogen)로 작용하며, 항원 특이성과 무관하게 IgM 분비를 유도합니다.
즉, Mishell과 Dutton이 “시험관 내 일차 면역 반응”으로 해석했던 현상의 일부는, 실제로는 LPS에 의한 비특이적 B세포 활성화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의 가치는 훼손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는 면역 반응의 증폭과 초기 빈도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일차 반응과 이차 반응의 대비
이 논문에서 가장 인상적인 결과 중 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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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마우스 비장 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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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면역된 마우스 비장 세포를 비교한 실험입니다.
정상 혈청 조건에서는 일차 반응이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이미 면역된 세포에서는 동일 조건에서도 강력한 이차 반응이 유도됩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면역 기억과 클론 증식(clonal expansion) 개념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후속 연구와 클론 선택 이론의 실험적 지지
Mishell과 Dutton은 이어진 후속 논문에서, 항체 분비 세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포 분열과 DNA 복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방사성 티미딘 실험으로 입증합니다. 이는 Burnet의 클론 선택 이론이 예측한 핵심 명제를 실험적으로 지지하는 결과였습니다.
맺음말
Mishell–Dutton 논문은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기술적 한계와 해석상의 미완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가 제시한 시험관 내 면역 반응 실험계는 이후 수십 년간 면역학 연구의 기본 틀이 되었으며, 세포 면역학과 체액성 면역학이 본격적으로 분화·발전하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 논문이 면역학 고전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결과의 완벽함이 아니라 질문의 방향과 실험적 방법론에 있습니다. 과학계에서 패러다임이란 "세계관의 변화"라는 거창한 의미도 있지만 "성공 사례"라는 좁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 더 현실을 반영합니다. 그는 성공사례를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실험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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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hell RI, Dutton RW. Immunization of dissociated spleen cell cultures from normal mice.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1967. 논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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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ne NK, Nordin AA. Plaque formation in agar by single antibody-producing cells. Science,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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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et FM. The clonal selection theory of acquired immunity.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