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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인간 T세포의 장기 배양: T 세포 성장 인자의 문을 열다

발행: 2026-01-02 · 최종 업데이트: 2026-01-02

1976년 Morgan, Ruscetti, Gallo의 Science 논문을 통해 본 정상 인간 T세포 장기 배양의 시작과 그 면역학적 의미

Selective In Vitro Growth of T Lymphocytes from Normal Human Bone Marrow
D. A. Morgan, F. W. Ruscetti, R. C. Gallo · Science · 1976
정상 인간 골수 유래 세포를 림프구 조건배지에서 배양하면 항원 재자극 없이도 T세포가 장기간 증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후 T 세포 성장 인자(IL-2) 개념으로 이어지는 실험적 기반을 제시한 고전 논문.

정상 인간 T세포는 배양될 수 있는가

오늘날 T세포는 실험실에서 비교적 쉽게 증식·유지할 수 있는 세포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는 전혀 자명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장기간 유지 가능한 인간 림프구 세포주는 대부분 B세포 기원의 림프모세포주였고, 그 상당수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EBV)에 의해 형질전환된 세포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76년 발표된 Doris Morgan, Frank Ruscetti, 그리고 Robert C. Gallo의 논문은 “정상 인간 T세포도 조건만 맞으면 장기 배양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명확히 보여준 연구로 평가됩니다.

연구의 배경: 항원 없이는 T세포가 자라지 않는다는 통념

1970년대 면역학의 지배적인 관점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T세포 증식에는 반드시 항원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당시 장기 배양에 성공한 T세포들은 반복적인 혼합림프구반응(mixed lymphocyte culture, MLC)을 통해서만 유지되었습니다. 즉, 주기적으로 새로운 자극 세포를 공급해야만 T세포가 생존하고 증식할 수 있었습니다. 항원이 없는 조건에서의 지속적 증식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습니다.

Morgan과 동료들의 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 도전했습니다.

실험의 핵심: 림프구 조건배지 (lymphocyte conditioned medium)

이 논문의 핵심은 림프구 조건배지(lymphocyte conditioned medium)라는 개념입니다.

conditioned medium
그림 1. 인간 골수에서 유래한 세포의 성장 양상이다. 성장은 PHA로 자극한 림프구의 조건배지(Ly-CM)에 의해 유도되었다. 대조 배양은 Ly-CM이 없는 조건에서 수행되었다. 세로 점선은 배양을 분주한 시점을 나타낸다.

연구진은 정상 공여자의 말초혈액 림프구를 식물혈구응집소(phytohemagglutinin, PHA)로 자극한 뒤, 그 배양 상등액을 회수·농축해 배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배지에는 당시 정체가 규명되지 않은, 그러나 림프구 증식을 강력히 촉진하는 인자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조건배지에 정상 인간 골수유래 세포를 낮은 밀도로 배양하자, 대부분의 조혈 전구세포는 사멸하고 림프구 계열 세포만 선택적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세포들은 림프모구(blast) 형태를 띠며 지속적으로 증식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항원 자극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세포들은 정말 T세포였는가

연구진은 배양된 세포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사용 가능했던 여러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세포들은 골수계(myeloid) 표지 염색에는 음성이었고, B세포의 특징인 표면 면역글로불린도 발현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EBV 핵항원도 검출되지 않아, 바이러스에 의해 형질전환된 B세포일 가능성은 배제되었습니다.

결정적인 증거는 E-로제트(E-rosette) 형성이었습니다. 양 적혈구(sheep red blood cell)와 결합하는 이 특성은 당시 인간 T세포를 식별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지표 중 하나였습니다. 배양 시간이 길어질수록 E-로제트 양성 세포의 비율은 90%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성장 인자의 존재를 암시한 결정적 관찰

이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관찰 중 하나는, 배양된 T세포들이 조건배지가 제거되면 24시간 이내에 사멸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이 세포들의 생존과 증식이 배지 속 특정 인자에 절대적으로 의존함을 의미합니다.

논문에서는 이 인자의 정체를 규명하지 않았고, 단지 “어떤 성장 촉진 인자”가 존재함을 암시하는 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이후 이 개념은 T 세포 성장 인자(T cell growth factor)로 구체화되었고, 결국 인터루킨-2(interleukin-2, IL-2)라는 분자로 정립됩니다.


이 논문의 진정한 의미

이 연구는 흔히 “IL-2 발견의 출발점”으로 언급되지만, 엄밀히 말해 이 논문 자체가 IL-2를 규명한 것은 아닙니다. 이 논문의 진정한 공헌은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정상 인간 T세포는 항원 없이도, 적절한 용해성 인자가 존재한다면 장기 배양이 가능하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사실은 이후 T세포 생물학, 사이토카인 연구, 그리고 현대 면역치료의 실험적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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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문헌 (MLA)

Morgan, Doris A., Frank W. Ruscetti, and Robert C. Gallo. “Selective In Vitro Growth of T Lymphocytes from Normal Human Bone Marrow.” Science, vol. 193, no. 4257, 1976, pp. 1007–1008. 논문 링크

Smith, Kendall A. “Interleukin-2: Inception, Impact, and Implications.” Science, vol. 240, no. 4856, 1988, pp. 1169–1176.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240/4856/1169

Waldmann, Thomas A. “The Biology of Interleukin-2 and Interleukin-15: Implications for Cancer Therapy and Vaccine Design.” Nature Reviews Immunology, vol. 6, 2006, pp. 595–601.
https://www.nature.com/articles/nri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