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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면역의 관점에서 본 면역력이란 무엇인가

발행: 2025-12-26 · 최종 업데이트: 2025-12-26

면역력 논쟁을 선천면역 중심으로 정리하고, 일상에서 의미 있는 면역력의 범위를 설명합니다.

“면역력이라는 것은 없다”는 말은 왜 나올까

“면역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직관적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면역력은 병에 잘 걸리지 않거나 회복이 빠른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지만, 이를 하나의 수치나 단일 지표로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면역력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주장들이 등장합니다. 면역력은 측정할 수 없고, 면역력이라는 개념은 과학적으로 모호하며, 면역력을 확실히 높여준다고 입증된 제품도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단순한 부정이나 냉소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면역계를 실제로 연구해 온 전문가들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습니다.


“면역력이 없다”고 말하는 연구자들의 주장

“면역력이 없다”는 표현은, 면역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면역계가 매우 복합적인 시스템이어서 하나의 ‘힘’으로 표현하기 어렵고, 특정 면역 반응 하나를 강화한다고 해서 전체 면역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제나 마치오키입니다.
그녀는 저서 면역의 힘에서 면역계를 단순한 on/off 시스템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조절되어야 하는 복합적 네트워크로 설명합니다.

마치오키의 핵심 주장은, 면역계를 하나의 힘처럼 높이고 낮추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부정확하다는 데 있습니다. 면역계는 감염원과 조직 손상, 회복 과정에 따라 서로 다른 세포와 신호가 조절되는 네트워크이며, 특정 보충제 하나로 전체 면역계를 안전하게 "증강"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는 에키네시아, 녹차, 마늘, 밀싹 같은 제품에 대한 연구가 있더라도, 단일 영양소나 식품이 면역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한다는 강한 근거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이 논지는 면역의 힘 48-49쪽의 논의를 요약한 것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필리프 데트머역시
면역에서 “상업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 중 면역계를 직접 강화한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없다”고 지적합니다.

필리프 데트머도 면역에서 비슷한 경고를 합니다. 그의 논지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이 면역계를 직접 강화한다고 입증된 경우는 거의 없으며, 실제로 면역계를 강하게 조작할 수 있는 물질이라면 의학적 감독 없이 사용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면역 302쪽의 논의를 요약한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공통적으로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많은 ‘면역 증강’ 제품에 대한 경계를 촉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이유

위의 주장들은 중요한 경고를 담고 있지만, 이것이 곧 “면역을 조절하거나 특정 방향으로 돕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면역계가 복잡하다는 사실은 맞지만, 특정 영역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시도가 의미 없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실제로 비특이적 면역 반응을 조절하려는 연구는 과거부터 이어져 왔고, 지금도 다양한 실험적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의약품이 이미 몇개가 허가를 받았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크레스틴, 렌티난, 시조필란 등의 의약품이 있으며, 비슷한 제품이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도 허가 된 바가 있습니다. 물론 그 효과가 기대만큼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제품이 없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며, 위의 저자들이 현대 의학도 해결하지 못한 심각한 질병의 치료를 증거로 요구하지 않는 이상 생활 면역 수준의 증거는 사실 생각보다 많이 축적되고 있습니다.

둘째,
“아직 근거 수준이 높은 면역증강제가 없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와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근거중심의학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기 위해서는 다수의 임상시험과 장기간의 검증이 필요하며, 현재 시중 제품 대부분은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세째, 많은 사람들은 면역력을 높이는 것과 염증을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흔히 비특이적 면역증강제는 염증이 발생하지 않은 면역력 향상을 추구합니다.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탐식작용 활성화 등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합니다.


면역력 논쟁의 핵심: 선천면역과 적응면역의 구분

면역력 논쟁이 반복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면역계를 하나의 단일한 개념으로 바라보는 경향때문입니다.

면역계는 크게 두 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선천면역은 태어날 때부터 작동하며 일상적인 방어를 담당하고, 적응면역은 특정 병원체에 노출된 뒤 학습되고 기억되는 면역입니다.

“면역력을 올릴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주로
적응면역을 생활 속에서 의도적으로 강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주장은 대체로 타당합니다.

반면, 일상에서 “면역력을 높인다”고 말할 때는
대개 선천면역, 그중에서도 일상적인 병원체 처리 능력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두 맥락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논쟁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NK세포 활성으로 면역력을 판단할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NK세포 활성 검사를 면역력의 지표로 활용합니다.
그러나 이는 특정 임상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의미를 가집니다.

암 환자나 중증 면역 저하 상태처럼 명확한 면역 표적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NK세포 활성도가 일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일반인에서는 NK세포 활성이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변하고, 감염이나 염증이 해소되면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 있으며, 평상시 활성도가 높다고 해서 면역 상태가 더 우수하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NK세포 활성 하나만으로
일반인의 면역력을 평가하는 것은 해석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생활면역의 맥락에서 ‘면역력’이라는 용어의 의미

그렇다면 면역력이라는 개념은 쓸모없는 말일까요?
저는 생활면역이라는 맥락에서는 여전히 유용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어느 정도 조절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면역 영역이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면역 반응을 기능적으로 나누어 보면

면역 반응은 작용 방식과 표적에 따라 대략 네 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선천면역의 식세포 탐식작용은 병원체를 직접 포획·분해하는 일상 방어의 핵심 요소입니다. 기생충 대응 면역(알레르기 관련 면역)은 현대 사회에서는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응면역의 B세포 항체 면역은 백신을 통해 형성되며 병원체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하고, 적응면역의 세포독성 T세포 면역은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 제거에 중요합니다.


생활면역에서 말하는 ‘면역력’의 핵심

이 네 가지 면역 반응 중에서, 일상생활에서 체감되는 면역 상태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은 선천면역의 여러 요소이며, 그중에서도 식세포의 탐식작용이 중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면역력을 높인다”는 표현은 엄밀히 말하면 식세포를 포함한 선천면역 반응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돕는 상태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흔히 발생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면역이 활성화되면 곧 염증이 증가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적절히 조절된 면역 반응은 불필요한 만성 염증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부분은 염증과 면역의 관계를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이후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사람마다 면역에 대한 관점이 다른 이유

면역에 대한 시각은 각자의 역할과 관심사에 따라 달라집니다. 연구자는 주로 적응면역의 정밀한 기전을 보고, 감염병 전문가는 백신과 T세포 면역에 주목합니다. 임상의는 난치성 질환에서 선천면역의 중요성을 체감하며, 일반인은 생활 속에서 조절 가능한 면역에 더 관심을 가집니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 다수는 적응면역을 중심으로 면역계를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

모든 면역 반응은 중요합니다. 다만 질문의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면역이 더 중요한가?”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영향을 줄 수 있는 면역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생활 속에서 비교적 조절 가능하고 체감되는 면역은 선천면역, 특히 식세포를 중심으로 한 비특이적 방어 반응입니다.

그래서 생활면역이라는 맥락에서 면역력을 높인다는 말은 식세포 면역이 보다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돕는 상태를 지향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무리가 적습니다.

이제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식세포 면역을 안전하게 도울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요? 이 주제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세 줄 요약

일상에서 말하는 ‘면역력이 좋다’는 표현은, 선천면역의 여러 구성요소 중에서도 특히 식세포의 탐식작용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상태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현재까지 근거 수준이 매우 높은 면역증강제는 드물고, 대부분의 제품은 아직 연구 축적 단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우수한 면역증강제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 시장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참고문헌

  1. 면역의 힘, 제나 마치오키

  2. 면역, 필리프 데트머

  3. Abbas AK et al. Cellular and Molecular Immun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