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평생 에너지 소비: 기초대사량은 언제 가장 높은가
발행: 2026-01-08 · 최종 업데이트: 2026-01-08
Pontzer 외(2021)의 대규모 DLW 연구를 통해 본 인간 생애 전반의 에너지 소비 변화와 기초대사량의 생물학적 의미를 해설합니다.
Herman Pontzer는 탄자니아에 거주하는 수렵채집 사회인 하드자 족을 장기간 현지 조사한 연구로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학자입니다. 그는 하드자 성인들의 총 에너지 소비(total energy expenditure)를 이중표지수법(doubly labeled water)으로 직접 측정했고, 그 결과는 많은 통념을 뒤집었습니다.
하드자 족은 하루 종일 걷고, 채집하고, 사냥하는 매우 활동적인 생활을 하지만, 하루 총 에너지 소비량은 서구 산업사회 성인과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관찰을 바탕으로 폰처는 인간의 대사가 활동량에 따라 무한히 증가하는 구조가 아니라, 생리적으로 상한이 조절되는 ‘제한된 에너지 모델(constrained energy model)’을 따른다고 제안했습니다.
이 하드자 연구는 - “운동을 많이 하면 기초대사량까지 포함한 총 소비가 계속 늘어난다”는 생각, “현대인의 비만은 활동량 부족만으로 설명된다”는 단순한 해석에 중요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허만 폰처의 학문적 정체성은 하드자 족 현장 연구에서 출발해, 인간 대사를 진화적·생태학적 관점에서 재정의한 학자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배경
기초대사량(basal metabolic rate, BMR)은 오랫동안 “성인이 되면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대부분의 영양 권장량, 체중 관리 공식, 대사 질환 모델 역시 이 가정을 암묵적으로 전제해 왔습니다. 특히 기초대사량은 체온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온혈동물이고 체온이 일정하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은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가설도 문제는 있습니다. 심부 체온은 변화하지 않지만 체표면의 온도는 낮아지는 경우가 있고, 그런 경우라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기초대사량이 잘 변화하지 않는다는 인식은 제한된 연령대와 간접 추정치에 기반한 결과였습니다. 영아부터 고령자까지, 실제 자유생활 상태에서 측정된 대규모 데이터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일부 다이어트를 지도자들은 다이어트 후에 기초대사량이 낮아져서 요요가 오고 오히려 더 살이 쉽게 찐다고 설명하면서 기초대사량이 매우 쉽게 바뀌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혼돈 속에서 기초대사량에 대해서 기본값을 잘 정의하고, 이 공백을 메운 연구가 바로 2021년 발표된 허만 폰처(Pontzer)의 논문입니다.
2. 총 에너지 소비와 기초대사량의 구분
논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에너지 소비의 구조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의 하루 에너지 소비(total energy expenditure, TEE)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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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에너지 소비(basal energy expenditure, BEE):
휴식 상태에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 에너지 -
활동 에너지 소비(activity energy expenditure):
신체 활동에 사용되는 에너지 -
식이 유발 열발생(diet-induced thermogenesis):
음식 섭취와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소비
이 중 기초대사량은 보통 총 에너지 소비의 약 50–70%를 차지하며, 뇌, 간, 심장, 신장과 같은 고대사율 장기의 유지 비용이 핵심을 이룹니다.
3. 이중표지수법(DLW)이 바꾼 관점
Pontzer 연구의 가장 큰 강점은 이중표지수법(doubly labeled water, DLW)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 방법은 중수소와 산소-18로 표지된 물을 섭취한 뒤, 체내에서 배출되는 속도를 분석해 자유생활 상태에서의 실제 에너지 소비를 정밀하게 계산합니다.
이 연구는 29개국, 6,400명 이상, 생후 8일부터 95세까지를 포괄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DLW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습니다.
4. 생애주기별 에너지 소비의 네 단계
분석 결과, 체성분(제지방량과 지방량)을 보정한 뒤에도 에너지 소비는 연령에 따라 뚜렷한 네 단계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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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생아기에서 영아기 (0–1세)
출생 직후의 기초대사량은 성인과 유사한 수준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나 생후 첫 1년 동안 급격히 증가하여, 체성분을 보정한 기초대사량과 총 에너지 소비가 성인 대비 약 150%에 도달합니다.
이는 인간 생애에서 가장 높은 대사율을 보이는 시기입니다.
2) 소아·청소년기 (1–20세)
절대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성장과 함께 증가하지만, 체성분을 보정한 기초대사량은 점진적으로 감소합니다. 흥미롭게도 사춘기 동안 대사율이 다시 상승하는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3) 성인기 (20–60세)
이 시기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입니다. 임신 기간조차도, 증가한 에너지 소비는 체중과 체성분 증가로 설명 가능했으며 기초대사량 자체는 성인 평균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4) 노년기 (60세 이후)
60세 전후부터 기초대사량과 총 에너지 소비는 다시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단순한 근육량 감소뿐 아니라, 장기 수준에서의 조직 특이적 대사율 저하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5. 기초대사량의 생물학적 의미 재해석
이 연구는 기초대사량을 단순한 “칼로리 소모량”이 아니라 생애주기를 반영하는 생리적 지표로 재정의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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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기: 성장과 발달을 위한 고대사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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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기: 유지와 항상성의 안정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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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조직 대사 기능의 점진적 저하
즉, 기초대사량은 나이에 따라 조절되는 능동적 생리 변수이지, 평생 고정된 상수가 아닙니다.
6. 우리가 흔히 가진 오해들
이 논문은 여러 통념을 교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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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에는 대사량이 폭증한다” → 근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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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면 기초대사량이 크게 오른다” → 체성분 증가로 설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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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후 살이 찌는 이유는 대사 급감 때문이다” → 60세 이전에는 해당 없음
7.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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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초대사량은 생애 전반에 걸쳐 연속적으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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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대사율은 생후 첫 해에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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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기의 대사는 생각보다 매우 안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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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의 대사 감소는 조직 수준의 변화와 연관됩니다.
이 연구는 영양학, 노화 연구, 만성질환 이해에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합니다. 이 연구 결과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 사실 기초대사량이 나이가 들면서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의외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특히 이전에 케빈 홀이 다이어트를 심하게 한 사람들이 기초대사량이 낮아진 후 6년이 지나서도 회복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이 쉽게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관련문헌 (M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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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tzer, Herman, et al. “Daily Energy Expenditure through the Human Life Course.” Science, 2021. https://doi.org/10.1126/science.abe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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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C. J. K. “Basal Metabolic Rate Studies in Humans.” Public Health Nutrition,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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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akman, John R., and Klaas R. Westerterp. “Associations between Energy Demands, Physical Activity, and Body Composition.”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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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g, Z., et al. “Organ-Tissue Level Model of Resting Energy Expenditur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