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표식수(DLW)의 원리: 실생활에서 칼로리 소비를 가장 정확히 재는 방법
발행: 2025-12-25 · 최종 업데이트: 2025-12-25
²H와 ¹⁸O 안정동위원소의 제거 속도 차이를 이용해 CO₂ 생성률을 추정하고, 이를 총에너지소비량(TEE)으로 환산하는 이중표식수법의 핵심 원리를 정리합니다.
이중표식수(DLW)의 원리: 실생활에서 칼로리 소비를 가장 정확히 재는 방법
다이어트 연구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질문 중 하나는 “사람이 하루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는가?”입니다.
하지만 이 값은 생각보다 측정이 어렵습니다. 실험실에서는 정밀하게 재기 쉬워도, 일상생활로 나가면 행동이 바뀌고(관찰 효과), 측정 장비 자체가 생활을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직접열량측정법과 간접열량측정법으로 나뉩니다.
1. 직접열량측정법(Direct calorimetry)
직접열량측정법은 특수한 대사측정실(대사챔버, metabolic chamber)에서 인체가 방출하는 열(heat)을 직접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원리적으로는 가장 직관적이지만, 장비가 크고 비싸며, 무엇보다 “그 공간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점이 실제 생활을 그대로 반영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2. 간접열량측정법(Indirect calorimetry)
간접열량측정법은 “몸이 연료를 산화(태움)하면 산소(O₂)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한다”는 대사 원리를 이용합니다.
따라서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면, 열을 직접 재지 않고도 에너지 소비량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간접열량측정법은 실무적으로 두 갈래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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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체 분석법(respiratory gas analysis): 마스크나 후드로 호흡가스를 직접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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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표식수법(doubly labeled water method, DLW): 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해 실생활에서 CO₂ 생성량을 추정
이 중 이중표식수법(DLW)은 실험실 밖, 즉 자유 생활 환경에서 사람의 총에너지소비량(TEE)을 평가할 때 가장 널리 쓰이는 기준급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중표식수법(DLW)이란 무엇인가요?
이중표식수법은 안정동위원소인 중수소(²H)와 산소-18(¹⁸O)로 표지된 물(²H₂¹⁸O)을 마신 뒤, 보통 1–2주 동안 소변(또는 침)에서 동위원소 농도가 감소하는 속도를 추적해 CO₂ 생성률을 계산하고, 이를 다시 총에너지소비량(TEE)으로 환산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DLW가 “칼로리”를 직접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CO₂가 얼마나 만들어졌는지를 계산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DLW의 직접 산출물은 TEE가 아니라 rCO₂(이산화탄소 생성률)입니다.
핵심 원리: ²H는 물로만, ¹⁸O는 물과 CO₂로 빠져나갑니다
이중표식수법이 성립하는 핵심 전제는 아래 두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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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소(²H)는 체내에서 사실상 ‘물(H₂O)’ 형태로만 배출됩니다. 소변, 땀, 호흡을 통한 수분 손실, 피부 증발 등 결국 “물”로 빠져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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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18(¹⁸O)는 ‘물(H₂O)’로도 배출되지만 ‘이산화탄소(CO₂)’로도 배출됩니다.
따라서 동일한 기간 동안 동위원소 농도를 추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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²H는 “물의 출입(체수분 회전)”만 반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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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⁸O는 “물의 출입 + CO₂ 배출”을 함께 반영합니다.
결국 ¹⁸O가 ²H보다 더 빨리 감소하는 정도가 CO₂ 생성량을 알려주는 단서가 됩니다.
“왜 ¹⁸O가 CO₂로 나가나요?”를 가장 엄밀하게 설명하면
많은 글이 “포도당 대사 반응식에서 물의 산소가 CO₂로 간다”처럼 설명하지만, DLW의 핵심은 특정 반응식 한 줄이 아니라 체내의 빠른 평형(교환, exchange)입니다.
우리 몸에서 CO₂는 단순히 기체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혈액과 조직에서는 CO₂가 물과 반응해 중탄산염(HCO₃⁻) 형태로 존재하며, CO₂ ↔ 중탄산염 전환은 매우 빠르게 일어납니다(탄산무수화효소의 도움으로 더 빨라집니다).
이 과정에서 CO₂/중탄산염 풀의 산소 원자는 체수분(몸의 물) 산소와 지속적으로 교환됩니다.
따라서 체수분을 ¹⁸O로 표지해 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호흡으로 배출되는 CO₂에도 ¹⁸O가 섞여 나가게됩니다.
이 점이 “¹⁸O는 물과 CO₂로 빠져나간다”는 문장을 생리학적으로 가장 정확하게 뒷받침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H₂O에는 산소가 하나 있는데 CO₂에는 산소가 2개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탄수화물에서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가 반드시 물에서 오는 산소를 하나 받아들여야만 이 가설이 성립됩니다. 이것은 화학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실제 계산은 어떤 구조로 진행되나요?
DLW는 보통 다음과 같은 절차로 분석합니다.
1. 동위원소가 체수분에 균일하게 섞이도록 기다립니다
표지수를 마시면 동위원소는 체수분(total body water)에 분포합니다. 보통 투여 후 일정 시간이 지나 평형에 도달했다고 가정하고, 그 시점부터 농도 감소를 추적합니다.
2. ²H와 ¹⁸O의 감소 속도를 각각 구합니다
시간에 따른 농도 감소는 대개 지수함수 형태로 모델링되며, 각 동위원소의 제거상수(elimination rate constant)를 추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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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₂ : ²H의 제거상수(물로만 배출되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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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₁₈ : ¹⁸O의 제거상수(물 + CO₂로 배출되는 효과)
3. “두 제거상수의 차이”로 CO₂ 생성률을 계산합니다
핵심 직관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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²H 감소 = 물이 빠져나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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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⁸O 감소 = 물이 빠져나간 속도 + CO₂로 빠져나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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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k₁₈ − k₂) 성분이 CO₂ 생성과 관련됩니다.
다만 실제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보정이 반드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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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수분량(N, total body water) 추정(동위원소 희석을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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²H와 ¹⁸O의 희석공간(dilution space) 차이에 대한 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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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호흡을 통해 나가는 수분에서 일어나는 동위원소 분별(fractionation) 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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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₂의 산소 교환이 완전하지 않은 조건 등에 대한 표준 보정항
이러한 표준 보정이 포함된 공인된 방정식(실무에서는 Schoeller 계열)이 널리 사용됩니다. 결론적으로 DLW는 “단순한 산수”가 아니라, 표준화된 동위원소 생리 모델에 기반한 계산입니다.
rCO₂에서 TEE로 변환하는 마지막 단계: RQ(또는 FQ)가 필요합니다
DLW로 얻는 것은 CO₂ 생성률(rCO₂)입니다. 그런데 같은 CO₂라도 “무슨 연료를 태웠는지”에 따라 에너지로 환산되는 값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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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위주 산화: CO₂ 생산이 상대적으로 많고, RQ가 1.0에 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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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위주 산화: CO₂ 생산이 상대적으로 적고, RQ가 0.7에 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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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중간값(대사 경로가 복잡)
그래서 rCO₂를 TEE로 바꾸려면, 보통 아래 중 하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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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호흡지수(RQ)를 적절히 가정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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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 구성을 바탕으로 식품지수(FQ)를 추정해 적용합니다.
그 다음에 널리 쓰이는 변환식(Weir 방정식 계열)을 이용해 TEE를 계산합니다.
즉, DLW는 매우 정확한 방법이지만, 최종 TEE는 (1) 동위원소 측정 정확도와 더불어 (2) RQ/FQ 가정의 타당성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다만 혼합식이를 먹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이 가정이 과도한 불확실성을 만들지 않도록 표준 접근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DLW의 장점: “생활을 바꾸지 않고” 측정할 수 있습니다
DLW가 기준급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장점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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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밖 자유 생활환경에서 측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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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일~2주 동안의 평균 TEE를 안정적으로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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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혈 없이 소변/침으로 가능한 비침습적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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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챔버처럼 생활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높은 정밀도
특히 “사람이 평소대로 살게 두고 에너지를 재고 싶다”는 다이어트 연구의 목적과 매우 잘 맞습니다.
DLW의 한계: 하루 변동과 ‘어디서 썼는지’는 직접 말해주지 않습니다
DLW는 강력하지만 만능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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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W는 기간 평균 TEE를 잘 보여주지만, 하루하루 변동을 세밀하게 보여주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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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W는 “얼마나 썼는지”는 알려주지만, 그것이 운동 때문인지, 비운동 활동(NEAT) 때문인지, 기초대사 때문인지를 자동으로 분해해주지는 않습니다.
(이 분해는 추가 측정이나 모델링이 필요합니다.) -
안정동위원소와 분석 장비가 필요해 비용이 높고, 연구 설계가 까다롭습니다.
즉, DLW는 “실생활에서의 총량(TEE)”을 정확히 잡는 데 특화된 방법입니다.
결론
이중표식수법(DLW)은 물에 두 종류의 안정동위원소 표지를 붙여, 체내에서 동위원소가 빠져나가는 속도 차이로 CO₂ 생성률을 계산하고, 이를 다시 총에너지소비량(TEE)으로 환산하는 방법입니다.
핵심은 다음 한 줄로 정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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²H는 물로만 배출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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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⁸O는 물과 CO₂로 배출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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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동위원소의 감소 속도 차이가 CO₂ 생성량을 알려줍니다.
다이어트 연구에서 “사람이 실제로 얼마나 소비했는가”를 논할 때, DLW는 지금도 가장 설득력 있는 기준 도구 중 하나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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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erterp KR. Doubly labelled water assessment of energy expenditure: principle, practice, and promise. European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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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akman JR, et al. Standard calculation methodology for human doubly labeled water studies. Cell Reports Medicin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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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eller DA. The doubly labeled water method for measuring energy expenditure: a review. Journal of Nutrition. (고전적 정리 논문으로 널리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