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vs 마가린, 지금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발행: 2025-12-25 · 최종 업데이트: 2026-04-21
버터와 마가린 논쟁을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식품 제조 변화, 전체 식단의 맥락에서 다시 정리합니다.
버터 vs 마가린, 지금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버터와 마가린은 오랫동안 영양 논쟁의 중심에 있던 식품입니다. 한때는 “버터는 동물성 지방이 많으니 나쁘고,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마가린이 더 낫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마가린의 트랜스지방 문제가 알려졌고, 이후에는 반대로 “마가린은 위험하고 버터가 차라리 낫다”는 주장도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질문을 다시 던진다면 답은 과거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버터와 지금의 마가린은, 예전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마가린은 실제로 문제가 많았지만, 현재 시판되는 마가린은 제조 공정과 규제 환경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반대로 버터는 “자연 식품”이라는 이미지 덕분에 재평가를 받았지만,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이라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버터와 마가린의 출발점은 다릅니다
버터는 우유의 지방을 농축해 만든 동물성 지방 식품입니다. 주요 구성은 포화지방이며, 단일불포화지방과 소량의 비타민 A 등도 포함합니다. 버터가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이유는 단순히 지방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유 지방 특유의 향과 풍미, 조리할 때 생기는 갈변 향, 빵과 잘 어울리는 질감 때문입니다. 즉 버터는 영양 성분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식문화적 위치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 마가린은 버터의 대체품으로 개발된 식물성 기름 기반 제품입니다. 식물성 기름은 대개 상온에서 액체이므로, 이를 버터처럼 바르기 쉬운 고체 또는 반고체 형태로 만들기 위해 기술적 공정이 필요했습니다. 바로 이 공정이 과거 마가린 논쟁의 핵심이었습니다. 마가린 자체가 처음부터 “독성 식품”이었던 것이 아니라, 당시의 제조 기술이 트랜스지방을 많이 만들어냈던 것입니다.
왜 과거에는 마가린이 문제가 되었을까요?
20세기 중반, 포화지방이 심혈관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버터 대신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마가린이 건강한 선택처럼 여겨졌습니다. 이 인식에는 Ancel Keys의 연구와 이른바 식이-심장 가설(diet-heart hypothesis)의 영향이 컸습니다. 당시의 논리는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버터에는 포화지방이 많고, 식물성 기름에는 불포화지방이 많으니, 버터를 줄이고 마가린을 쓰는 것이 심혈관 건강에 더 좋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문제는 당시 마가린이 대부분 부분경화 공정을 거쳤다는 점입니다. 부분경화는 액체 식물성 기름을 더 단단하고 안정적인 형태로 만들기 위해 수소를 일부 첨가하는 공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산의 구조가 바뀌며 트랜스지방이 생성됩니다. 당시에는 트랜스지방의 위험성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고, 포화지방을 줄인다는 장점이 더 크게 보였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트랜스지방이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HDL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근거가 강해졌습니다. 결국 과거의 마가린은 “버터보다 건강한 대체품”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버터보다 더 나쁜 선택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마가린이 급격히 외면받은 이유입니다.
지금의 마가린은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현재 시판되는 마가린은 과거와 제조 방식이 다릅니다. 부분경화유 사용은 크게 줄었고, 완전경화 공정이나 효소 촉매 에스테르화 공정, 또는 팜유처럼 원래 반고체 성질을 가진 지방을 섞는 방식이 더 많이 사용됩니다. 이런 변화 덕분에 “트랜스지방 0g” 제품이 사실상 표준이 되었습니다.
물론 식품 라벨의 “0g”은 법적 표시 기준상 아주 소량이 허용될 수 있다는 의미이므로, 화학적으로 완전한 0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섭취량을 놓고 보면, 오늘날의 마가린을 과거의 부분경화 마가린과 같은 식품으로 취급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즉, 요즘 마가린은 트랜스지방 때문에 무조건 피해야 할 식품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버터는 다시 안전해진 걸까요?
버터는 트랜스지방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재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가공식품보다 자연식품이 낫다”는 흐름과 맞물리면서 버터는 한동안 건강한 지방처럼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버터가 자연 식품에 가깝다는 말과, 버터를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말은 전혀 다릅니다. 버터는 여전히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입니다.
포화지방은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수 있고, LDL 콜레스테롤 증가는 심혈관 질환 위험 평가에서 여전히 중요한 지표입니다. 다만 최근 연구들은 포화지방을 단일 성분으로만 평가하기보다, 어떤 식품 안에 들어 있는지와 전체 식단의 구조를 함께 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같은 포화지방이라도 버터, 치즈, 요구르트, 가공육, 코코넛유는 식품 행렬(food matrix)과 함께 섭취되는 다른 성분이 다릅니다.
따라서 버터를 소량 사용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문제는 버터가 이미 포화지방과 열량이 많은 식단 위에 추가될 때입니다. 빵, 베이커리, 크림, 치즈, 육류, 튀김류를 자주 먹는 사람이 버터까지 많이 사용한다면 전체 포화지방과 에너지 섭취가 쉽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이분법’이 아닙니다
버터냐 마가린이냐의 선택은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용도와 식습관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빵에 소량 발라 먹는 정도라면 버터든 트랜스지방이 없는 마가린이든 건강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들 가능성은 낮습니다. 반대로 매일 많은 양을 사용하거나, 베이커리와 가공식품을 통해 이미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라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총량의 문제가 됩니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거나 LDL 콜레스테롤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포화지방 비중이 낮고 불포화지방이 많은 마가린이나 식물성 스프레드가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제품의 성분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제품은 트랜스지방은 낮지만 팜유나 코코넛유 비중이 높아 포화지방이 상당할 수 있고, 어떤 제품은 불포화지방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더 나은 구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조리용으로 사용할 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버터는 풍미가 강하지만 고온 조리에 자주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마가린은 제품마다 수분, 유화제, 지방 조성이 다르기 때문에 조리 특성이 다릅니다. 볶음이나 드레싱에는 올리브유, 카놀라유 같은 액상 식물성 기름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결국 “버터냐 마가린이냐”보다, 어떤 조리에 어떤 지방을 얼마나 쓰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입니다
버터와 마가린 모두 고칼로리 지방 식품입니다. 1g당 약 9kcal를 내는 지방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종류보다도 섭취 빈도와 총량에 의해 좌우됩니다. 매일 많은 양을 사용하거나 다른 지방 섭취가 이미 많은 경우에는 버터든 마가린이든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버터와 마가린만 놓고 비교하면 실제 식생활을 놓치기 쉽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은 버터를 빵, 잼, 설탕이 들어간 베이커리와 함께 먹고, 마가린은 과자나 가공 빵 속에서 섭취합니다. 이때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지방 하나만이 아니라 정제 탄수화물, 당류, 나트륨, 총열량, 식이섬유 부족이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버터와 마가린 논쟁은 지방 종류의 논쟁이면서 동시에 식품 환경의 논쟁이기도 합니다.
결론: 지금은 선택보다 균형의 문제입니다
과거처럼 “버터는 나쁘다”, “마가린은 위험하다”라고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요즘 마가린은 트랜스 지방 문제가 거의 해결되었고, 버터는 천연이지만 여전히 포화지방 함량이 높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기준에서 가장 현실적인 답은 이것입니다.
어느 쪽을 먹느냐보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먹는가? 그리고 균형잡힌 식단 여부가 더 중요합니다.
버터와 마가린은 서로 적대적인 선택지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조절해 사용할 수 있는 식재료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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