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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가린, 더 이상 트랜스 지방의 주범은 아닙니다

발행: 2025-12-27 · 최종 업데이트: 2025-12-27

과거와 달라진 마가린의 제조 공정과 트랜스 지방에 대한 최신 과학적 인식을 정리합니다.

요즘 마가린, 더 이상 트랜스 지방의 상징은 아닙니다

요즘 마트에서 마가린 제품의 영양성분표를 살펴보면 “트랜스 지방 0g”이라는 표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때 마가린은 트랜스 지방의 대표적인 공급원으로 지목되며 건강에 해로운 식품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지만, 최근에는 제조 공정의 변화로 성분 구성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것입니다. 왜 마가린은 한때 위험하다고 여겨졌고, 지금은 왜 다시 평가가 달라졌을까요?

처음부터 트랜스 지방이 문제였던 것은 아닙니다

마가린은 19세기 말, 버터의 대체품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이후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포화지방이 심혈관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마가린은 오히려 “더 건강한 선택지”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러한 인식에는 Ancel Keys가 주도한 연구들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가 진행한 Seven Countries Study는 포화지방 섭취가 심혈관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확산시켰고, 그 결과 버터 대신 마가린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문제는 당시 마가린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 부분경화 공정이었습니다.

트랜스 지방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식물성 기름은 원래 상온에서 액체 상태입니다. 이를 버터처럼 고체로 만들기 위해 식품 산업에서는 부분경화(partial hydrogenation)라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산의 구조가 바뀌며 트랜스 지방(trans fat)이 생성됩니다. 당시에는 이 성분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고, 포화지방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앞섰습니다.

트랜스 지방의 문제는 시간이 지나며 드러났습니다

1970년대부터 트랜스 지방이 콜레스테롤 대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전환점은 1990년대에 들어서야 찾아왔습니다.

1993년 발표된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는 트랜스 지방 섭취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인다는 결과가 제시되었습니다. 이후 연구들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점들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LDL 콜레스테롤 증가

  • HDL 콜레스테롤 감소

  • 염증 반응 촉진

결국 트랜스 지방은 포화지방보다도 심혈관 건강에 더 불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됩니다.

그래서 마가린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트랜스 지방의 위험성이 분명해지자, 식품 산업은 제조 방식을 전면적으로 수정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주요 대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완전경화 공정(Full hydrogenation) 모든 이중결합을 포화시켜 트랜스 지방이 생성되지 않도록 합니다.
    이후 비경화유와 혼합해 질감을 조절합니다.

  • 효소 촉매 에스테르화(Enzymatic interesterification) 지방산의 배열만 재구성해 원하는 물성을 얻는 방식으로, 경화 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 천연 고체 지방 활용 팜유나 코코넛유처럼 상온에서 고체인 지방을 사용해 트랜스 지방 생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현재 시판되는 마가린의 트랜스 지방 함량은 극히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트랜스 지방 0g” 표시는 믿어도 될까요?

식품 라벨에서 “0g”으로 표시되더라도, 법적으로는 소량(보통 0.2g 미만)이 허용됩니다. 이 점 때문에 여전히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우려가 제기되곤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총 섭취량입니다. 트랜스 지방의 권장 상한선은 하루 약 2g 수준이며, 현재 국내 식생활에서 마가린이나 과자를 통해 섭취되는 트랜스 지방은 이 기준에 훨씬 못 미칩니다.

일상적인 식단에서 마가린이 트랜스 지방의 주요 공급원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트랜스 지방에 대한 흔한 오해

트랜스 지방이 위험하다는 말은 맞습니다. 다만 그 위험성의 핵심은 체중 증가가 아니라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입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대사 장애나 인슐린 저항성과의 연관성도 제기되었지만, 현재까지 가장 일관되게 입증된 문제는 심혈관 건강입니다.

또한 트랜스 지방은 세포막의 유동성을 낮춰 면역 반응, 특히 탐식 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 역시 상당한 양을 장기간 섭취했을 때의미를 가집니다.

현재 한국의 평균 섭취 수준에서는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과거의 마가린과 지금의 마가린은 같은 식품이 아닙니다. 제조 기술, 규제 환경, 성분 관리가 모두 달라졌습니다.

  • 예전 마가린: 부분경화 공정, 트랜스 지방 다량 포함

  • 현재 마가린: 트랜스 지방 최소화 또는 사실상 제거

따라서 오늘날의 마가린을 과거의 기준으로 동일하게 위험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과학적 맥락을 놓친 판단일 수 있습니다.

결론

트랜스 지방은 분명 피해야 할 성분입니다. 그러나 요즘 마가린은 더 이상 트랜스 지방의 상징이 아닙니다. 현재의 식생활 환경에서는 마가린 자체보다도 전체 식단의 칼로리 균형, 지방의 총량과 조성, 그리고 개인의 심혈관 위험 요인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참고문헌

  1. Willett, Walter C., et al. "Intake of trans fatty acids and risk of coronary heart disease among women." The Lancet 341.8845 (1993): 581-585.

  2. Mozaffarian, Dariush, et al. "Trans fatty acids and cardiovascular diseas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54.15 (2006): 1601-1613.

  3. Brouwer, I. A., A. J. Wanders, and M. B. Katan. "Trans fatty acids and cardiovascular health: research completed?."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67.5 (2013): 54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