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 Carter et al.: PD-1:PD-L 억제 경로와 IL-2 회복 기전
발행: 2026-02-16 · 최종 업데이트: 2026-02-16
2002년 Carter, Fouser, Jussif 등은 PD-1:PD-L 억제 경로가 CD4+/CD8+ T세포를 모두 억제하며, 외인성 IL-2로 이 억제가 극복될 수 있음을 제시했습니다.
PD-1은 무엇을 억제하는가?
2000년 PD-L1, 2001년 PD-L2가 발견되면서 PD-1 경로가 면역 억제 신호축이라는 사실은 거의 확립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었습니다. PD-1은 T세포의 '엔진' 자체를 끄는 것일까요, 아니면 '연료' 공급을 차단하는 것일까요? T세포 증식을 결정하는 핵심 인자인 IL-2의 생성을 막는 것인지, 혹은 만들어진 IL-2를 이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 연구가 2002년 Carter 연구팀의 실험이었습니다.
APC의 영향을 제거한 실험 설계
이 연구의 핵심은 실험 설계에 있었습니다. 기존 연구에서는 항원제시세포(APC)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연구팀은 정제된 인간 T세포(purified T cells)만을 사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PD-1/PD-L1 신호의 직접적인 효과만을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T세포는 anti-CD3로 자극하여 TCR 신호를 유도하되, anti-CD28 공자극은 최소화했습니다. 그리고 PD-L1이 코팅된 비드(PD-L1–coated beads)를 사용해 PD-1 신호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했습니다. APC가 섞여 있으면 다른 공자극 분자들의 간섭을 피할 수 없습니다. 연구팀은 오직 T세포, TCR 자극, 그리고 PD-L1 비드라는 최소한의 구성 요소만을 사용해, PD-1 신호가 T세포 내부 회로에 직접적으로 명령을 내려 IL-2 전사를 중단시킨다는 것을 '잡음 없이' 입증했습니다.
IL-2 생성은 ELISA로 측정했고, 세포 증식은 CFSE 희석 분석을 통해 정량화했습니다.
IL-2 생성의 극적인 감소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anti-CD3 자극만 받은 T세포는 상당량의 IL-2를 분비했지만, PD-L1이 함께 존재하는 조건에서는 IL-2 생성이 극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PD-1/PD-L1 결합이 T세포 활성화 초기 단계에서 IL-2 전사를 직접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였습니다. PD-1은 단순히 세포의 반응성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T세포 증식의 핵심 연료인 IL-2의 생산을 차단하고 있었습니다.
IL-2 감소와 함께 줄어든 세포 분열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형광이 반으로 줄어드는 CFSE 분석 결과는 극적이었습니다. PD-L1이 가동되자 형광 수치가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T세포가 분열의 첫 단추조차 꿰지 못하고 멈춰 서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로써 PD-1 신호가 T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중심 기전이 IL-2 생성 억제에 있음을 명확히 할 수 있었습니다.
외부 IL-2 보충 실험의 결정적 의미
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실험은 외부에서 IL-2를 추가한 조건이었습니다. PD-L1 신호로 억제된 T세포에 외인성 IL-2를 보충하자, 증식은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습니다.
이 결과는 매우 결정적이었습니다. PD-1 경로는 IL-2에 대한 반응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IL-2의 생성 자체를 줄여 증식을 제한한다는 결론이 도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PD-1/PD-L1 신호의 핵심 타깃은 IL-2 전사와 분비였습니다.
CD4⁺와 CD8⁺ T세포 모두에서 나타난 효과
흥미롭게도 이러한 억제 효과는 CD4⁺ 보조 T세포와 CD8⁺ 세포독성 T세포 모두에서 동일하게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PD-1 경로가 특정 T세포 아형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T세포 반응을 조절하는 범용 억제 시스템임을 시사합니다.
과학적 의의
이 연구는 PD-1 경로 억제의 주 타깃이 IL-2임을 최초로 실험적으로 입증했습니다. 이전까지 PD-1이 어떻게 T세포 증식을 억제하는지에 대한 기전은 명확하지 않았지만, 본 연구는 “PD-1/PD-L1 신호 → IL-2 전사 억제 → 세포 분열 중단”이라는 직선적 기전을 확립했습니다.
또한 이 결과는 이 기전은 오늘날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PD-1 차단 시 T세포가 다시 IL-2를 뿜어내며 암세포를 공격하게 되지만, 역으로 과도하게 회복된 IL-2 축이 자가면역 부작용(irAE)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 고전 연구가 이미 예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PD-1을 차단하면 IL-2 축이 회복되고, 그 결과 항암 면역 반응이 증강됩니다.
더 나아가 PD-1은 단순한 억제 분자가 아니라, T세포 분열의 시작을 통제하는 분자적 스위치임이 드러났습니다.
일반인을 위한 정리
정제된 T세포를 시험관에 두고 PD-L1을 통해 억제 신호를 주자, T세포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IL-2를 만들지 못했고, 분열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IL-2를 보충하자, T세포는 다시 활발하게 증식했습니다.
2002년 이 연구는 PD-1 신호가 억제하는 대상이 바로 T세포의 생명선과도 같은 IL-2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명확하게 보여준 결정적인 실험이었습니다.
참고문헌
Carter, Laura L., et al. "PD‐1: PD‐L inhibitory pathway affects both CD4+ and CD8+ T cells and is overcome by IL‐2." European journal of immunology 32.3 (2002): 634-643. 논문 링크
Freeman, Gordon J., Long, A. J., Iwai, Y., et al. “Engagement of the PD-1 Immunoinhibitory Receptor by a Novel B7 Family Member Leads to Negative Regulation of Lymphocyte Activation.”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vol. 192, no. 7, 2000, pp. 1027–1034. https://doi.org/10.1084/jem.192.7.1027
Latchman, Y., et al. “PD-L2 Is a Second Ligand for PD-1 and Inhibits T Cell Activation.” Nature Immunology, vol. 2, no. 3, 2001, pp. 261–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