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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 Steinman과 Cohn: 수지상세포의 발견

발행: 2026-05-01 · 최종 업데이트: 2026-05-01

Ralph Steinman과 Zanvil Cohn의 1973년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논문을 통해, 비장과 림프절에서 새로운 별모양 세포가 어떻게 수지상세포로 규정되었는지 정리합니다.

Identification of a Novel Cell Type in Peripheral Lymphoid Organs of Mice. I. Morphology, Quantitation, Tissue Distribution
Ralph M. Steinman, Zanvil A. Cohn ·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 1973
마우스 비장과 림프절에서 대식세포나 림프구와 구별되는 별모양 세포를 형태, 빈도, 조직 분포의 관점에서 규정하며, 훗날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 개념으로 이어진 고전 논문입니다.

문제 설정: 면역반응을 시작시키는 세포는 무엇이었나

1970년대 초반의 면역학은 이미 T세포 (T cell)와 B세포 (B cell)의 역할을 구분하기 시작한 상태였습니다. B세포는 항체를 만들고, T세포는 세포성 면역과 면역 조절에 관여한다는 큰 틀은 잡혀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항원이 몸에 들어왔을 때, T세포와 B세포가 어떻게 처음으로 그 항원을 알아보고 반응을 시작하는지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연구자들은 림프구만으로는 면역반응의 개시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항체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림프구 외에 보조세포 (accessory cell)가 필요하다는 실험 결과들이 있었고, 그 역할은 주로 대식세포 (macrophage)가 담당할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대식세포는 큰 세포였고, 표면에 잘 붙었으며, 이물질을 잘 먹어 치우는 세포였기 때문입니다. 항원을 먹고 처리한 뒤 림프구에게 무언가를 전달할 세포를 상상한다면, 당시에는 대식세포가 가장 자연스러운 후보였습니다.

하지만 랄프 M. 스타인먼과 잔빌 A. 콘이 본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마우스 비장 (spleen)의 부착성 세포를 관찰하던 중, 대식세포처럼 표면에 붙지만 대식세포처럼 행동하지 않는 세포가 보였습니다. 이 세포는 많이 먹는 세포라기보다, 길게 뻗은 돌기로 주변을 탐색하는 세포처럼 보였습니다. 1973년 논문은 바로 이 낯선 세포를 기존 분류에서 꺼내어 따로 이름 붙인 연구입니다.

Steinman이 본 이상한 별모양 세포

Steinman과 Cohn 논문의 수지상세포 현미경 사진
그림 1. Steinman과 Cohn이 1973년에 보고한 말초 림프기관 유래 수지상세포의 위상차현미경 사진.

스타인먼과 콘은 마우스 비장 세포를 유리 또는 플라스틱 표면에 붙인 뒤, 남아 있는 부착성 세포 (adherent cell)를 현미경으로 관찰했습니다. 이 세포 집단에는 대식세포, 림프구 (lymphocyte), 과립구 (granulocyte)가 섞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는 어느 범주에도 잘 들어맞지 않는 큰 세포가 있었습니다.

그림은 논문에 실린 수지상세포의 대표 이미지입니다. a-d는 비장, e는 경부 림프절, f는 Peyer’s patch에서 얻은 세포입니다. 세포들은 글루타르알데하이드 (glutaraldehyde)로 고정한 뒤 관찰되었습니다. 핵은 크고 불규칙하며, 세포질은 여러 방향으로 뻗은 돌기 형태를 보입니다. 연구진은 이 돌기 구조와 독특한 형태 때문에 이 세포를 수지상세포라고 부르게 됩니다.

이 세포는 크고 불규칙한 핵을 가지고 있었고, 세포질은 여러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었습니다. 어떤 세포는 양쪽으로 길게 늘어난 모양이었고, 어떤 세포는 별처럼 여러 갈래로 뻗은 모양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 가지 모양의 형태 때문에 이 세포를 수지상세포 (dendritic cell)라고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수지상이라는 말은 나뭇가지처럼 갈라진 모양을 뜻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세포가 단지 모양만 특이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살아 있는 상태에서 수지상세포는 작은 돌기를 계속 뻗고 거두었습니다. 세포 전체의 형태도 고정되어 있지 않았고, 시간에 따라 계속 바뀌었습니다. 반대로 대식세포는 상대적으로 정적인 상태에서 세포막 주름과 소포 형성이 두드러졌습니다. 스타인먼과 콘이 본 수지상세포는 대식세포처럼 먹고 분해하는 세포라기보다, 주변 환경을 넓게 더듬는 세포처럼 보였습니다.

이 논문이 실제로 보여준 것

이 논문은 수지상세포의 모든 기능을 밝힌 논문이 아닙니다. 제목이 말하듯이, 이 연구의 초점은 형태 (morphology), 정량 (quantitation), 조직 분포 (tissue distribution)였습니다. 다시 말해 연구자들이 먼저 물은 질문은 “이 세포가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이 세포는 기존 세포와 구별되는가”였습니다.

연구자들은 위상차현미경 (phase-contrast microscopy), 생체염색 (vital staining), 조직화학염색 (histochemical staining), 전자현미경 (electron microscopy)을 이용해 수지상세포를 관찰했습니다. 수지상세포는 크고 굴곡진 핵, 긴 세포질 돌기, 비교적 매끈한 세포 표면, 큰 구형 미토콘드리아 (mitochondria)를 보였습니다. 반면 활발한 포식작용 (phagocytosis)이나 음세포작용 (pinocytosis)을 보여주는 형태학적 증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정량 결과도 중요했습니다. 비장에서는 전체 유핵세포의 약 1.0–1.6%가 수지상세포로 관찰되었습니다. 장간막 림프절 (mesenteric lymph node), 겨드랑이 및 경부 림프절, Peyer’s patch에서도 더 낮은 비율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흉선 (thymus), 간 (liver), 골수 (bone marrow), 장 (intestine), 복강 세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는 수지상세포가 말초 림프기관 (peripheral lymphoid organ)에 주로 존재하는 특수한 세포일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기관전체 유핵세포 중 수지상세포 비율
비장 (spleen)1.0–1.6%
장간막 림프절 (mesenteric node)0.2–0.5%
겨드랑이 및 경부 림프절 (axillary and cervical node)0.1–0.3%
Peyer’s patch0.1–0.2%
흉선 (thymus)0%
간 (liver)0%
골수 (bone marrow)0%
장 (intestine)0%
복강 및 복강 삼출 세포 (peritoneal cavity and exudate)0%

이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수지상세포가 전신 조직에 고르게 퍼진 세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비장과 림프절처럼 면역반응이 조직화되는 장소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은 이후 이 세포의 기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었습니다.

발견은 한순간이 아니라 해석의 과정이었습니다

가지 모양의 면역세포가 1973년에 처음 관찰된 것은 아닙니다. 피부의 랑게르한스세포 (Langerhans cell)는 파울 랑게르한스 (Paul Langerhans)가 1868년에 이미 묘사했습니다. 랑게르한스세포 역시 돌기를 가진 세포였고, 처음에는 신경계와 관련된 세포처럼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세포가 면역계 세포로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오랫동안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스타인먼의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가지 모양 세포를 보았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는 이 세포를 면역학의 문제 속에서 다시 보았습니다. 비장과 림프절이라는 말초 림프기관에서, 대식세포와 비슷하게 표면에 붙지만 대식세포와는 다른 형태와 행동을 보이는 세포를 찾아냈고, 이를 독립된 세포 유형으로 해석했습니다.

과학적 발견은 현미경 아래에서 낯선 것을 보는 순간에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낯선 것을 기존 분류에 억지로 넣지 않고, 새로운 범주로 볼 수 있는 해석이 필요합니다. 스타인먼과 콘의 1973년 논문은 바로 그런 해석의 힘을 보여줍니다. 수지상세포는 처음부터 “T세포를 활성화하는 전문 항원제시세포”로 완성된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대식세포도 림프구도 아닌 이상한 부착성 세포였습니다. 이후 연구가 그 세포의 의미를 점차 밝혀낸 것입니다.

대식세포와 수지상세포는 무엇이 달랐나

이 논문에서 수지상세포와 대식세포를 나누는 기준은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대식세포는 표면 주름이 많고, 리소좀 (lysosome)이 풍부하며, 포식된 물질과 소포를 많이 포함했습니다. 대식세포는 이름 그대로 먹고 분해하는 능력이 강한 세포였습니다. 반면 수지상세포는 표면이 비교적 매끈했고, 활발한 엔도사이토시스 (endocytosis)의 형태학적 증거가 거의 없었습니다.

조직화학적으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대식세포는 산성 인산분해효소 (acid phosphatase) 양성 과립이 많았고, 막 ATPase (membrane ATPase) 활성이 뚜렷했습니다. 수지상세포에서는 이런 특징이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수지상세포가 단순히 덜 성숙한 대식세포이거나 모양만 다른 식세포가 아니라, 별도의 세포 정체성을 가질 수 있음을 뒷받침했습니다.

비교 항목대식세포 (macrophage)수지상세포 (dendritic cell)
주된 인상먹고 분해하는 세포돌기로 주변을 탐색하는 세포
세포 표면주름과 미세돌기가 많음비교적 매끈함
세포 내부리소좀과 소포가 풍부함리소좀이 적고 세포질 돌기가 뚜렷함
엔도사이토시스 (endocytosis)활발한 증거가 많음형태학적 증거가 적음
조직화학 반응산성 인산분해효소와 막 ATPase가 뚜렷함해당 반응이 약하거나 없음
후대의 기능적 해석이물질 제거와 염증 반응에 강함T세포 반응 유도와 항원제시에 특화됨

후대의 연구를 통해 이 차이는 더 큰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대식세포도 항원제시를 할 수 있지만, 주된 강점은 병원체와 죽은 세포를 제거하고 염증 환경을 조절하는 데 있습니다. 반면 수지상세포는 항원제시세포 (antigen-presenting cell) 중에서도 특히 미경험 T세포 (naive T cell)를 활성화하는 능력이 뛰어난 세포로 자리 잡았습니다. 즉, 대식세포가 “처리와 제거”의 세포라면, 수지상세포는 “면역반응의 시작과 방향 설정”에 특화된 세포로 이해되게 되었습니다.

미성숙과 성숙이라는 생각

수지상세포 연구가 발전하면서 중요한 개념이 하나 더 등장했습니다. 바로 미성숙 수지상세포 (immature dendritic cell)와 성숙 수지상세포 (mature dendritic cell)의 구분입니다. 이 개념은 1973년 논문 안에서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스타인먼의 발견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후대의 해석입니다.

미성숙 수지상세포는 피부, 점막, 장, 호흡기처럼 외부 환경과 만나는 조직에 자리 잡고 항원을 포획합니다. 이 단계의 수지상세포는 주변 물질을 받아들이고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데 적합합니다. 병원체 감염이나 염증 신호를 만나면 수지상세포는 성숙 과정을 거치고, 림프절 (lymph node)로 이동할 준비를 합니다.

성숙 수지상세포는 림프절에서 T세포를 만납니다. 이때 수지상세포는 주요조직적합복합체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에 항원 조각을 올려 T세포 수용체 (T cell receptor)에 보여줍니다. 동시에 공동자극분자 (costimulatory molecule)와 사이토카인 (cytokine)을 통해 T세포가 어떤 방향으로 반응할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줍니다. 이 과정 때문에 수지상세포는 단순한 항원 운반자가 아니라, 면역반응의 성격을 설계하는 세포로 이해됩니다.

이 흐름을 되돌아보면, 1973년 논문에서 보였던 긴 돌기와 끊임없는 움직임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당시 연구자들은 이 세포가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후대의 관점에서 보면, 수지상세포의 돌기와 움직임은 주변 환경을 감시하고 항원을 포착하는 세포의 생활방식과 잘 어울립니다.

수지상세포 백신과 Steinman의 마지막 이야기

수지상세포 연구는 기초면역학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수지상세포가 T세포 반응을 강하게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은 백신과 암 면역치료 (cancer immunotherapy)의 가능성으로 이어졌습니다. 환자의 수지상세포를 이용해 종양 항원 (tumor antigen)을 제시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암을 공격하는 T세포 반응을 유도하려는 접근이 수지상세포 백신 (dendritic cell vaccine)의 핵심 아이디어입니다.

스타인먼 자신의 마지막 이야기도 이 연구와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는 2007년 3월 췌장 선암 (pancreatic adenocarcinoma)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여러 동료들과 함께 자신을 위한 수지상세포 기반 면역치료를 설계했고, 질병과 싸우는 동안에도 연구와 강연을 계속했습니다. 노벨상 공식 전기와 록펠러대학교 자료는 그가 진단 뒤 약 4년 반 동안 비교적 건강하게 지냈고, 마지막까지 연구 활동을 이어갔다고 설명합니다.

2011년 10월 3일, 노벨위원회는 랄프 M. 스타인먼에게 2011년 노벨 생리의학상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을 수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수상 이유는 “수지상세포와 적응면역에서의 역할 발견”이었습니다. 그러나 스타인먼은 발표 사흘 전인 2011년 9월 30일 뉴욕에서 사망했습니다. 노벨위원회는 발표 당시 그의 사망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이후 이례적으로 수상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감동적인 이유는 단지 극적인 일정 때문만은 아닙니다. 스타인먼은 자신이 발견한 세포가 언젠가 사람의 질병 치료에 쓰일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자신의 질병과 싸우는 과정에서도 그 가능성을 끝까지 붙잡았습니다. 수지상세포는 그에게 연구 대상이자 치료 가능성의 근거였고, 면역학의 미래를 보여주는 세포였습니다.

이 논문이 남긴 의미

1973년 논문은 수지상세포의 모든 기능을 완성한 논문이 아닙니다. 이 논문만 읽으면 수지상세포가 어떻게 항원을 처리하고, 어떻게 T세포를 활성화하며, 어떤 사이토카인을 통해 면역반응의 방향을 조절하는지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런 기능적 이해는 이후 수십 년 동안 축적된 연구의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이 논문은 현대 면역학에서 매우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스타인먼과 콘은 마우스 말초 림프기관에서 대식세포도 림프구도 아닌 새로운 세포를 구분했습니다. 그들은 이 세포가 비장과 림프절에 존재하고, 가지 모양 돌기를 가지며, 대식세포와 달리 활발한 포식세포의 형태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세포에 수지상세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발견은 면역반응을 시작시키는 전문 세포가 따로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이후 수지상세포는 적응면역의 문을 여는 세포, 미경험 T세포를 깨우는 세포, 면역반응과 면역관용 (immune tolerance)의 균형을 조절하는 세포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이 논문의 의미는 하나의 새로운 세포를 발견했다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논문은 면역반응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묻는 질문의 방향을 바꾼 연구였습니다.

참고문헌

Steinman, Ralph M., and Zanvil A. Cohn. “Identification of a Novel Cell Type in Peripheral Lymphoid Organs of Mice. I. Morphology, Quantitation, Tissue Distribution.”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vol. 137, no. 5, 1973, pp. 1142-1162. DOI: 10.1084/jem.137.5.1142.

NobelPrize.org. “Ralph M. Steinman – Facts.” https://www.nobelprize.org/nobel_prizes/medicine/laureates/2011/steinman-facts.html

Rockefeller University. “Rockefeller University scientist Ralph Steinman, honored today with Nobel Prize for discovery of dendritic cells, dies at 68.” 2011. https://www.rockefeller.edu/news/1522-rockefeller-university-scientist-ralph-steinman-honored-today-with-nobel-prize-for-discovery-of-dendritic-cells-dies-at-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