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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네가와 스스무(1976–1977): 항체 다양성의 유전적 비밀을 밝히다

발행: 1976-01-01 · 최종 업데이트: 2026-01-16

항체의 무한한 다양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도네가와 스스무의 유전자 재배열 실험이 면역학을 분자유전학의 시대로 이끈 과정을 정리합니다.

Somatic generation of antibody diversity
Susumu Tonegawa ·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 1976
배아 세포와 성숙 B세포의 DNA를 비교해 항체 유전자가 발생 과정에서 재배열됨을 증명하며 항체 다양성의 유전적 기원을 처음으로 확정한 연구입니다.
토네가와
그림 1. 스스무 토네가와

“Fab는 왜 이렇게 다양한가?”라는 마지막 질문

1959년, 에덜먼과 포터의 연구를 통해 항체는 중쇄와 경쇄로 이루어진 정교한 Y자형 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의문 하나는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항체는 어떻게 거의 무한에 가까운 항원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

단백질 구조는 설명되었지만, 그 구조가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는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 인물이 바로 도네가와 스스무입니다.

당시의 상식: 유전자는 변하지 않는다

1970년대 초반까지 생물학의 기본 전제는 분명했습니다. 한 개체의 모든 체세포는 동일한 DNA를 가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전제를 따르면 항체 다양성을 설명하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 항체 하나당 유전자 하나가 존재한다

  • 아직 모르는 특별한 돌연변이 기작이 있다

그러나 첫 번째 가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항체의 수를 생각하면, 유전체 대부분이 항체 유전자로 채워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도네가와는 이 모순을 실험으로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도네가와의 발상: 같은 개체, 다른 세포의 DNA를 비교하다

도네가와의 접근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면서도 대담했습니다.

“만약 항체 유전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변한다면, 배아 세포와 성숙한 B세포의 DNA는 같지 않을 것이다.”

그는 생쥐의 배아 세포와 항체를 생산하는 B세포를 분리한 뒤, 항체 경쇄(light chain) 유전자 부위를 대상으로 DNA 구조를 비교했습니다. 이때 사용된 기술이 바로 당시로서는 최신이었던 서던 블롯(Southern blot) 분석이었습니다.

1976–1977년 실험의 결정적 결과

실험 결과는 기존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

  • 배아 세포의 항체 유전자: 분리된 조각 형태

  • 성숙 B세포의 항체 유전자: 하나로 연결된 형태

즉, 항체 유전자는 발생 과정 중 실제로 재배열(rearrangement)되고 있었습니다. 이 결과는 항체 다양성이 단백질 수준이 아니라, DNA 수준에서 이미 설계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로써 오늘날 V(D)J 재조합(V(D)J recombination)이라 불리는 개념의 실험적 토대가 완성됩니다.

이 발견이 의미하는 것

도네가와의 연구는 면역학의 질문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구분의미
유전학적 전환체세포에서도 DNA 재배열이 일어날 수 있음을 증명
면역학적 의미항체 다양성은 유전자 조각의 조합에서 발생
개념적 혁신면역은 고정된 설계가 아닌 발생 과정의 산물
학문적 영향면역학이 분자유전학과 직접 연결됨

이 발견 이후, 항체는 “운 좋게 맞는 분자”가 아니라 확률적으로 설계된 인식 시스템으로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노벨상과 그 이후

도네가와는 이 공로로 198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의 연구는 이후 T세포 수용체(TCR)의 유전자 재배열 발견으로 확장되었고, 면역계 전반을 하나의 발생학적·유전학적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정착시켰습니다.

에덜먼과 포터가 “항체는 어떻게 생겼는가”를 설명했다면, 도네가와는 “항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답한 셈입니다.

정리하며

도네가와의 실험은 화려한 장비나 복잡한 이론에서 출발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개체의 서로 다른 세포를 비교한다는, 단순하지만 위험한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질문 하나로 면역학은 생화학의 시대를 넘어, 유전자가 스스로를 재배열하는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게 됩니다.
오늘날 항체 공학, CAR-T 세포 치료, 면역 유전자 치료의 출발점에는 모두 이 발견이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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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문헌

Tonegawa, Susumu. “Somatic generation of antibody diversity.”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976. https://doi.org/10.1073/pnas.73.6.203
Hozumi, Nobumichi, and Susumu Tonegawa. “Evidence for somatic rearrangement of immunoglobulin genes.” PNAS, 1976. https://doi.org/10.1073/pnas.73.10.3628
Alt, Frederick W., et al. “Recombination and regulation of immunoglobulin genes.” Cell, 1982. https://www.ce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