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 1992–1995년 – Peter Linsley: B7 발현만으로 종양은 거부된다
발행: 2026-02-15 · 최종 업데이트: 2026-02-15
B7-1을 종양세포에 도입하면 항원 단독 발현 종양과 달리 강력한 T세포 매개 면역이 유도되어 종양이 거부된다. CD28–B7 보조자극 축이 생체 내 항종양 면역의 성패를 결정함을 입증한 Linsley 연구팀의 결정적 실험을 정리한다.
1992–1995년 – Peter Linsley: “B7을 발현한 종양은 거부된다”
항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
1987년 B7의 발견, 1989년 구조 규명, 1991년 IFNγ에 의한 B7 유도까지 이어지면서 B7은 CD28의 리간드이자 보조자극 분자라는 인식이 점차 확립되었습니다. 시험관 내 실험에서는 CD28–B7 신호가 IL-2 생산과 T세포 증식을 증폭시킨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 있던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보조자극이 실제 생체 내 면역반응의 성패를 결정하는가?”
“종양처럼 면역원성이 약한 세포도 B7을 발현하면 제거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 연구가 1992년부터 1995년 사이에 발표된 Peter Linsley 연구팀의 종양 모델 실험이었습니다. 이 연구들은 CD28–B7 축이 단순한 신호전달 기전이 아니라, 실제 항종양 면역을 좌우하는 결정적 분자 경로임을 생체 수준에서 증명했습니다.
Ⅰ. 항원이 있어도 종양은 자란다
연구의 출발점은 단순했습니다. 종양이 외래 항원(neoantigen)을 발현하면, 이론적으로는 강력한 T세포 반응이 유도되어야 합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HPV-16 E7 유전자를 마우스 흑색종 세포에 도입했습니다. 이 E7⁺ 종양은 명확한 바이러스 항원을 발현하는 모델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E7 항원을 발현하는 종양은 생체 내에서 그대로 성장했습니다. 항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T세포 반응이 형성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결과는 T세포 활성화에 TCR 신호(항원 인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보조자극 신호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론을 생체 모델에서 확인한 첫 단계였습니다.
Ⅱ. B7을 도입하자 종양이 거부되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E7⁺ 종양 세포에 B7-1(B7) 유전자를 추가로 도입했습니다. 실험군은 세 가지였습니다.
-
E7⁺ (항원만 존재)
-
E7⁺B7⁻ (대조군)
-
E7⁺B7⁺ (항원 + 보조자극 제공)
핵심 가설은 명확했습니다. 항원과 함께 B7이 존재하면 CD28을 통한 보조자극이 완성되어 강력한 T세포 면역이 유도될 것이라는 예측이었습니다.
결과는 극적이었습니다. E7⁺B7⁺ 종양은 생체 내에서 빠르게 거부되었습니다. 종양은 형성 초기 단계에서 제거되었고, 강력한 T세포 매개 면역이 유도되었습니다. 반면 E7⁺ 또는 E7⁺B7⁻ 종양은 계속 성장했습니다. 항원은 존재했지만 보조자극이 없으면 T세포는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Ⅲ. CD28–B7 경로의 직접적 검증
연구진은 이 종양 거부 반응이 실제로 CD28–B7 상호작용에 의존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CTLA-4/Ig 융합단백질(CTLA4–Fc)을 투여했습니다. 이 단백질은 B7에 결합하여 CD28과의 상호작용을 차단합니다.
그 결과, CTLA-4/Ig를 투여한 경우 E7⁺B7⁺ 종양의 거부가 사라졌습니다.
즉, 종양 제거는 단순히 B7 발현 때문이 아니라, B7–CD28 신호가 실제로 작동할 때에만 일어나는 현상이었습니다. 이는 CD28 보조자극이 생체 내 항종양 면역의 필수 경로임을 직접적으로 증명한 실험이었습니다.
Ⅳ. 미세전이까지 제거하는 전신 면역
가장 인상적인 실험은 그 다음 단계였습니다. 이미 E7⁺B7⁻ 종양이 자라고 있던 마우스에 E7⁺B7⁺ 종양을 추가로 접종했습니다.
놀랍게도, 새로 접종된 E7⁺B7⁺ 종양이 유도한 강력한 면역반응이 기존의 E7⁺B7⁻ 미세전이까지 모두 제거했습니다.
이는 B7 유도 항종양 면역이 단순한 국소 반응이 아니라, 전신적이고 치유성(curative)인 면역반응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였습니다. T세포는 단순히 “그 자리의 종양”만 공격한 것이 아니라, 동일 항원을 가진 다른 종양 세포까지 인식하고 제거했습니다.
Ⅴ. 과학적 의의
이 연구는 네 가지 점에서 결정적 의미를 가집니다.
첫째, 보조자극은 실제 종양 면역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항원만으로는 부족하며, CD28–B7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이 생체 모델에서 직접 증명되었습니다.
둘째, B7 발현은 면역원성이 약한 종양을 면역원성이 높은 종양으로 전환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종양 세포를 유전자 조작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전략의 이론적 기반이 되었습니다.
셋째, 이 모델은 이후 면역관문 연구의 토대를 제공합니다. CTLA-4 차단 전략(1996년 Allison)과 PD-1/PD-L1 연구로 이어지는 흐름은 바로 이 CD28–B7 축을 기반으로 합니다.
넷째, 항원 + 보조자극 조합이 전신적 면역 재구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현대 면역치료의 핵심 개념과 직결됩니다.
일반인을 위한 요약
1992년, Linsley 연구팀은 항원이 있어도 종양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꿨습니다. “그렇다면 B7을 얹으면 어떨까?”
1995년, 답이 나왔습니다. 항원과 함께 B7을 발현한 종양은 완전히 거부되었고, 기존에 존재하던 미세전이까지 모두 제거되었습니다.
이 실험은 면역계의 진짜 스위치가 단순한 항원 인식이 아니라, 보조자극 신호에 있음을 생체 수준에서 증명한 결정적 연구였습니다.
참고문헌
Chen, Lieping, et al. "Costimulation of antitumor immunity by the B7 counterreceptor for the T lymphocyte molecules CD28 and CTLA-4." Cell 71.7 (1992): 1093-1102. https://www.cell.com/cell/abstract/S0092-8674(05)80059-5
Townsend, Sarah E., and James P. Allison. "Tumor rejection after direct costimulation of CD8+ T cells by B7-transfected melanoma cells." Science 259.5093 (1993): 368-370. https://www.science.org/doi/abs/10.1126/science.7678351
Chen, Lieping, et al. "Tumor immunogenicity determines the effect of B7 costimulation on T cell-mediated tumor immunity." The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179.2 (1994): 523-532. https://doi.org/10.1084/jem.179.2.523
Sharpe, Arlene H., and Gordon J. Freeman. "The B7–CD28 superfamily." Nature Reviews Immunology 2.2 (2002): 116-126. https://www.nature.com/articles/nri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