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1957년 - 인터페론의 발견: 바이러스 간섭 현상에서 분비성 항바이러스 인자로

발행: 2026-02-16 · 최종 업데이트: 2026-04-19

Isaacs와 Lindenmann의 1957년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논문을 중심으로, 가열 불활성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노출된 닭 배아막이 항바이러스 간섭 인자, 즉 interferon을 만든다는 발견을 정리합니다.

Virus interference. I. The interferon
A. Isaacs, J. Lindenmann ·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of London. Series B · 1957
가열 불활성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닭 배아 chorio-allantoic membrane을 이용해, 바이러스 간섭이 단순한 자리 경쟁이 아니라 세포가 만들어 방출하는 새로운 항바이러스 인자에 의해 매개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이를 interferon이라 명명한 논문입니다.

핵심 요약

이 논문은 바이러스 간섭 현상을 세포가 만들어 방출하는 항바이러스 인자의 문제로 바꾸어 놓은 연구입니다. Isaacs와 Lindenmann은 가열 불활성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노출된 닭 배아 chorio-allantoic membrane이 시간이 지난 뒤 살아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활성을 만들고, 그 활성이 배양액을 통해 fresh membrane으로 옮겨질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이 발견에서 중요한 점은 interferon이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세포에서 유래한 인자일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는 점입니다. 1957년 논문은 수용체, JAK-STAT, ISG 같은 후대의 분자 기전을 알지 못했지만, 감염 또는 바이러스 자극을 받은 세포가 주변 세포를 항바이러스 상태로 바꿀 수 있다는 원리를 실험적으로 붙잡았습니다.

오래된 현상에서 새로운 인자로

바이러스 간섭(virus interference)은 1957년에 처음 발견된 현상이 아니었습니다. 한 바이러스가 먼저 감염되면 뒤이어 들어오는 다른 바이러스의 증식이 억제될 수 있다는 관찰은 이미 알려져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이유였습니다. 먼저 들어온 바이러스가 단순히 세포 안의 자리를 차지해서 뒤의 바이러스가 못 들어오는 것인지, 아니면 감염 또는 바이러스 접촉을 받은 세포가 어떤 새로운 항바이러스 상태를 만들어 내는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Isaacs와 Lindenmann의 논문은 이 오래된 현상을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이들은 간섭이 단순한 물리적 점유나 바이러스 입자 자체의 직접 작용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세포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만들어내는 새로운 인자가 관여한다고 보았습니다. 바로 그 인자에 interferon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실험 시스템: 닭 배아막과 가열 불활성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저자들이 사용한 시스템은 닭 배아의 chorio-allantoic membrane이었습니다. 이 막 조직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증식을 관찰하기 좋은 모델이었고, 조직 조각을 떼어 시험관 안에서 비교적 정밀하게 다룰 수 있었습니다.

핵심 실험은 가열해 불활성화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막 조직에 먼저 접촉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불활성화된 바이러스를 사용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만약 간섭이 단순히 먼저 증식한 바이러스가 세포를 점유한 결과라면, 불활성화 바이러스만으로 강한 간섭이 유도되는 현상은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구자들은 불활성화 바이러스와 막 조직을 일정 시간 함께 배양한 뒤, 그 조직 또는 주변 액체가 살아 있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지를 보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즉시 억제되는가”가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 억제 능력이 생기는가”였습니다.

간섭 효과는 즉시 나타나지 않았다

결과는 단순한 직접 차단 모델과 맞지 않았습니다. 짧은 접촉만으로는 강한 간섭이 나타나지 않았고, 일정한 lag phase가 필요했습니다. 후대 요약에서도 자주 인용되듯, interferon 활성은 배양 후 몇 시간 뒤 막 조직에서 먼저 검출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배양액으로 방출됩니다.

lag phase(지연기)

자극을 준 직후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세포가 반응을 준비하고 새로운 활성을 만들어 낸 뒤에야 효과가 보이는 시간 간격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이 지연이 interferon이 단순한 바이러스 입자 효과가 아니라 세포가 만들어 낸 인자라는 해석을 뒷받침합니다.

이 시간 지연은 결정적입니다. 만약 불활성화 바이러스 입자 자체가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직접 중화하거나, 세포 표면의 자리를 단순히 막는 것이라면 이렇게 뚜렷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세포가 어떤 반응을 시작하고, 그 결과 새로운 항바이러스 인자를 만들어야 한다면 이러한 지연은 자연스럽게 설명됩니다.

fresh membrane에서 재현된 간섭

더 중요한 실험은 이 활성이 새로운 막 조직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불활성화 바이러스에 노출된 막 조직과 함께 배양된 액체에는, fresh chorio-allantoic membrane에 간섭 상태를 유도할 수 있는 활성이 들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간섭은 처음 노출된 세포 안에만 갇힌 상태가 아니라, 주변으로 퍼질 수 있는 인자에 의해 전달될 수 있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interferon이라는 개념이 탄생합니다. 현대적 관점으로 본다면 Interferon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바이러스 자극을 받은 세포가 만들어내고 방출하는 간섭 유도 인자입니다. 그리고 그 기능은 다음 바이러스 감염을 직접 죽이는 것이라기보다, 세포가 바이러스 증식을 허용하지 않는 상태로 바뀌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이 논문이 직접 말한 것과 후대 해석

오늘날 우리는 interferon을 수용체, JAK-STAT 신호, interferon-stimulated genes(ISG), 항바이러스 상태라는 언어로 설명합니다. 그러나 1957년 논문이 그 모든 분자 경로를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 논문이 실제로 보여 준 것은 더 원초적입니다. 바이러스 간섭을 유도하는 새로운, 세포 유래의 전달 가능한 인자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 논문을 읽을 때는 후대의 type I interferon 생물학을 너무 앞에 놓기보다, 먼저 당시의 질문을 봐야 합니다. 한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현상은 바이러스끼리의 직접 경쟁인가, 아니면 숙주세포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항바이러스 반응인가. Isaacs와 Lindenmann은 이 질문에 대해 후자의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붙잡았습니다.

왜 면역학적으로 중요한가

이 발견의 의미는 단순히 항바이러스 물질 하나를 찾았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면역 반응은 병원체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나 항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염을 받은 세포가 주변 세포의 상태를 바꾸는 방식으로도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후 인터페론 연구는 수용체, 신호전달, 항바이러스 유전자 발현, NK 세포 활성, MHC class I 발현 증가 같은 주제로 확장됩니다. 하지만 그 출발점은 이 논문입니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세포가 “다음 감염을 견디는 상태”를 주변에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 하나의 실험 시스템 안에서 분명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한 줄 정리

인터페론은 바이러스가 직접 남긴 물질이 아니라, 바이러스 자극을 받은 세포가 만들어 주변 세포를 항바이러스 상태로 바꾸는 분비성 간섭 인자로 발견되었습니다.

관련 글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