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마 인터페론의 발견: 면역 인터페론과 림포카인 시대의 개막
발행: 2026-01-01 · 최종 업데이트: 2026-01-01
1965년 E. Frederick Wheelock의 Science 논문을 중심으로 감마 인터페론과 림포카인 개념의 등장을 정리합니다.

1965년은 면역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지난 글에서 다루었던 Kasakura–Lowenstein, Gordon–MacLean의 논문들이 림프구 증식 인자, 즉 림포카인의 개념을 제시했다면, 같은 해 또 하나의 중요한 발견이 보고됩니다. 바로 감마 인터페론(gamma interferon), 당시 표현으로는 면역 인터페론(immune interferon)의 등장입니다.
이 발견은 E. Frederick Wheelock이 1965년 Science에 발표한 단독 저자 논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논문 제목은 “Interferon-like Virus Inhibitor Induced in Human Leukocytes by Phytohemagglutinin”으로, 식물성 혈구응집소(phytohemagglutinin, PHA)가 인간 백혈구에서 인터페론 유사 활성을 유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인터페론 연구의 배경
인터페론(interferon)이라는 개념은 이미 1950년대 초반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어떤 물질을 만들어, 다른 바이러스의 증식을 방해하는 바이러스 간섭(virus interference) 현상이 관찰되었고, 이것이 Alick Isaacs와 Jean Lindenmann의 연구를 통해 ‘인터페론’으로 명명되었습니다. 당시 일본의 Nagano Yasuhiko(長野 泰一)가 1954년 먼저 이것을 밝혔기 때문에 사실 인터페론의 발견 자체는 오히려 일본 학자라고 생각되지만, 당시 일본의 영향력이 적어서 일반적으로 인터페론 하면 1957년 연구를 정리한 Alick Isaacs와 Jean Lindenmann를 주로 언급합니다.
하지만 당시까지 인터페론 연구는 철저히 바이러스학(virology)의 영역이었습니다. 바이러스가 세포를 자극하면 인터페론이 만들어진다, 즉 “바이러스 → 인터페론”이라는 인식이 거의 절대적이었습니다.
Wheelock의 문제의식과 우연한 발견
Wheelock은 원래 혈액내과 의사이자 혈액학자였으며, 백혈병과 림프종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른 연구자들처럼 PHA(phytohemagglutinin)를 사용해 백혈구를 활성화시키는 실험을 진행하던 중, PHA로 자극한 백혈구 배양의 상층액에서 인터페론과 유사한 바이러스 억제 활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것이 이 논문의 출발점입니다. 즉, 바이러스가 아닌 자극(non-viral stimulus)도 인터페론 유사 물질을 유도할 수 있다는 가설을 실험적으로 검증한 것입니다.
실험 방법의 핵심
Wheelock은 사람 말초혈에서 적혈구를 제거한 백혈구(leukocytes)를 분리해 배양했습니다.
배지는 Eagle’s MEM과 태송아지 혈청을 사용했고, 세포 농도는 약 2×10⁶ cells/ml로 설정했습니다.
이 백혈구 배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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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로 자극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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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로 자극한 뒤
배양 상층액을 수집해 인터페론 활성을 측정했습니다.
활성 측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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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태아 폐 섬유아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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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 신장 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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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섬유아세포
등 여러 세포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증식이 얼마나 억제되는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agle’s MEM 배지는 사실상 최초의 범용 세포배양배지입니다. 포도당,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염류를 포함한 배지이며, 이 배지에 혈청을 넣고 배양하면 세포가 증식했습니다. 그 이후로 MEME 배지는 DMEM (이 배지를 개발한 둘베코는 1975년 노벨상 수상자입니다.) 그리고 RPMI1640 배지로 진화합니다.
핵심 결과
결과는 매우 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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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로 자극한 백혈구 상층액은 인간 세포에서만바이러스 억제 활성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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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나 마우스 세포에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인터페론의 고전적 특징으로 알려져 있던 종 특이성(species specificity)과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였습니다.
또한 이 활성은 백혈구가 존재할 때만 생성되었으며, 배양액 자체에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즉, 숨은 바이러스 오염 때문이 아니라는 점도 확인되었습니다.
바이러스 유도 인터페론과의 차이
Wheelock은 한 걸음 더 나아가, PHA로 유도된 인터페론 유사 물질과 바이러스 유도 인터페론의 물리·화학적 성질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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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유도 인터페론은 산·알칼리 환경과 단백질 분해 효소에 비교적 안정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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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PHA 유도 인자는 열에 약하고, pH 변화에도 불안정하며, 성질이 뚜렷이 달랐습니다.
이는 PHA로 유도된 인자가 기존에 알려진 고전적 인터페론(classic interferon)과는 다른 종류의 물질임을 시사했습니다.
이 논문의 의미
Wheelock의 논문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인터페론 비슷한 게 하나 더 있다”는 점 때문이 아닙니다.
이 연구는 처음으로,
**림프구를 자극하는 면역학적 자극이
바이러스와 무관하게
강력한 생리활성 물질을 분비하게 만든다 **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이 인자는 이후 면역 인터페론(immune interferon), 더 나아가 감마 인터페론(gamma interferon)으로 불리게 되며, 오늘날의 type II interferon 개념으로 정립됩니다.
이는 곧 림프구가 단순히 항체의 전구 세포가 아니라, 다양한 분비 인자(림포카인)를 통해 다른 세포의 행동을 조절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굳어지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Kasakura와 Lowenstein의 림프구 증식 인자 논문들과 함께, 이 Wheelock의 연구는 림포카인·사이토카인 시대의 문을 여는 결정적 계기로 평가됩니다.
관련문헌
Wheelock, E. Frederick. "Interferon-like virus-inhibitor induced in human leukocytes by phytohemagglutinin." Science 149.3681 (1965): 310-311. 논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