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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운동과 항산화 패러독스: 왜 미토콘드리아는 과산화수소를 남겨둘까

발행: 2025-12-17 · 최종 업데이트: 2025-12-24

운동 중 생성되는 활성산소는 왜 제거되지 않을까? 미토콘드리아에 SOD는 있지만 catalase가 없는 이유를 통해 항산화 패러독스를 세포 수준에서 살펴봅니다.

운동을 하면 활성산소는 왜 늘어날까

운동을 하면 산소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근육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는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빠르게 작동하고, 이 과정에서 초과산화물(superoxide)이 생성됩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 전자전달계에서 거의 피할 수 없는 부산물입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운동은 “활성산소를 증가시키는 위험한 자극”으로 여겨졌고, 운동 후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행동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단순한 해석은 중요한 사실 하나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미토콘드리아에는 SOD는 있지만 catalase는 없다

미토콘드리아에는 초과산화물 디스뮤타아제(superoxide dismutase), 즉 SOD2가 존재합니다. 이 효소는 초과산화물을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로 전환합니다.

여기서 자연스러운 질문이 생깁니다.

초과산화물이 위험하다면 SOD가 있는 것은 이해된다.
그런데 왜 과산화수소를 바로 분해하는 catalase는 미토콘드리아에 없을까?

과산화수소는 초과산화물보다 수명이 길고,
막을 통과할 수 있으며,
더 넓은 범위로 확산될 수 있는 물질입니다.
위험성만 놓고 보면 오히려 더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토콘드리아는 catalase를 거의 발현하지 않습니다.

학계의 공통된 해석: 과산화수소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현재 학계의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과산화수소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음으로써
의도적으로 신호 분자로 활용한다.

초과산화물은 반응성이 너무 강해 국소적인 손상만 유발합니다.
반면 과산화수소는 비교적 안정적이며,
특정 단백질의 시스테인 잔기를 선택적으로 산화시켜
신호 전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즉,

  • SOD는 무작위 손상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이고

  • 과산화수소는 조절 가능한 신호로 남겨두는 것입니다

운동 적응은 과산화수소 신호에 의존한다

운동 중 증가한 과산화수소는 다음과 같은 반응을 유도합니다.

  • 미토콘드리아 생합성 관련 전사인자 활성화

  • 항산화 효소 유전자 발현 증가

  • 대사 효율 개선

  • 인슐린 감수성 증가

이 모든 과정은 “손상”이 아니라 적응입니다.

만약 미토콘드리아에 catalase가 존재해 과산화수소를 즉시 제거한다면,
운동으로 발생한 대사 변화는 단순한 소모로 끝나고,
장기적인 적응은 훨씬 약해질 것입니다.

항산화제가 운동 효과를 둔화시키는 이유

2009년 발표된 연구에서, 운동 참가자에게 비타민 C와 비타민 E를 고용량으로 투여했을 때 다음과 같은 결과가 관찰되었습니다.

  • 미토콘드리아 관련 유전자 발현 감소

  • 인슐린 감수성 개선 효과 소실

  • 항산화 효소의 내인성 증가 억제

이는 항산화제가 과산화수소 신호를 지나치게 제거함으로써,
운동이 유도해야 할 적응 반응 자체를 약화시킨 결과로 해석됩니다.

항산화 패러독스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시작된다

이제 항산화 패러독스는 단순한 개념이 아닙니다.
그 출발점은 미토콘드리아 구조 그 자체입니다.

  • 제거해야 할 활성산소는 제거한다

  • 그러나 적응을 유도하는 신호는 남겨둔다

미토콘드리아에 SOD는 있지만 catalase가 없는 이유는,
생명이 완벽한 보호보다 조절된 위험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 미토콘드리아에는 SOD는 있지만 catalase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 이는 과산화수소를 신호 분자로 활용하기 위한 구조적 선택입니다

  • 운동 적응은 이 과산화수소 신호에 의존합니다

  • 고용량 항산화 보충제는 이 신호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운동에서 활성산소는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니라,
몸을 다시 설계하게 만드는 언어에 가깝습니다.

다음 글 예고

다음 편에서는 같은 항산화 패러독스가
암 치료라는 극단적인 환경에서
왜 다시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다룰 예정입니다.

  • 암세포는 왜 이 신호를 견디지 못하는가

  • 항암 치료에서 항산화제가 논쟁이 되는 이유

  • 미토콘드리아 신호와 세포 운명의 관계

항산화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를 묻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관련 글

참고문헌

  1. Murphy MP. How mitochondria produce reactive oxygen species. Biochemical Journal. 2009.

  2. Powers SK, Jackson MJ. Exercise-induced oxidative stress: cellular mechanisms and impact on muscle force production. Physiological Reviews. 2008.

  3. Ristow M et al. Antioxidants prevent health-promoting effects of physical exercise in humans. PNAS.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