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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 CD28의 분자적 정체 규명: Aruffo와 Seed의 1987년 클로닝 연구

발행: 2026-02-14 · 최종 업데이트: 2026-02-14

1987년 Aruffo와 Seed는 COS 세포 발현 클로닝을 통해 9.3 항체가 인식하던 Tp44의 정체가 CD28임을 분자적으로 규명했다. CD28 보조자극 신호의 유전자적 기반을 확립한 고전 연구.

Molecular cloning of a CD28 cDNA by a high-efficiency COS cell expression system
Aruffo, A.; Seed, B. ·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 1987
9.3 항체가 인식하던 Tp44의 분자 정체를 CD28 cDNA로 규명해, CD28 보조자극의 유전학적 기반을 확립한 결정적 클로닝 연구.

CD28의 분자적 정체가 밝혀지다: 1987년 Aruffo와 Seed의 클로닝 연구

기능은 알았지만, 분자의 정체는 몰랐다

1980년대 초, 9.3 단일클론항체는 인간 T세포 표면의 44 kDa 당단백을 인식한다는 사실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단백질은 당시 Tp44라 불렸습니다. 이어 1985년 Ledbetter 연구진은 이 분자를 교차결합하면 TCR 신호가 강력하게 증폭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Tp44는 단순한 표지자가 아니라 T세포 활성화의 보조자극 분자임이 기능적으로 입증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었습니다.

  • Tp44는 어떤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가?

  • 단백질 구조는 무엇인가?

  • 어떤 단백질 패밀리에 속하는가?

  • 진화적으로 어떤 분자와 관련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한 것이 1987년 Alejandro Aruffo와 Brian Seed의 연구였습니다.


COS 세포 발현 클로닝: 당시로서는 최첨단 전략

Aruffo와 Seed는 COS cell expression cloning이라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전략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대담했습니다.

  1. 인간 T세포에서 mRNA를 추출

  2. cDNA 라이브러리를 제작

  3. 이를 COS 세포에 발현

  4. 9.3 항체가 결합하는 세포를 선별

  5. 해당 세포가 발현한 cDNA를 회수

즉, “9.3 항체가 붙는 세포를 찾고, 그 세포가 가진 유전자를 확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는 단백질을 정제하여 서열을 알아내는 기존 방식보다 훨씬 빠르고 직접적인 접근이었습니다.

CD28 유전자 서열의 확보

이 방법을 통해 연구진은 9.3 항체가 인식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cDNA를 단일 클론 수준에서 확보했습니다. 염기서열 분석 결과, 이 단백질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계통에 속해 있었습니다.

CD28은:

  • 면역글로불린(Ig) 슈퍼패밀리에 속하는 단백질이며

  • 세포외 Ig V-like 도메인을 포함하고

  • 막관통 도메인과 짧은 세포내 도메인을 갖는

  • 막 단백질이었습니다.

예측된 분자량은 약 44 kDa로, 9.3 항체가 인식한 Tp44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이로써 결정적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9.3 항체가 인식하던 Tp44의 정체는 바로 CD28이다.


구조적 통찰: 호모다이머와 Ig 패밀리

서열 분석은 또 하나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CD28은 구조적으로 Ig 슈퍼패밀리 단백질과 유사했으며, 이후 연구에서 세포 표면에서 호모다이머(homodimer) 형태로 존재함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구조적 특징은 훗날 B7-1(CD80) 및 B7-2(CD86)와의 결합 연구에서 결정적인 의미를 갖게 됩니다.


왜 이 연구가 결정적이었는가

Aruffo와 Seed의 연구는 단순한 “클로닝 성공”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첫째, CD28을 기능적 개념에서 분자적 실체로 끌어내렸습니다.
이전까지는 보조자극이라는 현상만 존재했지만, 이제는 유전자와 단백질 구조가 확보되었습니다.

둘째, Ig 슈퍼패밀리 소속이라는 사실은 CD28의 리간드가 역시 Ig 계열일 것이라는 가설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 가설은 곧 B7 분자의 발견으로 이어집니다.

셋째, CD28의 서열 확보는 CTLA-4와의 비교 연구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후 밝혀지듯 CD28과 CTLA-4는 염색체상 가까운 위치에 존재하며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합니다. 이는 면역계에서 공동 진화된 활성화-억제 쌍의 존재를 암시합니다.


면역관문 시대의 분자적 출발점

CD28의 클로닝은 이후 다음 연구들의 토대가 됩니다.

  • B7-1(CD80), B7-2(CD86) 규명

  • CTLA-4의 억제 기능 발견

  • PD-1/PD-L1 축 연구

  • 면역관문 억제제 개발

즉, 1987년 CD28 cDNA 확보는 오늘날 면역항암치료로 이어지는 분자 지도의 첫 번째 완성 조각이었습니다.


일반인을 위한 요약

연구자들은 9.3 항체가 붙는 단백질의 기능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는 몰랐습니다.

Aruffo와 Seed는 9.3 항체가 인식하는 단백질을 발현하는 세포를 찾아내고, 그 유전자를 손에 넣었습니다.

그 유전자의 이름은 CD28이었습니다.

이 순간, T세포 보조자극의 개념은 분자적 실체를 갖게 되었고, 현대 면역관문 치료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분자 규명의 핵심: Brian Seed의 COS 세포 발현 클로닝 시스템

1987년 Aruffo와 Seed가 사용한 COS 세포 발현 클로닝(COS cell expression cloning)은 단순히 유전자를 찾는 기술을 넘어, 단백질의 기능적 특성과 유전적 정보를 직접 연결한 분자생물학의 정점이었습니다. 이 시스템이 기존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기술적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cDNA 라이브러리의 구축과 전사 단위의 설계

연구진은 먼저 인간 T세포의 mRNA를 추출하여 cDNA 라이브러리를 구축했습니다. 이때 Brian Seed가 직접 설계한 pCDM8과 같은 고효율 발현 벡터를 사용했습니다. 이 벡터에는 강력한 프로모터(CMV 등)와 함께, COS 세포 내에서 에피좀(episome) 형태로 자가 복제될 수 있는 SV40 복제 원점(origin of replication)이 포함되어 있어 유전자의 대량 발현을 가능케 했습니다. 한편 COS 세포는 원숭이 세포에서 T-antigen을 주입시킨 세포주로, 이 세포주는 SV40의 ori site가 있으면 폭발적으로 플라스미드를 복제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 확률적 형질전환(Transfection)을 통한 단일 세포 분산

준비된 라이브러리를 COS 세포에 형질전환시킬 때, 농도 조절을 통해 각 세포가 통계적으로 단일 종류의 플라스미드만을 수용하도록 유도합니다. 결과적으로 수백만 개의 COS 세포는 각각 서로 다른 T세포 유전자를 표면에 발현하는 '개별적인 발현 라이브러리'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3. 항체 기반의 포지티브 셀렉션 (Panning)

수많은 COS 세포 중 우리가 찾는 Tp44(CD28)를 발현하는 세포는 극히 드뭅니다. 연구진은 여기에 9.3 단일클론항체를 투입했습니다. 항체는 표면에 CD28 단백질을 발현하는 세포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며, 이를 통해 물리적으로 해당 세포만을 분리해내는 패닝(Panning)' 과정을 거칩니다. 이는 항원-항체 반응의 높은 선택성을 클로닝에 직접 이용한 것입니다.

4. 에피좀 복제를 통한 유전자 증폭 및 회수

선택된 세포 내에서 COS 세포 특유의 기전으로 증폭된 플라스미드는 일반적인 유전자 분리법으로도 충분히 회수 가능한 양이 됩니다.

  • 농축(Enrichment): 한 차례의 선별만으로 정답 유전자의 비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며, 보통 2~3회 반복을 통해 순수한 단일 클론(Single Clone)을 확보합니다.

  • 직관성: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분석하여 프로브(Probe)를 만드는 번거로운 과정 없이, "항체가 인식하는 표현형(Phenotype)을 통해 유전형(Genotype)을 즉각 도출"한다는 점이 이 기술의 가장 강력한 강점이었습니다.


기술적 의의: '현상'에서 '물질'로의 전환

Brian Seed의 이 방식은 이후 면역학 연구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CD28의 클로닝 성공은 단순히 하나의 유전자를 찾아낸 것을 넘어, **리간드(B7)의 탐색, CTLA-4와의 구조적 비교, 그리고 T세포 활성화의 2-신호 모델(Two-signal model)**을 분자 수준에서 검증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관련 글

참고문헌

Aruffo, Alejandro, and Brian Seed. "Molecular cloning of a CD28 cDNA by a high-efficiency COS cell expression system."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84.23 (1987): 8573-8577.
https://doi.org/10.1073/pnas.84.23.8573

Hara, Toshiro, Shu Man Fu, and John A. Hansen. "Human T cell activation. II. A new activation pathway used by a major T cell population via a disulfide-bonded dimer of a 44 kilodalton polypeptide (9.3 antigen)." The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161.6 (1985): 1513-1524. 논문링크

Ledbetter, Jeffrey A., et al. "Antibodies to Tp67 and Tp44 augment and sustain proliferative responses of activated T cells." Journal of immunology (Baltimore, Md.: 1950) 135.4 (1985): 2331-2336. https://doi.org/10.4049/jimmunol.135.4.2331

[기술적 배경] COS 세포와 SV40 Large T-antigen — CD28 클로닝을 가능하게 한 엔진

1987년 Aruffo와 Seed가 CD28 cDNA를 확보할 수 있었던 핵심 기술은 COS 세포 발현 클로닝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시스템의 중심에는 SV40(Simian Virus 40)의 Large T-antigen이 존재합니다.

이 단백질은 원래 암 유발 바이러스 단백질로 연구되었지만, 이후 분자생물학에서 매우 강력한 도구로 전환되었습니다.

1. Large T-antigen의 역사적 정체

SV40은 1960년대 설치류에서 종양을 유발하는 DNA 바이러스로 알려졌습니다. Large T-antigen(T-antigen)의 T는 Tumor를 의미합니다.

레나토 둘베코(Renato Dulbecco)는 DNA 종양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유전 프로그램을 교란하여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고, 이 연구는 1975년 노벨상으로 이어졌습니다.

Large T-antigen은 바로 그 종양 유도 과정의 핵심 단백질이었습니다.

2. 분자적 기능: 왜 COS 세포가 ‘증폭기’가 되는가

Large T-antigen은 세 가지 중요한 기능을 가집니다.

(1) SV40 origin 특이적 DNA 복제 유도

Large T-antigen은 SV40 origin of replication에 결합하여 숙주 복제 단백질들을 모집합니다.

COS 세포에는 이 T-antigen이 이미 발현되어 있기 때문에, SV40 origin을 포함하는 플라스미드는 세포 내에서 고복제(episomal amplification) 상태가 됩니다.

일반적인 세포보다 훨씬 높은 복제 수준(수백~수천 카피)이 유지되며, 이 덕분에 단백질 발현이 크게 증가합니다.


(2) 세포주기 조절 인자와의 결합

Large T-antigen은 숙주 세포의 p53 및 Rb 단백질과 결합하여 그 기능을 억제합니다.

  • Rb 억제 → E2F 활성화 → S기 진입 촉진

  • p53 억제 → 세포주기 정지 및 아폽토시스 회피

이 작용은 바이러스 복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합니다.


(3) ATP 의존적 헬리케이스 활성

Large T-antigen은 DNA 이중나선을 풀어내는 helicase 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SV40 origin 기반 복제의 필수 기능입니다.


3. COS 세포의 탄생

1981년 Yakob Gluzman은 African green monkey kidney 세포(CV-1 세포)에 SV40 Large T-antigen 유전자를 도입하여 안정적으로 발현하는 세포주를 제작했습니다.

이 세포가 바로 COS 세포입니다.

COS는 “CV-1 in Origin-defective SV40”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이 세포는 SV40 origin을 포함한 벡터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고복제 상태가 됩니다.


4. CD28 클로닝과의 직접적 연결

Aruffo와 Seed는 1987년 CD28을 클로닝할 때:

  • 인간 T세포 cDNA 라이브러리를 제작하고

  • SV40 origin이 포함된 발현 벡터에 삽입한 뒤

  • 이를 COS 세포에 도입하여

  • 9.3 항체로 스크리닝했습니다.

COS 세포에서의 고발현 덕분에, 항체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표면 단백질이 발현되었습니다.

따라서 Large T-antigen은 CD28 발견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발현 클로닝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적 기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