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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완싱크 사건: 식습관 연구의 명성과 추락

발행: 2025-12-26 · 최종 업데이트: 2025-12-26

대중적 식습관 연구의 아이콘이었던 브라이언 완싱크가 데이터 조작과 연구 윤리 위반으로 몰락하게 된 과정을 정리하고, 이 사건이 과학과 사회에 남긴 교훈을 살펴봅니다.

브라이언 완싱크: 명성과 추락의 전말

Brian Wansink는 한때 음식 섭취 행동과 환경 요인의 관계를 연구하는 혁신적인 학자로 평가받았습니다. 그의 연구는 “사람들은 왜 무의식적으로 더 많이 먹는가”라는 질문에 직관적이고 흥미로운 답을 제시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대표 저서인 『Mindless Eating』은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고, 국내에서는 『나는 왜 과식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되었습니다. 이후 출간된 『Slim by Design』 역시 『슬림 디자인』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소개되었습니다. 이처럼 완싱크는 학계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2018년, 그의 연구들이 데이터 조작과 비윤리적인 연구 관행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는 학계와 대중의 신뢰를 동시에 잃게 됩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현대 과학 연구 윤리에 대한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1. 논란의 출발점: 블로그 글 하나에서 시작된 의혹

완싱크 사건의 직접적인 발단은 2017년에 게시된 그의 블로그 글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연구 경험을 소개하며, 연구팀에게 특정 결론을 얻기 위해 데이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하도록 지시한 과정을 비교적 가볍게 서술했습니다.

이 글은 겉보기에는 연구 열정과 노력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였지만, 통계 분석과 연구 설계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이 내용은 앤서니 워너의 『비만 백서』에서도 상세히 다뤄집니다.

“거절하지 못하는 대학원생” 이야기

2016년, 완싱크는 「The Grad Student Who Never Said No」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그는 연구팀이 무한리필 이탈리안 레스토랑(all-you-can-eat Italian restaurant)에서 수행한 실험을 소개했습니다.

  • 초기 가설 음식 가격이 절반으로 할인되면, 고객의 섭취량과 음식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 실험 설계

    1. 정상 가격을 지불한 집단

    2. 할인 가격을 지불한 집단

    3. 두 집단의 섭취량, 만족도, 음식 평가 비교

하지만 결과는 가설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가격 차이에 따른 유의미한 행동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완싱크는 연구를 실패로 인정하고 종료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초기 가설을 폐기한 뒤, 이미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명 가능한 새로운 가설”을 찾아보라고 대학원생에게 지시했습니다.

그는 이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습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다시 살펴봤고, 결국 여러 흥미로운 결론을 도출해냈다.”

이 과정에서 동일한 데이터셋으로 무려 3편의 논문이 작성되었습니다.

  • 섭취량과 음식 평가의 상관관계

  • 가격과 만족도의 새로운 패턴

  • 다양한 섭취 행동 관련 통계 결과

이 글은 결과적으로 완싱크가 데이터 탐색을 통해 결론을 만들어내는 연구 관행을 스스로 고백한 사례가 되었고, 학계에서는 이를 심각한 연구 윤리 위반으로 인식했습니다.


2. 핵심 문제: 연구 윤리에서 벗어난 관행들

1. p-hacking 의혹

p-hacking은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분석해 우연히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분석을 계속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사전에 가설을 명확히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과를 끼워 맞추는 행위로, 과학적 신뢰성을 크게 훼손합니다.

통계적으로 변수 20개를 분석하면, 아무 의미 없는 데이터에서도 p값 0.05 이하의 결과가 하나쯤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검증된 결론이 아니라 우연에 가깝습니다.

2. 가설의 사후 변경

실험 후 데이터를 보고 가설을 새로 설정하는 행위는 과학적 연구에서 엄격히 금지됩니다. 이는 임상시험이 실패한 뒤 특정 소집단에서만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오류입니다. 사전 계획이 없는 분석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3. 다중 논문 도출 문제

하나의 데이터셋에서 여러 편의 논문을 무리하게 생산하는 관행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는 연구의 독창성과 데이터 활용의 정당성을 침해하는 행위로, 국내에서는 흔히 자기표절로 불립니다.

이 블로그 글 이후, 동료 연구자들과 데이터 윤리 전문가들이 완싱크의 논문 전반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3. 재분석과 검증: 의혹의 확대

완싱크의 연구는 이미 정책과 대중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에, 독립 연구자들이 그의 논문 데이터를 재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 실험 조건과 맞지 않는 데이터

  • 통계적으로 일관성이 없는 수치

  • 데이터가 지지하지 않는 결론을 논문에 반영한 정황

이 단계에서 의혹은 단순한 논쟁이 아닌, 체계적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4. 논문의 연쇄 철회

2017년 말부터 2018년까지, 완싱크의 논문 중 15편 이상이 공식적으로 철회되었습니다.

  • 철회 사유

    • 데이터 조작

    • 통계적 오류

    • 비윤리적 연구 방법

철회된 논문에는 다음과 같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연구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큰 그릇에 담으면 더 많이 먹는다는 주장

  • 급식에서 음식 배치가 섭취량을 결정한다는 연구

이는 정책 입안자와 교육 현장에도 영향을 미쳤던 연구들이었기에 파장은 더욱 컸습니다.


5. 소속 기관의 대응: 코넬대학교 조사

완싱크는 당시 Cornell University산하 Food and Brand Lab의 소장이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학은 공식적인 내부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 조사 결과

    • 연구 윤리 위반과 데이터 조작을 공식 확인
  • 조치

    • 2018년 교수직 해임

    • 연구소 소장직 박탈

이는 미국 대학 사회에서도 매우 이례적이고 강력한 조치였습니다.

6. 학계와 대중의 반응

학계의 반응

완싱크의 연구는 식품 정책과 공공 보건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인용되어 왔습니다. 그의 추락은 해당 분야 전반의 신뢰도에도 타격을 주었고, 관련 연구와 정책들이 재검토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중의 반응

그의 책과 조언을 실생활에 적용해 왔던 독자들 역시 연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쉽고 재미있는 설명”이 반드시 과학적으로 옳지는 않다는 점이 다시금 부각되었습니다.

7. 완싱크 사건이 남긴 교훈

1. 연구 윤리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입니다

과학자는 결론보다 과정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데이터를 결론에 맞추는 순간, 과학은 설득이 아닌 조작이 됩니다.

2. 대중적 인기는 검증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흥미롭고 실용적인 연구일수록, 더 엄격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3. 비판적 사고는 필수입니다

저자나 연구자의 명성에 관계없이, 연구 내용 자체를 검토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결론: 한 연구자의 몰락이 남긴 경고

브라이언 완싱크는 한때 식습관 연구의 상징적인 인물이었지만, 연구 윤리를 무시한 대가는 치명적이었습니다. 그의 사례는 신뢰 없는 과학은 결국 붕괴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그의 저서가 다시 번역·출간되고 있다는 점은, 이 사건이 아직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이 점에서 완싱크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교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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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