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 같은 사과인데, 몸은 다르게 반응합니다
발행: 2026-05-02 · 최종 업데이트: 2026-05-02
통사과, 사과 퓌레, 사과주스를 같은 탄수화물 조건에서 비교한 1977년 Lancet 연구를 바탕으로, food matrix가 포만감과 혈당·인슐린 반응을 어떻게 바꾸는지 정리합니다.
음식은 영양소의 합이 아닙니다
우리는 음식을 숫자로 이해하는 데 익숙합니다. 탄수화물 몇 g, 단백질 몇 g, 지방 몇 g, 칼로리 몇 kcal처럼 말입니다. 이런 방식은 편리합니다. 식품을 비교하고, 식단을 기록하고, 영양 권장량을 계산하는 데 필요합니다.
하지만 음식이 몸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같은 탄수화물 60g이라도 그것이 통사과 안에 들어 있는지, 사과 퓌레 안에 들어 있는지, 사과주스 안에 들어 있는지는 중요합니다. 몸은 영양성분표를 먹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가진 음식을 먹습니다.
이 차이를 보여준 고전 연구가 1977년 _The Lancet_에 발표된 Haber, Heaton, Murphy, Burroughs의 사과 연구입니다.
왜 1970년대에 이런 연구가 필요했을까
1970년대 영양학에서는 식이섬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습니다. 서구식 식생활에서 정제 곡물, 설탕, 가공식품이 늘어나면서 변비, 비만, 당뇨병, 심혈관질환 같은 문제가 증가했고, 일부 연구자들은 그 배경에 "섬유질이 제거된 음식"이 있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당시의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식이섬유는 단지 배변을 돕는 찌꺼기일까, 아니면 음식이 몸에 들어오는 속도와 대사 반응 자체를 바꾸는 요소일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단순히 사과와 설탕물을 비교하는 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사과에는 당도 있고, 물도 있고, 섬유질도 있고, 세포벽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같은 사과를 서로 다른 물리적 형태로 바꾸어 비교했습니다.
통사과, 사과 퓌레, 사과주스입니다.
같은 사과, 같은 탄수화물, 다른 형태
연구자들은 건강한 성인에게 세 가지 형태의 사과를 먹였습니다. 하나는 통사과였고, 하나는 사과 퓌레였으며, 하나는 사과주스였습니다.
중요한 점은 세 조건의 이용 가능한 탄수화물 양을 모두 60g으로 맞췄다는 것입니다. 영양성분표만 보면 거의 같은 음식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몸의 반응은 같지 않았습니다.
통사과를 먹었을 때 사람들은 가장 큰 포만감을 느꼈습니다. 반대로 사과주스는 가장 빨리 섭취되었고, 포만감은 가장 낮았습니다. 논문 초록에 따르면 섬유질이 제거된 주스는 통사과보다 훨씬 빠르게 섭취될 수 있었고, 퓌레보다도 더 빠르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혈당도 단순히 "탄수화물 60g"이라는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초기 혈당 상승은 세 조건에서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주스에서는 이후 혈당이 더 뚜렷하게 떨어졌고, 퓌레에서도 그보다 약하지만 비슷한 방향의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인슐린 반응 역시 통사과보다 주스와 퓌레에서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몸은 통사과와 주스를 같은 음식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같은 사과라도 몸은 통사과, 퓌레, 주스를 같은 음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의 양이 같아도, 음식의 구조가 다르면 소화와 흡수, 포만감, 혈당과 인슐린 반응이 달라집니다.
통사과에는 구조가 남아 있습니다. 씹어야 하고, 섬유질이 물리적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세포벽 안에 당과 물이 들어 있습니다. 위와 장을 통과하는 속도도 다릅니다.
반면 주스는 이미 상당 부분 분해된 음식입니다. 씹을 필요가 없고, 빠르게 마실 수 있으며, 몸이 포만 신호를 충분히 만들기도 전에 많은 당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퓌레는 그 중간에 있습니다. 섬유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음식의 물리적 구조는 이미 많이 깨져 있습니다. 그래서 통사과와 주스 사이의 반응을 보입니다.
식이섬유는 성분이면서 구조입니다
이 연구는 식이섬유를 단순히 "몇 g 들어 있는가"로만 보면 부족하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식이섬유는 화학적 성분이지만, 동시에 음식의 물리적 구조를 이루는 일부입니다. 사과의 세포벽, 씹는 저항감, 점성, 입자 크기, 위 배출 속도는 모두 식이섬유의 존재 방식과 관련됩니다.
그래서 같은 식이섬유라도 통째로 남아 있는 섬유질과 잘게 부서진 섬유질은 몸에서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식품의 구조가 유지될수록 먹는 속도는 느려지고, 위장관은 더 긴 시간 동안 신호를 만들며, 포만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food matrix라는 개념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당이 문제라는 말은 너무 단순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당이 문제다"라는 말도 너무 단순합니다.
통사과의 당과 사과주스의 당은 화학적으로 비슷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에 들어오는 방식은 다릅니다. 통사과의 당은 세포벽과 섬유질 구조 안에 들어 있고, 씹기와 위장관 통과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사과주스의 당은 훨씬 빠르게 마실 수 있고, 구조의 상당 부분이 이미 사라져 있습니다.
따라서 몸은 단지 포도당과 과당 분자만 처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몸은 음식의 형태, 씹는 과정, 섬유질의 구조, 흡수 속도, 포만 신호를 함께 처리합니다.
초가공식품 문제도 여기서 다시 보입니다
현대 식품의 문제도 여기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은 많은 경우 음식의 구조가 이미 무너진 상태입니다. 부드럽고, 빠르게 먹히고, 에너지 밀도가 높고, 섬유질 구조가 약합니다. 맛과 질감은 강하지만, 씹고 기다리고 포만감을 만드는 과정은 짧아져 있습니다.
몸은 원래 구조를 가진 음식을 처리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현대 식품은 그 과정을 상당 부분 건너뛰게 만듭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탄수화물이 몇 g인가"만이 아닙니다.
그 탄수화물이 어떤 구조 속에 들어 있는지, 얼마나 빨리 먹히는지, 얼마나 씹어야 하는지, 장까지 어떤 형태로 도달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결론
같은 사과라도 통사과와 사과주스는 몸에서 같은 음식이 아닙니다.
1977년 사과 연구는 이 단순한 사실을 아주 깔끔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탄수화물 양을 맞춰도, 음식의 형태가 달라지면 포만감, 섭취 속도, 혈당 하강, 인슐린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음식은 영양소의 합이 아닙니다.
몸은 탄수화물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가진 음식을 처리합니다.
이것이 food matrix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참고문헌
- Haber GB, Heaton KW, Murphy D, Burroughs LF. Depletion and disruption of dietary fibre: Effects on satiety, plasma-glucose, and serum-insulin. The Lancet. 1977;310(8040):679-682. doi:10.1016/S0140-6736(77)90494-9
- Bolton RP, Heaton KW, Burroughs LF. The role of dietary fiber in satiety, glucose, and insulin: Studies with fruit and fruit juic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1981;34(2):211-217.
- Flood-Obbagy JE, Rolls BJ. The effect of fruit in different forms on energy intake and satiety at a meal. Appetite. 2009;52(2):416-422. doi:10.1016/j.appet.2008.1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