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식세포는 왜 필요했나: 1973년 Rosenthal–Shevach의 ‘항원 인지’ 실험계
발행: 1973-11-01 · 최종 업데이트: 2026-01-02
기니피그(guinea pig) 모델에서 항원 펄싱된 대식세포(macrophage)가 T 세포 반응을 유도하려면 왜 ‘조직적합성’이 맞아야 하는지, ³H-thymidine 증식 실험으로 증명한 1973년 JEM 고전 논문을 정리합니다.
1973년의 질문: ‘대식세포 도움’은 수용성 인자인가, 세포 표면 상호작용인가
1970년대 초반은 T 세포(T cell), B 세포(B cell), 대식세포(macrophage)라는 세 축이 정리되면서 “이 셋이 시험관(in vitro)에서 어떻게 한 덩어리 면역반응을 만드는가”가 가장 뜨거운 주제가 되던 시기였습니다. 특히 “림프구 반응에 대식세포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왜 필요한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1973년 Alan S. Rosenthal과 Ethan M. Shevach는 질문을 아주 날카롭게 바꿉니다.
“대식세포가 분비하는 수용성 인자가 핵심인가, 아니면 대식세포 표면에서 일어나는 항원 인지 과정자체가 핵심인가?”
이 논문은 후자에 무게를 싣는 실험 설계를 통해, 이후 ‘항원 제시(antigen presentation)’ 개념으로 이어지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실험 재료의 선택: 기니피그와 ‘조직적합성만 다른’ 계통
이 논문이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동물 모델입니다. 마우스가 아니라 기니피그(guinea pig)를 씁니다. 기니피그는 오래전부터 지연형 과민반응(DTH, delayed-type hypersensitivity) 모델에 널리 쓰였고, 감작된 동물에서 항원 재자극 시 T 세포 증식을 읽어내기에 적합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연구진은 조직적합성 항원이 서로 다른 근교계(inbred) 기니피그 두 계통, 즉 strain 2와 strain 13을 활용합니다. 실험의 핵심이 “대식세포–T 세포 상호작용에서 조직적합성(histocompatibility)이 필요하냐”이기 때문에, 이런 계통 쌍은 사실상 ‘정밀 도구’였습니다.
실험계의 뼈대: ‘항원 펄싱 대식세포’ + ‘정제 T 림프구’ + ³H-thymidine
이 논문은 그 글쓰기 형태가 “현대 논문 같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지점은, 실험계가 그림으로 명료하게 정리되고(figure 중심), 그 그림이 곧바로 결과 해석의 길잡이가 된다는 점입니다.
실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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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수집: 복강 삼출세포(peritoneal exudate cells) 기니피그 복강(peritoneal cavity)에 미네랄 오일을 주입해 염증성 삼출을 유도한 뒤, 복강 세척(peritoneal lavage)으로 세포를 회수합니다. 이 복강 삼출세포의 75–85%가 대식세포이며, 나머지는 림프구/다형핵백혈구(PMN) 등이 섞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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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T 림프구(indicator T lymphocytes)’ 만들기: 대식세포 제거 복강 세포를 나일론 컬럼(nylon column) 또는 유리 비드(glass beads)로 처리해 부착성 세포(대식세포)를 제거하면, 85–90%가 림프구인 분획을 얻습니다. 이 분획을 반응을 읽어낼 지표 T 림프구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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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화 세포(activator cells)’ 만들기: 대식세포는 살아있되 분열 못 하게 대식세포 분획에는 마이토마이신 C(mitomycin C)를 처리합니다. 이는 DNA 합성을 막아 세포 분열을 차단하지만, 세포 기능은 일정 수준 유지하게 해 주는 고전적 방법입니다. 그다음 대식세포를 항원과 약 60분함께 배양해 항원 펄싱(pulsing)을 하고, 과량 항원을 4회 세척으로 제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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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배양과 판독: 2–3일 배양 후 ³H-thymidine 18시간 항원 펄싱된 대식세포와 정제한 T 림프구를 섞어 2–3일 배양한 뒤, 마지막 18시간동안 삼중수소 티미딘(³H-thymidine)을 넣고 DNA 합성량(cpm)으로 T 세포 증식 반응을 읽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대식세포가 항원을 ‘먹고 처리한 뒤’ T 세포를 자극한다”는 방향성을 실험계 자체에 박아 넣었다는 점입니다.
핵심 결과 1: syngeneic 조합에서만 항원 특이 T 세포 증식이 나온다
표(Table)와 그림(Figure)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결론은 하나입니다.
림프구와 대식세포가 같은 계통(syngeneic)일 때는 반응이 잘 나오지만, 서로 다른 계통(allogeneic)이면 거의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strain 2의 감작 림프구에 대해 strain 2 대식세포를 항원 펄싱해 제공하면 시간에 따라 ³H-thymidine 흡수가 뚜렷이 증가합니다. 반대로 strain 13 대식세포를 같은 방식으로 제공하면, 측정 시간점(24/48/72시간)을 바꿔도 반응이 거의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시간점을 놓쳐서 생긴 착시” 가능성을 아예 그림 2 형태의 시간경과 실험으로 선제적으로 제거합니다.
이 결과는 당시 관점에서 상당히 강한 메시지였습니다.
“대식세포는 그냥 영양 공급자나 배양 보조자가 아니라, 항원 인지 단계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관여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핵심 결과 2: ‘순수 대식세포’가 아니어도 결론은 흔들리지 않는다
또 하나의 설득 포인트는 “대식세포 순도” 문제입니다. 복강 삼출세포는 75–85%가 대식세포이지만 100% 순수 대식세포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다른 세포가 사실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아니냐”는 반론이 가능합니다.
연구진은 이 반론에 대해, 대식세포가 75–85%인 분획과 더 고순도 분획을 비교했을 때 활성화 능력 차이가 크지 않다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즉, 관찰된 현상의 중심에 있는 세포가 대식세포라는 점을 반복 확인합니다.
반론 차단 실험: 혼합 림프구 배양(MLC) 자체 반응이 원인일까?
이계 세포를 섞으면 그 자체로 혼합 림프구 배양(MLC, mixed lymphocyte culture) 반응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항원 특이 반응처럼 보였던 게 사실은 동종항원(alloantigen)에 대한 MLC 아니냐”는 의심이 생깁니다.
연구진은 MLC 기여도를 따로 측정하고, 본 실험에서 관찰되는 항원 특이 증식 반응을 설명하기엔 기여가 미미하다는 방향으로 정리합니다. 즉, 지금 보고 있는 건 “이계 반응(MLC)”이 아니라 “항원+대식세포를 통한 T 세포 활성화”라는 주장에 힘을 싣습니다.
동종항혈청(allo-antisera) 실험: ‘조직적합성 항원’이 개입한다는 추가 증거
이 논문의 백미 중 하나는 동종항혈청 실험입니다. strain 2와 strain 13 사이에서 만든 동종항혈청(allo-antisera)을 배양계에 넣었을 때, 특정 조합의 반응이 선택적으로 억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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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2 혈청을 넣으면 2형 조직적합성 항원이 관여해야 하는 반응이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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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13 혈청을 넣으면 13형 항원이 관여하는 반응이 떨어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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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을 모두 갖는 F1(동형잡종) 조건에서는 두 항혈청 모두가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양상이 나타납니다.
이 패턴은 “항원 인지 과정에 대식세포와 림프구 양쪽의 조직적합성 항원, 즉 MHC 관련 구조가 관여한다”는 결론과 잘 맞습니다.
결정타 성격의 실험: 항혈청은 한쪽만 막아서는 충분하지 않다
연구진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동종항혈청이 대식세포만 표적으로 해도 되는지, 혹은 림프구 쪽에도 작용해야 하는지를 따집니다. 그 결과, 대식세포와 T 세포 양쪽에 관련 구조가 있어야 상호작용이 성립한다는 쪽으로 정리됩니다. 이는 훗날 “항원은 대식세포 표면에서 어떤 형태로 제시되고, T 세포는 그 복합체를 인식한다”는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논의의 톤: ‘수용성 인자’보다 ‘세포 표면 의존성’을 강조하다
흥미롭게도 저자들은 논의에서 “항원 펄싱된 대식세포의 배양 상층액(supernatant)만으로는 T 세포를 활성화할 수 없다”는 취지로 정리합니다. 이는 같은 시대에 대식세포 유래 수용성 인자(예: LAF)에 주목하던 흐름과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즉, 1973년 무렵 대식세포 연구는 대략 두 갈래로 갈라져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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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대식세포가 분비하는 수용성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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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쪽은 “대식세포 표면에서 일어나는 항원 인지/제시”
Rosenthal–Shevach의 논문은 후자의 입장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동계 조합에서만 항원 인지가 성립한다”는 실험적 골격을 제공합니다.
정리: 이 논문의 한 문장 결론
항원으로 펄싱된 대식세포가 감작된 T 세포의 DNA 합성을 유도하는 과정은, 대식세포와 림프구의 조직적합성(MHC 관련) 세포 표면 구조에 의존합니다.
이 한 문장이 1970년대 중반 이후 “항원 제시”와 “MHC 제한성(MHC restriction)”으로 이어지는 논의의 바닥을 깔아 줍니다.
관련문헌 (M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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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nthal, Alan S., and Ethan M. Shevach. “Function of Macrophages in Antigen Recognition by Guinea Pig Lymphocytes.”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vol. 138, no. 5, 1973, pp. 1194–1212. https://doi.org/10.1084/jem.138.5.1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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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vach, Ethan M., and Alan S. Rosenthal. “Function of Macrophages in Antigen Recognition by Guinea Pig T Lymphocytes. II. ROLE OF THE MACROPHAGE IN THE REGULATION OF GENETIC CONTROL OF THE IMMUNE RESPONSE”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vol. 138, no. 5, 1973, pp. 1213–1229. https://doi.org/10.1084/jem.138.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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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penheim, Joost J. “Evolution of the Serendipitous Discovery of Macrophage–Lymphocyte Interactions and Cytokines.” Frontiers in Immunology, 2014. https://doi.org/10.3389/fimmu.2014.00530 Fronti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