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 식단 순서가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케빈 홀 교차시험 재분석의 의미

발행: 2026-06-01 · 최종 업데이트: 2026-06-02

케빈 홀 연구팀의 2024년 AJCN 논문을 바탕으로, 저탄수화물-저지방 대사병동 교차시험에서 순서 효과가 왜 중요했는지, 초가공식품 연구에서는 왜 같은 문제가 크지 않았는지 평가합니다.

Diet order significantly affects energy balance for diets varying in macronutrients but not ultraprocessing in crossover studies without a washout period
Christina M. Sciarrillo, Juen Guo, Aaron Hengist, Valerie L. Darcey, Kevin D. Hall ·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 2024
세척 기간 없이 4주 연속 진행된 두 대사병동 교차시험을 재분석한 결과, 저탄수화물-저지방 식단 비교에서는 식단 순서가 에너지 섭취와 체중·체지방 변화에 큰 영향을 주었지만, 초가공식품-최소가공식품 비교에서는 같은 순서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이 논문은 새 식단 실험이 아니라 방법론 논문에 가깝다

이 논문은 새로운 식단을 시험한 연구가 아닙니다. 케빈 홀 연구팀이 이미 발표했던 두 개의 NIH 대사병동 교차시험을 다시 분석한 논문입니다. 하나는 2021년 Nature Medicine에 발표된 식물성 저지방 식단과 동물성 케톤 식단 비교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2019년 Cell Metabolism에 발표된 초가공식품과 최소가공식품 비교 연구입니다.

따라서 이 글은 2021년 원 논문 해설을 읽은 뒤 보면 가장 잘 이해됩니다. 2021년 논문이 던진 질문은 "마음대로 먹게 두면 식물성 저지방 식단과 동물성 케토 식단 중 어느 쪽을 덜 먹는가"였습니다. 2024년 논문은 그 다음 질문을 던집니다. 그 결과가 식단 자체의 평균 효과였는가, 아니면 식단을 먹은 순서도 결과를 바꾸었는가?

두 연구는 모두 교차시험이었습니다. 참가자는 두 식단을 모두 경험합니다. 이런 설계는 사람마다 다른 식욕, 대사량, 체격의 차이를 줄일 수 있어 강력합니다. 하지만 약점도 있습니다. 첫 번째 식단의 영향이 두 번째 식단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것을 순서 효과 또는 carryover effect라고 부릅니다.

이번 논문의 질문은 단순합니다.

세척 기간 없이 바로 식단을 바꿨을 때, 첫 번째 식단이 두 번째 식단의 섭취량과 체중 변화까지 바꾸었는가?

답은 두 연구에서 달랐습니다. 저탄수화물-저지방 비교에서는 순서 효과가 컸고, 초가공식품-최소가공식품 비교에서는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연구 설계: 두 개의 4주 대사병동 교차시험

첫 번째 분석은 저탄수화물 식단과 저지방 식단 비교입니다. 건강한 성인 20명이 NIH Clinical Center에 입원했고, 무작위로 두 순서 중 하나에 배정되었습니다.

  • LC -> LF: 2주 저탄수화물 식단 뒤 2주 저지방 식단
  • LF -> LC: 2주 저지방 식단 뒤 2주 저탄수화물 식단

저탄수화물 식단은 지방 75%, 탄수화물 10%, 단백질 15%였고 동물성 식품 중심이었습니다. 저지방 식단은 탄수화물 75%, 지방 10%, 단백질 15%였고 식물성 식품 중심이었습니다. 두 식단 모두 참가자가 먹고 싶은 만큼 먹도록 제공되었습니다.

두 번째 분석은 초가공식품과 최소가공식품 비교입니다. 역시 성인 20명이 입원했고, 두 순서 중 하나에 배정되었습니다.

  • UPF -> MPF: 2주 초가공식품 뒤 2주 최소가공식품
  • MPF -> UPF: 2주 최소가공식품 뒤 2주 초가공식품

이 연구에서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당, 식이섬유, 나트륨, 전체 에너지 밀도 등을 가능한 한 맞추었습니다. 차이는 식품의 가공 정도였습니다.

중요한 점은 두 연구 모두 세척 기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참가자는 첫 번째 식단을 끝낸 다음 바로 두 번째 식단으로 넘어갔습니다.

세척 기간 없는 4주 교차시험 설계
그림 1. Sciarrillo와 Hall 연구팀의 2024년 재분석 설계. 참가자는 무작위로 Diet A 뒤 Diet B 또는 Diet B 뒤 Diet A 순서에 배정되었고, 각 식단은 2주씩 제공되었습니다. 핵심은 두 식단 사이에 세척 기간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핵심 결과 1: 저탄수화물 뒤 저지방 순서에서 더 많이 빠졌다

저탄수화물-저지방 연구에서는 순서가 결과를 크게 바꾸었습니다. LC -> LF 순서의 참가자는 LF -> LC 순서의 참가자보다 4주 동안 체중을 더 많이 줄였습니다.

논문이 제시한 주요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LC -> LF는 LF -> LC보다 체중을 약 2.9 kg 더 줄였습니다.
  • 체지방은 약 1.5 kg 더 줄었습니다.
  • 전체 4주 동안 LC -> LF는 하루 약 921 kcal를 덜 먹었습니다.
  • 이 차이는 대부분 마지막 2주에서 생겼고, 마지막 2주에는 하루 약 1610 kcal 차이가 났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첫 2주에는 에너지 섭취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차이는 식단을 바꾼 뒤 커졌습니다. 저지방 식단을 먼저 먹은 사람들은 이후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넘어갔을 때 섭취량이 크게 올라갔습니다. 반대로 저탄수화물 식단을 먼저 먹은 사람들은 저지방 식단으로 넘어갔을 때 섭취량이 낮아졌습니다.

저탄수화물-저지방 식단 순서에 따른 에너지 섭취와 체중, 체지방 변화
그림 2. 저탄수화물(LC)과 저지방(LF) 식단 비교에서 관찰된 순서 효과. 빨간색은 LC -> LF, 파란색은 LF -> LC 순서입니다. 전체 4주 동안 LC -> LF 순서에서 에너지 섭취가 더 낮았고, 체중과 체지방 감소가 더 컸습니다. 특히 차이는 식단이 바뀐 뒤 마지막 2주에 커졌습니다.

즉, 이 결과는 “저탄수화물 식단이 좋다” 또는 “저지방 식단이 좋다”라는 단순한 승패가 아닙니다. 오히려 앞서 먹은 식단이 다음 식단에서 얼마나 먹게 되는지를 바꿀 수 있다는 결과입니다.

핵심 결과 2: 초가공식품 연구에서는 순서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초가공식품-최소가공식품 비교에서는 달랐습니다. UPF -> MPF와 MPF -> UPF 사이에 에너지 섭취, 체중 변화, 체지방 변화의 유의한 순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교차시험에 세척 기간이 없다고 해서 항상 결과가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식단을 비교하느냐에 따라 순서 효과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탄수화물-저지방 비교에서는 식단의 탄수화물과 지방 비율뿐 아니라 음식의 부피, 섬유질, 에너지 밀도, 식품군 구성이 크게 달랐습니다. 반면 초가공식품 연구에서는 주요 영양소와 섬유질, 전체 에너지 밀도를 최대한 맞추었습니다. 그래서 첫 식단이 장과 식욕에 남기는 흔적이 더 작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초가공식품과 최소가공식품 비교에서는 식단 순서 효과가 뚜렷하지 않음
그림 3. 초가공식품(UPF)과 최소가공식품(MPF) 비교에서는 LC/LF 비교와 달리 유의한 순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4주 교차시험 구조라도, 무엇을 비교하느냐에 따라 carryover effect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들의 해석: 장이 2주 만에 완전히 리셋되지 않았을 수 있다

저자들은 가장 그럴듯한 설명으로 장 적응을 제안합니다. 저지방 식단은 식물성 식품, 곡류, 콩류, 과일, 뿌리채소 등을 포함했고 음식 부피와 식이섬유가 많았습니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상대적으로 음식 부피와 섬유질이 적었습니다.

첫 2주 동안 저지방 식단을 먹은 사람은 큰 부피와 높은 섬유질에 장이 적응했을 수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고지방·저섬유·고에너지밀도 식단으로 넘어가면, 같은 포만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먹게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저탄수화물 식단을 먼저 먹은 사람은 낮은 음식 부피에 적응한 뒤 저지방 식단으로 넘어가므로, 더 적은 에너지로도 포만감을 느꼈을 수 있습니다.

논문에서 특히 눈에 띄는 수치는 첫 2주의 음식 부피와 섬유질 차이입니다. 첫 2주 동안 LF -> LC 그룹은 LC -> LF 그룹보다 음식 부피를 하루 약 1296 g 더 많이 먹었고, 식이섬유도 하루 약 58 g 더 많이 먹었습니다. 그리고 첫 2주의 음식 부피와 섬유질 섭취가 둘째 2주의 에너지 섭취 및 체지방 변화와 상관을 보였습니다.

저탄수화물과 저지방 식단 순서에 따른 에너지 밀도, 음식량, 섬유질 섭취
그림 4. LC/LF 비교에서 음식의 에너지 밀도, 섭취한 음식의 질량, 섬유질 섭취량이 어떻게 달랐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첫 2주 동안 LF를 먼저 먹은 그룹은 훨씬 큰 음식 부피와 높은 섬유질에 노출되었습니다. 저자들은 이 차이가 다음 2주의 섭취량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제안합니다.
첫 2주의 음식량과 섬유질 섭취가 둘째 2주의 에너지 섭취 및 체지방 변화와 상관
그림 5. 첫 2주 동안의 음식 부피와 섬유질 섭취가 둘째 2주의 에너지 섭취 및 체지방 변화와 상관을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이것은 순서 효과가 단순한 통계적 우연이 아니라, 장과 포만감의 적응과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 해석은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식욕은 탄수화물과 지방의 비율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음식의 부피, 섬유질, 위장관 팽창, 식사 속도, 에너지 밀도, 장내미생물, 습관화된 포만감 기준이 함께 작동합니다.

케톤이 식욕을 억제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

저탄수화물 식단을 먼저 먹은 LC -> LF 그룹은 저탄수화물 기간 동안 케톤 수치가 더 높았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해석은 가능합니다. 케톤이 더 잘 올라가 식욕이 억제되었고, 그래서 더 적게 먹은 것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LF -> LC 그룹에서 케톤이 낮았던 것은 이전 저지방 식단이 케톤 생성을 직접 막아서라기보다, 저탄수화물 기간에 실제로 에너지와 탄수화물을 더 많이 먹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케톤 수치와 에너지·탄수화물 섭취의 관계가 순서와 무관하게 비슷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논문을 대충 읽는 사람들은 이것이 저탄고지 식단을 하고 나서 다른 식단으로 옮겨갈 때 장점이 있다고 하지만, 이것도 사실 그렇게 신뢰할 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케빈 홀의 연구는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만든 것이고, 이 식단이 고탄저지와 저탄고지의 차이점이지만, 섭취량이 다른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기름은 1g이 9kcal 이지만, 다른 영양소는 4kcal 이기 때문에 별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탄수화물은 항상 물과 같이 섞여 있어서 실제 부피 차이가 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탄수화물 식단 순서에 따른 케톤 수치 차이
그림 6. 저탄수화물 식단을 먼저 먹은 LC -> LF 그룹에서 케톤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를 이전 저지방 식단이 케톤 생성을 직접 억제했기 때문으로 단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LF -> LC 그룹은 저탄수화물 기간에 실제로 더 많은 에너지와 탄수화물을 섭취했고, 이것이 낮은 케톤 수치와 연결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대목은 저탄수화물 논쟁에서 중요합니다. 케톤 수치가 높다고 해서 독립적인 식욕 억제 효과가 곧바로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케톤은 섭취량이 줄었기 때문에 올라갈 수도 있고, 케톤 자체가 섭취량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이 둘을 분리하려면 더 정교한 실험이 필요합니다.

이 논문이 중요한 이유

이 논문의 가장 큰 가치는 특정 식단의 우열을 판정한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짧은 교차시험에서 식단 순서를 가볍게 보면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영양학 연구에서 대사병동 교차시험은 매우 귀합니다. 참가자를 입원시켜 음식 섭취를 직접 측정하고, 체중과 체성분, 에너지 소비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연구일수록 짧고 비쌉니다. 세척 기간을 길게 넣으면 참가자가 중도탈락할 위험도 커집니다. 그래서 연구자는 효율성과 생리학적 잔효과 사이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이번 논문은 그 선택의 비용을 보여줍니다. 특히 저탄수화물과 저지방처럼 음식 부피와 섬유질, 에너지 밀도, 식품군 구성이 크게 달라지는 비교에서는 2주가 충분한 리셋 기간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이 말하지 않는 것

이 논문은 “저지방 식단이 저탄수화물 식단보다 낫다” 또는 “저탄수화물 식단은 틀렸다”라고 말하는 논문이 아닙니다. 반대로 “순서 효과가 있었으니 기존 2021년 연구의 결론은 무효다”라고 말하는 논문도 아닙니다.

기존 2021년 연구의 핵심 결과는 참가자들이 평균적으로 저지방 식단에서 저탄수화물 식단보다 적은 열량을 먹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재분석은 그 결과를 더 복잡하게 만듭니다. 같은 평균 차이를 보더라도, 식단 순서와 장 적응이 섭취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맥락을 추가합니다.

그래서 두 논문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층위가 다릅니다. 2021년 논문은 식단 기간끼리의 평균 차이를 보여주었고, 2024년 논문은 그 평균 차이가 어떤 순서 조건에서 더 크게 나타났는지를 보여줍니다. 2024년 논문 때문에 2021년 결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2021년 결과를 "저지방 식단 자체의 순수 효과"로만 읽는 해석은 약해집니다.

따라서 이 논문을 정확히 읽으면 결론은 이렇게 됩니다.

이 연구는 식단의 효과와 식단 순서의 효과가 짧은 교차시험 안에서 서로 얽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음식 부피와 섬유질이 크게 다른 식단을 비교할 때는 세척 기간, 평행군 설계, 또는 더 긴 적응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

강점

이 논문의 강점은 먼저 자료의 질입니다. 두 원 연구 모두 NIH Clinical Center에서 진행된 입원 대사병동 연구입니다. 참가자가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를 자기보고가 아니라 실제 제공량과 남긴 양으로 계산했습니다. 체중은 매일 측정했고, 체성분은 DXA로 반복 측정했습니다. 에너지 소비도 대사챔버로 측정했습니다.

또 하나의 강점은 연구팀이 자기 연구의 약점을 직접 다시 들여다봤다는 점입니다. 케빈 홀 연구팀은 저탄수화물-저지방 논쟁에서 자주 인용되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은 그 데이터를 더 단순하게 홍보하는 대신, 교차시험 설계가 만든 해석상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과학적으로는 이 태도가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두 연구를 나란히 비교한 점도 좋습니다. 저탄수화물-저지방 연구에서는 순서 효과가 있었지만, 초가공식품 연구에서는 없었습니다. 이 대비 덕분에 “세척 기간 없는 교차시험은 다 문제다”가 아니라 “어떤 생리학적 차이를 비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더 정교한 결론이 가능합니다.

한계

가장 큰 한계는 이 논문이 2차 분석이라는 점입니다. 원 연구들은 애초에 순서 효과를 검정하기 위해 설계된 연구가 아니었습니다. 참가자 수는 각 연구 20명으로 작고, 순서별로 나누면 그룹당 10명 수준입니다. 저자들도 이 분석이 탐색적이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또한 다중비교 보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지표를 살피다 보면 우연히 유의하게 보이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물론 에너지 섭취와 체중 변화의 차이는 꽤 크고 일관적이지만, 세부 기전 해석은 조심해야 합니다.

장 적응이라는 설명도 아직 가설입니다. 음식 부피와 섬유질 섭취가 다음 2주의 섭취량과 상관을 보였지만, 이것만으로 기전이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위장관 용적 적응인지, 장내미생물 변화인지, 식사 속도인지, 음식 선호도인지, 또는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입원 대사병동 연구의 장점은 동시에 한계입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사람들이 병동처럼 정해진 메뉴를 먹지 않고, 식품 접근성, 가격, 취향, 사회적 환경, 식사 시간, 스트레스가 함께 작용합니다. 따라서 이 결과를 일상 다이어트 전략으로 곧바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평가: 좋은 논문이지만 승패 판정용 논문은 아니다

이 논문은 다이어트 논쟁에서 어느 한쪽의 승리를 선언하기 위한 논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식의 해석을 어렵게 만드는 논문입니다.

저탄수화물과 저지방 식단의 차이를 비교할 때, 우리는 흔히 탄수화물과 지방의 비율만 봅니다. 하지만 이 논문은 그 비율 뒤에 숨어 있는 음식의 물리적 구조를 보게 만듭니다. 저지방 식물성 식단은 대개 부피가 크고 섬유질이 많습니다. 동물성 케톤 식단은 대개 부피가 작고 에너지 밀도가 높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영양소 비율이 아니라 장과 포만감의 경험을 바꿉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논문은 케빈 홀 연구의 흐름과 잘 맞습니다. 홀의 연구는 “칼로리냐 호르몬이냐”라는 오래된 양자택일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습니다. 식단은 칼로리와 호르몬만이 아니라, 음식의 부피, 섬유질, 가공도, 식사 속도, 장 적응, 식품 환경을 통해 사람의 실제 섭취량을 바꿉니다.

이번 논문의 가장 좋은 읽기는 이것입니다. 짧은 식단 실험에서 나온 체중 변화는 식단 자체의 효과만이 아니라, 그 식단에 들어가기 전 몸이 어떤 식단에 적응해 있었는가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이어트 연구를 더 복잡하게 만들지만, 더 현실적으로도 만듭니다.

결론

Sciarrillo와 Hall 연구팀의 2024년 논문은 케빈 홀의 기존 식단 연구를 부정하기보다 더 정교하게 읽게 만듭니다. 세척 기간 없는 4주 교차시험에서 저탄수화물-저지방 비교는 순서 효과에 민감했습니다. 반면 초가공식품-최소가공식품 비교는 같은 설계에서도 순서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논문의 핵심 메시지는 식단 순서가 항상 문제라는 것이 아닙니다. 음식 부피와 섬유질처럼 장과 포만감에 큰 흔적을 남기는 요소가 크게 다를 때, 짧은 교차시험은 순서 효과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이어트 연구를 읽을 때는 “어떤 식단이 더 많이 빠졌는가”만 보면 안 됩니다. 누가 먼저 무엇을 먹었는지, 식단 사이에 충분히 리셋될 시간이 있었는지, 그리고 체중 변화가 체지방 변화인지 수분과 제지방 변화인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이 논문은 바로 그 조심스러운 읽기의 좋은 사례입니다.

마지막으로 식단 자체의 우월성은 차이가 적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논문 자체가 탄수화물-인슐린 가설에 의하면 더 큰 차이가 났을 것이라는 것을 기대하고 한 실험입니다. 따라서 그런 관점에서 논문을 분석하면, 여전히 탄수화물-인슐린 가설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참고문헌

  1. Sciarrillo CM, Guo J, Hengist A, Darcey VL, Hall KD. Diet order significantly affects energy balance for diets varying in macronutrients but not ultraprocessing in crossover studies without a washout period.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24;120(4):953-963. https://doi.org/10.1016/j.ajcnut.2024.08.013
  2. Hall KD, Guo J, Courville AB, et al. Effect of a plant-based, low-fat diet versus an animal-based, ketogenic diet on ad libitum energy intake. Nature Medicine. 2021;27(2):344-353. https://doi.org/10.1038/s41591-020-01209-1
  3. Hall KD, Ayuketah A, Brychta R, et al. Ultra-Processed Diets Cause Excess Calorie Intake and Weight Gain: An Inpatien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Ad Libitum Food Intake. Cell Metabolism. 2019;30(1):67-77.e3. https://doi.org/10.1016/j.cmet.2019.05.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