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 DIETFITS 2차 분석: 식단의 질과 준수도가 체중감량을 갈랐을까
발행: 2024-01-01 · 최종 업데이트: 2026-05-01
DIETFITS 임상시험의 2024년 2차 분석을 바탕으로, 건강한 저탄수화물·저지방 식단에서 식단 준수도와 식사의 질이 체중감량 성공과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정리합니다.
배경: DIETFITS 원논문이 남긴 다음 질문
2018년 DIETFITS 원논문은 저지방 식단과 저탄수화물 식단 논쟁에서 중요한 기준점을 만들었습니다. 건강한 저지방 식단(Healthy Low-Fat, HLF)과 건강한 저탄수화물 식단(Healthy Low-Carbohydrate, HLC)을 12개월 동안 비교했지만, 평균 체중감량은 두 식단 사이에서 유의하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유전자형 패턴이나 기저 인슐린 분비도 어느 식단이 더 잘 맞을지를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습니다. 평균적으로 두 식단이 비슷했다면, 각 식단 안에서 더 잘 감량한 사람들은 무엇이 달랐을까요? 단순히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더 많이 줄인 사람이 성공했을까요, 아니면 식사의 질을 더 많이 높인 사람이 성공했을까요? 혹은 두 요소가 함께 필요했을까요?
2024년에 발표된 이 논문은 바로 그 질문을 다룬 DIETFITS의 사후 2차 분석입니다. 새로운 무작위 임상시험을 다시 한 것이 아니라, 원래 DIETFITS 연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12개월 식사 자료를 다시 나누어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이 논문은 인과관계를 확정하는 연구라기보다, 식단의 질과 식단 준수도가 체중감량 성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주는 연구로 읽어야 합니다.
연구 질문: 식단의 질과 준수도를 동시에 보면 무엇이 보일까
연구진이 본 핵심 변수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식단의 질(dietary quality)입니다. 연구진은 건강식이지수 2010(Healthy Eating Index 2010, HEI-2010) 점수 변화를 이용해, 12개월 동안 식사가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사 지침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평가했습니다.
둘째는 식단 준수도(dietary adherence)입니다. 저탄수화물군에서는 순탄수화물(net carbohydrate)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준수도의 기준이었고, 저지방군에서는 지방 섭취를 얼마나 줄였는지가 기준이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준수도가 “칼로리를 얼마나 줄였는가”가 아니라, 배정받은 식단 전략을 얼마나 잘 따랐는지로 정의되었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각 식단군 안에서 참가자들을 네 집단으로 나누었습니다. 식단의 질도 높이고 준수도도 높은 사람은 고품질·고준수군(HQ/HA), 식단의 질은 높였지만 준수도는 낮은 사람은 고품질·저준수군(HQ/LA), 식단의 질은 낮지만 준수도는 높은 사람은 저품질·고준수군(LQ/HA), 둘 다 낮은 사람은 저품질·저준수군(LQ/LA)으로 분류했습니다.
비교의 기준은 저품질·저준수군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 분석은 “식단의 질도 별로 좋아지지 않았고, 배정된 식단 원칙도 상대적으로 덜 지킨 사람들에 비해 다른 집단은 얼마나 더 BMI를 줄였는가”를 물었습니다.
연구 설계: DIETFITS의 12개월 자료를 다시 분석하다
DIETFITS 원 연구에는 일반적으로 건강하지만 과체중 또는 비만이 있는 성인 609명이 참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18-50세였고, BMI는 28-40 kg/m2 범위였습니다. 이들은 건강한 저탄수화물 식단 또는 건강한 저지방 식단에 무작위 배정되어 12개월 동안 식단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번 2차 분석에는 기초 시점과 12개월 시점의 24시간 식사 회상 자료가 모두 있는 448명이 포함되었습니다. 건강한 저탄수화물군 224명, 건강한 저지방군 224명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등록영양사가 진행하는 22회의 수업형 식사 교육을 받았고, 초기 8주 동안 저탄수화물군은 순탄수화물을 하루 20 g 이하로, 저지방군은 지방을 하루 20 g 이하로 줄이도록 지도받았습니다. 이후에는 각자가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 천천히 늘리도록 했습니다.
이 설계에서 중요한 점은 명시적인 열량 제한 지시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두 그룹 모두 고도로 가공된 식품과 첨가당을 줄이고, 채소와 통식품(whole foods)을 늘리도록 교육받았습니다. 따라서 이 논문은 “몇 kcal를 줄이라고 했을 때 누가 성공했는가”가 아니라, 저탄수화물 또는 저지방이라는 전략 안에서 식단의 질과 준수도가 어떤 관련을 보였는지를 분석한 연구입니다.
다만 이것이 칼로리와 무관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구진이 직접 칼로리 제한 목표를 주지는 않았지만, 실제 식사 자료를 보면 식단을 가장 잘 지킨 집단은 결과적으로 에너지 섭취도 가장 크게 줄였습니다. 즉, 이 연구의 흥미로운 지점은 “칼로리를 세지 않아도 된다”가 아니라, 식단의 질을 높이고 배정된 식단 원칙을 잘 지키는 과정에서 총에너지 섭취 감소가 함께 나타났다는 데 있습니다.
주요 결과: 둘 중 하나만으로는 부족했다
가장 중요한 결과는 두 식단군에서 거의 같은 방향으로 나타났습니다. 건강한 저탄수화물군에서도, 건강한 저지방군에서도, 12개월 뒤 BMI 감소가 가장 컸던 집단은 고품질·고준수군이었습니다.
저탄수화물군에서 고품질·고준수군은 저품질·저준수군에 비해 BMI가 평균 1.15 kg/m2 더 감소했습니다. 95% 신뢰구간은 -2.04에서 -0.26이었고, 통계적으로 유의했습니다. 고품질·저준수군은 -0.30 kg/m2, 저품질·고준수군은 -0.80 kg/m2였지만, 이 두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저지방군에서도 비슷했습니다. 고품질·고준수군은 저품질·저준수군에 비해 BMI가 평균 1.11 kg/m2 더 감소했습니다. 95% 신뢰구간은 -2.10에서 -0.11이었고, 이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했습니다. 고품질·저준수군은 -0.26 kg/m2, 저품질·고준수군은 -0.66 kg/m2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식단의 질만 높이거나 배정된 다량영양소 제한만 잘 지키는 것보다,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날 때 체중감량과의 관련이 가장 뚜렷했습니다. 저탄수화물 식단을 하든 저지방 식단을 하든, “좋은 음식을 먹는 것”과 “정한 식단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함께 갈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에너지 섭취 변화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저탄수화물군의 고품질·고준수군은 하루 섭취 열량이 평균 약 909 kcal 줄었고, 저품질·저준수군은 약 172 kcal 줄었습니다. 저지방군에서도 고품질·고준수군은 약 934 kcal 줄었지만, 저품질·저준수군은 약 36 kcal만 줄었습니다. 이 수치는 식단의 질과 준수도가 체중감량과 연결된 한 가지 현실적인 경로가 총에너지 섭취 감소였음을 보여줍니다.
Figure 1이 보여주는 패턴
논문 Figure 1은 이 연구의 메시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Figure 1A는 건강한 저탄수화물군의 BMI 변화를, Figure 1B는 건강한 저지방군의 BMI 변화를 보여줍니다. 막대 자체는 각 집단의 12개월 BMI 변화 평균을 나타내고, 막대 아래 숫자는 저품질·저준수군과 비교한 보정 분석 결과를 나타냅니다.
절대 변화로 보면, 저탄수화물군의 고품질·고준수군은 평균 BMI가 -2.49 kg/m2 변했고, 저품질·저준수군은 -1.73 kg/m2 변했습니다. 저지방군에서는 고품질·고준수군이 -2.54 kg/m2, 저품질·저준수군이 -1.36 kg/m2였습니다. 두 식단 모두에서 고품질·고준수군의 막대가 가장 아래로 내려가 있습니다. 즉, BMI 감소가 가장 컸다는 뜻입니다.
이 그림이 중요한 이유는 저탄수화물과 저지방 중 어느 하나만 특별히 우세한 그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두 식단 모두에서 같은 패턴이 보입니다. 식단의 이름보다, 그 식단을 어떤 질로 얼마나 꾸준히 실행했는지가 중요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대사 지표: 혈압과 혈당, 인슐린에서는 일부 신호가 있었다
연구진은 체중감량 외에도 수축기혈압, 이완기혈압, 공복혈당, 공복 인슐린,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을 분석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가장 일관된 결과는 체중과 혈압 쪽에서 나타났습니다.
고품질·고준수 조합은 두 식단군 모두에서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 감소와 관련되었습니다. 저탄수화물군에서는 공복혈당과 공복 인슐린도 고품질·고준수군에서 더 뚜렷하게 개선되었습니다. 저탄수화물군의 고품질·고준수군은 저품질·저준수군에 비해 공복혈당이 5.40 mg/dL 더 낮아졌고, 공복 인슐린은 4.11 μU/mL 더 낮아졌습니다.
다만 대사 지표의 세부 결과는 체중 결과보다 조심스럽게 읽어야 합니다. 이 분석은 탐색적 성격이 강했고, 다중 비교 보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질 지표 역시 일관된 방향으로 정리되기 어려웠습니다. 저자들은 기초 시점의 평균 지질 수치가 이미 정상 범위 또는 목표치에 가까웠기 때문에 변화 여지가 작았을 수 있고, 우연이나 비식이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해석: 식단 이름보다 실행 방식이 중요할 수 있다
이 논문의 가장 큰 의미는 체중감량 식단을 선택할 때 “저탄수화물이냐 저지방이냐”라는 질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같은 저탄수화물 식단 안에서도 어떤 사람은 식단의 질을 높이고 탄수화물 제한도 잘 지켰지만, 어떤 사람은 둘 다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저지방 식단 안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결과는 DIETFITS 원논문의 결론과 잘 이어집니다. 원논문에서는 건강한 저지방 식단과 건강한 저탄수화물 식단 사이의 평균 체중감량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이번 2차 분석은 그 평균값 뒤에 숨어 있던 차이를 보여줍니다. 어떤 식단을 배정받았는가보다, 그 식단을 얼마나 잘 지켰고 동시에 얼마나 건강한 음식 구성으로 실천했는가가 중요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이 연구에서 말하는 식단의 질은 단순히 “칼로리가 낮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자들은 높은 식단의 질이 체중감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로 섬유질 함량 증가, 낮은 에너지 밀도, 낮은 혈당지수, 높은 수분 함량, 높은 영양소 밀도 등을 언급합니다. 이런 특징은 포만감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총에너지 섭취를 줄이며, 대사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논문은 “칼로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근거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연구진은 칼로리를 엄격하게 처방하지 않았지만, 체중감량이 가장 컸던 집단에서는 실제 섭취 열량 감소도 가장 컸습니다. 다만 그 칼로리 감소가 숫자 목표를 직접 강요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식단의 질과 식단 실행 방식이 바뀌면서 함께 따라온 변화였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한계: 2차 분석이므로 인과관계는 조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한계는 이 연구가 사후 2차 분석이라는 점입니다. 참가자들은 저탄수화물 또는 저지방 식단에는 무작위 배정되었지만, 고품질·고준수군이나 저품질·저준수군에 무작위 배정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고품질·고준수군이 더 많이 감량한 이유가 오직 식단의 질과 준수도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 집단의 사람들은 동기부여가 더 높았거나, 생활습관 변화에 더 적극적이었거나, 식사 자료를 더 정확히 보고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다른 한계는 집단 구분 방식입니다. 연구진은 HEI-2010 점수 변화와 탄수화물 또는 지방 섭취 변화의 중앙값을 기준으로 고품질과 저품질, 고준수와 저준수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식단의 질이 어느 점수 이상이면 “높다”고 할 수 있는 보편적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며, 식단 준수도 역시 사람마다 유지 가능한 수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DIETFITS 자체가 처음 8주 이후에는 각자 지속 가능한 수준을 찾게 한 연구였기 때문에, 준수도의 경계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또한 참가자들은 비교적 교육 수준이 높고, 비히스패닉 백인 비율이 높았습니다. 전체 DIETFITS 참가자 중 일부는 12개월 식사 회상 자료가 없어 이번 분석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제외된 사람들의 기초 특성이 대체로 비슷했다고는 하지만, 자료 결측이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결론: 좋은 식단은 종류보다 품질과 지속성의 조합에 가깝다
이 논문은 저탄수화물 식단을 부정하지도 않고, 저지방 식단을 우월하다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두 식단 모두 제대로 실천하면 체중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순히 탄수화물이나 지방이라는 하나의 영양소만 줄이는 접근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건강한 저탄수화물 식단을 하든 건강한 저지방 식단을 하든, 고도로 가공된 식품과 첨가당을 줄이고, 채소와 통식품을 늘리며, 자신이 선택한 식단 원칙을 꾸준히 지킨 사람들이 가장 큰 BMI 감소를 보였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중요한 메시지도 여기에 있습니다. 환자에게 “탄수화물을 줄이세요” 또는 “지방을 줄이세요”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어떤 방식이든 오래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식단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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