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 TAP의 등장: 세포질 펩타이드는 어떻게 MHC class I이 있는 소포체로 가는가
발행: 2026-04-18 · 최종 업데이트: 2026-04-19
Deverson 등의 1990년 Nature 논문을 중심으로, MHC class II 영역에 존재하는 ABC transporter 유사 유전자가 class I 항원가공 경로의 peptide pump 후보로 등장하는 과정을 정리합니다.
왜 peptide transporter가 필요했는가
1980년대 후반이 되면 class I MHC가 세포질 유래 단백질 조각을 제시한다는 그림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습니다. 1985년과 1986년 Townsend 논문은 CTL이 인플루엔자 핵단백질 전체가 아니라 짧은 fragment 또는 peptide를 본다는 점을 보여 주었고, 1987년 HLA-A2 구조 논문은 class I MHC 위쪽에 peptide가 놓일 수 있는 groove가 있다는 점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큰 빈칸이 남아 있었습니다. class I MHC는 소포체 안에서 접히고 조립됩니다. 반면 class I에 실릴 peptide는 주로 세포질 단백질이 분해되어 만들어집니다. 그렇다면 세포질에서 생긴 peptide는 어떻게 소포체 막을 넘어 class I MHC가 있는 자리까지 도달하는가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 논문은 바로 그 빈칸을 메우는 후보 분자를 제시했습니다.
출발점은 rat cim locus였다
저자들이 주목한 것은 rat의 cim locus였습니다. 이 유전적 위치는 class I 분자의 정상적인 assembly와 transport에 영향을 주는 자리로 알려져 있었고, 그 위치가 MHC class II 영역 근처로 좁혀져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class I 항원제시 문제가 class II 영역 내부에서 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었다는 점입니다.
이 논문은 이 구간을 분자적으로 분석해 두 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찾았습니다. 당시에는 후대의 TAP1, TAP2라는 이름이 완전히 정착되기 전이었고, 논문은 이 유전자들을 MHC class II region 안의 새로운 transporter-related genes로 다루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름보다 성격이었습니다. 이 유전자들이 암호화하는 단백질은 multidrug resistance family와 닮은 transmembrane transporter 계열 분자였기 때문입니다.
세포질에서 만들어진 펩타이드를 소포체 안으로 옮겨 class I MHC가 펩타이드를 적재할 수 있게 하는 수송체입니다. 1990년 논문은 후대 TAP1/TAP2로 정리될 유전자들이 MHC 영역 안에 존재하며 막수송체 계열과 닮았다는 사실을 제시했습니다.
왜 multidrug resistance family와 닮았다는 점이 중요했는가
이 transporter 계열 단백질들은 ATP를 이용해 막을 가로질러 물질을 이동시키는 분자군입니다. 논문은 새로 찾은 유전자 산물이 ATP-binding cassette를 가진 막단백질 계열과 관련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즉 이들은 단순한 구조 단백질도 아니고, class I MHC 자체도 아니며, 막을 사이에 두고 물질을 옮길 수 있는 후보였습니다.
이 점이 바로 peptide transport 문제와 연결됩니다. 세포질 peptide가 소포체로 들어가야 한다면, 어떤 막수송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MHC 영역 안에서, 그것도 class I assembly와 transport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위치에서, 막수송체 계열 유전자가 발견되었다면 그 유전자는 peptide pump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논문의 핵심 주장은 바로 이 논리입니다.
이 논문이 직접 증명한 것과 제안한 것
중요한 것은 이 논문이 peptide 수송을 직접 측정한 논문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자들은 이 유전자들이 실제로 어떤 peptide를 소포체 안으로 옮기는지를 기능적으로 완전히 입증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유전적 위치, 서열 유사성, 막수송체 계열과의 관계를 근거로, 이 분자들이 세포질 항원 fragment를 소포체로 옮기는 credible candidates라고 제안했습니다.
따라서 이 논문은 TAP 기능의 완성된 증명이 아니라, TAP 개념이 세워지는 결정적 발견으로 읽어야 합니다. 후대 연구는 이 후보들이 실제로 TAP1/TAP2 heterodimer를 이루고, 세포질 peptide를 소포체로 옮겨 class I MHC loading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확립합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MHC 유전자 지도 안에서 처음 강하게 드러낸 문헌이 바로 이 논문입니다.
항원제시는 결합 이전에 이동을 필요로 한다
이 논문의 의미는 MHC class I 항원제시를 하나의 단순한 결합 반응에서 다단계 과정으로 바꾼 데 있습니다. 세포질 단백질이 분해되어 peptide가 만들어지고, 그 peptide가 소포체로 이동하며, 그곳에서 class I MHC와 결합하고, 최종적으로 세포 표면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어느 한 단계라도 막히면 CTL은 그 항원을 볼 수 없습니다.
이 관점에서 MHC는 선택자이고, TAP은 그 선택지의 목록을 소포체 안으로 공급하는 물류 시스템입니다. 아무리 좋은 peptide라도 class I MHC가 있는 곳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선택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항원제시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무엇이 선택 가능한 위치까지 도달하는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MHC 역사 속에서의 위치
이 논문은 1986년 peptide 인식 논문과 1987년 HLA-A2 구조 논문을 실제 세포생물학적 경로로 연결합니다. peptide가 존재하고 groove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peptide가 groove가 있는 장소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Deverson 등의 1990년 논문은 그 이동을 담당할 수 있는 분자가 MHC 영역 안에 있다는 사실을 제시함으로써, MHC를 단순한 표면 분자군이 아니라 항원가공 전체를 조직하는 유전자 체계로 확장했습니다.
한 줄 정리
Class I MHC가 peptide를 제시하려면 세포질 peptide가 소포체로 이동해야 하며, 이 논문은 그 이동을 담당할 TAP transporter의 분자적 출발점을 제시했습니다.
참고문헌
- Deverson EV, Gow IR, Coadwell WJ, Monaco JJ, Butcher GW, Howard JC. MHC class II region encoding proteins related to the multidrug resistance family of transmembrane transporters. Nature. 1990;348:738-741. https://doi.org/10.1038/348738a0
- Momburg F, Roelse J, Howard JC, Butcher GW, Hämmerling GJ, Neefjes JJ. Selectivity of MHC-encoded peptide transporters from human, mouse and rat. Nature. 1994;367:648-651. https://doi.org/10.1038/367648a0
- Townsend ARM, Rothbard J, Gotch FM, Bahadur G, Wraith D, McMichael AJ. The Epitopes of Influenza Nucleoprotein Recognized by Cytotoxic T Lymphocytes Can Be Defined with Short Synthetic Peptides. Cell. 1986;44(6):959-968. https://doi.org/10.1016/0092-8674(86)900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