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 사람 백혈구를 처음 ‘그룹’으로 묶다: leukocyte grouping의 성립
발행: 2026-04-18 · 최종 업데이트: 2026-04-19
van Rood와 van Leeuwen의 1963년 JCI 논문을 중심으로, 사람 백혈구 항원을 재현 가능한 혈청학적 방법으로 분류하고 유전 형질로 읽어내려는 시도가 어떻게 HLA 체계의 전 단계가 되었는지 정리합니다.
이 논문이 풀려고 한 문제
1950년대 말까지 사람 백혈구에 동종항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Dausset의 연구는 사람 백혈구에도 적혈구 혈액형처럼 면역학적으로 구별되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다음 단계는 훨씬 어려웠습니다. 항원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것을 재현 가능한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van Rood와 van Leeuwen의 1963년 논문은 바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이 논문은 새로운 항원을 하나 더 추가한 연구라기보다, 사람 백혈구 항원을 어떻게 하면 믿을 만한 혈청학적 체계로 묶고 유전 형질처럼 읽을 수 있는지를 보여 준 방법론적 전환점에 가깝습니다.
여러 혈청이 여러 사람의 백혈구에 보이는 반응 패턴을 비교해, 사람 백혈구 항원을 재현 가능한 그룹으로 묶는 작업입니다. 이것은 HLA를 단순한 양성/음성 반응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추적 가능한 체계로 바꾸는 과정이었습니다.
저자들이 먼저 바꾼 것은 검사법이었다
원문 첫머리에서 저자들은 문제를 분명히 적습니다. 사람 백혈구 항원의 존재는 이미 알려져 있지만, 그 정확한 기술과 분류는 혈청학적 절차의 불안정성과 다중 특이성을 가진 혈청 때문에 가로막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다회 수혈 환자 혈청은 여러 특이성이 뒤섞여 있기 쉬워, 하나의 항원을 깨끗하게 추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 논문의 출발점은 항원 발견보다 검사법 정비에 있습니다. 저자들은 EDTA 처리 혈액에서 얻은 백혈구를 이용한 응집 검사를 기본 방법으로 삼았고, 제섬유소화 혈액보다 재현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다회 수혈 환자 혈청보다 임신으로 감작된 여성의 혈청을 더 선호했습니다. 이런 혈청이 상대적으로 단일한 백혈구 항원 특이성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핵심 방법: 교차흡수와 패턴 비교
이 논문의 강점은 혈청을 단순히 “양성/음성”으로만 보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저자들은 66개의 혈청을 100명의 공여자 백혈구 패널에 반응시킨 뒤, 서로 다른 혈청들이 얼마나 비슷한 반응 패턴을 보이는지를 비교했습니다. 만약 두 혈청이 같은 항원을 본다면 같은 공여자에서 함께 양성을 보여야 하고, 서로 다른 항원을 본다면 패턴도 갈라져야 한다는 발상입니다.
이 비교는 단순한 인상이 아니라 통계적 방식으로 다루어졌습니다. 저자들은 Fisher의 2×2 검정을 이용해 혈청 간의 관련성을 계산했고, 그렇게 얻은 패턴을 바탕으로 특정 혈청들이 하나의 항원군을 가리킨다고 해석했습니다. 이 점에서 이 논문은 전통적인 혈청학을 패턴 분석과 군집화의 방향으로 밀어간 초기 연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또 교차흡수 실험을 이용해 혈청의 단일 특이성을 확인하려 했습니다. 특정 양성 세포로 혈청을 흡수하면 다른 양성 세포에 대한 반응도 함께 사라지고, 음성 세포는 그러한 효과를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저자들이 agglutination-negative, absorption-positive 현상을 별도의 문제로 인식했다는 점입니다. 겉으로 응집이 보이지 않아도 실제로는 항체를 흡수하는 세포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방법의 한계가 아니라 해석의 일부로 끌어들인 것입니다.
leukocyte group four는 무엇을 의미했는가
이 과정을 통해 저자들은 몇몇 혈청이 하나의 일관된 그룹을 이룬다고 보았고, 그중 가장 설득력 있게 정리된 것이 leukocyte group 4였습니다. 일부 혈청은 anti-4a처럼, 다른 혈청은 anti-4b처럼 행동했고, 백혈구 패널은 대체로 세 부류로 나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저자들은 이를 하나의 좌위에 두 대립유전자 4a와 4b가 존재하는 경우로 해석했습니다.
원문 초록에서도 이 논문의 핵심 결론은 분명합니다. 연구자들은 group 4라는 백혈구 동종항원 좌위가 존재하며, 여기에 4a와 4b라는 두 대립유전자가 자리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그 당시 기준으로 이것은 매우 큰 진전이었습니다. 사람 백혈구 항원을 단순한 혈청 반응이 아니라, 유전 좌위의 언어로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가족 연구와 집단 빈도는 왜 중요했는가
저자들은 무작위 공여자에서 얻은 표현형 빈도를 바탕으로 4a와 4b의 유전자 빈도를 계산했고, 가족 연구를 통해 자녀 분포가 단순한 유전 형식과 얼마나 잘 맞는지도 확인했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백혈구 항원이 실험실 반응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로 가계 내에서 추적 가능한 형질임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즉, 이 논문은 사람 백혈구 항원이 존재한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항원을 혈청학적으로 분류할 수 있고, 가족 안에서 유전 형질처럼 추적할 수 있다는 수준까지 문제를 끌어올렸습니다. 이 차이는 매우 큽니다. HLA 연구는 바로 이런 단계가 있어야 체계로 발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HLA 역사에서 중요한가
이 논문의 진짜 중요성은 HLA 체계를 완성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HLA를 과학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문법을 제시했다는 데 있습니다. Dausset가 사람 백혈구 동종항원의 존재를 보여 주었다면, van Rood와 van Leeuwen은 그것을 좌위, 대립유전자, 집단 빈도, 가족 유전이라는 언어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MHC와 HLA의 역사는 단순히 항원을 하나씩 더 발견하는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이름 없는 혈청 반응을 재현 가능한 패턴으로 바꾸고, 그 패턴을 유전 형질로 해석하며, 결국 서로 다른 항원군 사이의 관계를 지도처럼 정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논문은 바로 그 전환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서 1963년의 Leukocyte Grouping은 사람 백혈구 항원을 처음 그룹으로 묶고, 그것을 유전학적으로 읽을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든 논문으로 이해하는 편이 가장 정확합니다.
한 줄 정리
사람 백혈구 항원은 막연한 혈청 반응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검사법과 가족 분석을 통해 유전 좌위처럼 분류할 수 있는 체계라는 점이 이 논문에서 처음 선명해졌습니다.
참고문헌
- van Rood, J. J., & van Leeuwen, A. “Leukocyte Grouping. A Method and Its Application.”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42, no. 9 (1963): 1382–1390. https://pubmed.ncbi.nlm.nih.gov/14060982/
- Dausset, J. “Iso-leuco-anticorps.” Acta Haematologica 20, no. 1–4 (1958): 156–166. https://pubmed.ncbi.nlm.nih.gov/13582558/
- Payne, R., & Rolfs, M. R. “Fetomaternal Leukocyte Incompatibility.”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37, no. 12 (1958): 1756–1763. https://pubmed.ncbi.nlm.nih.gov/1361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