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청소부 아이들: 조지 브루스터의 죽음과 직업암의 시작
발행: 2025-12-13 · 최종 업데이트: 2025-12-20
굴뚝 속으로 들어가야 했던 아이들의 노동, 조지 브루스터의 죽음, 그리고 굴뚝 청소부 소년들에게서 발견된 최초의 직업성 암 이야기를 통해 산업과 의학의 교차점을 살펴봅니다.
낭만으로 소비된 직업, 현실은 달랐습니다
오늘날 굴뚝 청소부는 종종 낭만적인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디즈니 영화 메리 포핀스에서 등장하는 굴뚝 청소부들은 노래를 부르며 지붕 위를 누비고, “굴뚝 청소부는 행운아”라는 가사는 그 직업을 밝고 경쾌하게 묘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는 실제 역사와는 거의 닿아 있지 않습니다.
19세기 영국에서 굴뚝 청소부는 낭만과는 거리가 먼, 가장 위험하고 비참한 노동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그 일을 맡았던 이들은 대부분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었습니다. 이 글은 그중에서도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소년, 조지 브루스터의 죽음을 출발점으로 삼아, 굴뚝 청소부 아이들의 삶과 그들에게서 발견된 최초의 직업성 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1살 소년을 기리는 기념식이 열린 이유입니다

2025년 초, 영국 케임브리지 근교의 마을 풀본에서는 작은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한때 정신병원이었던 빅토리아 하우스 건물 앞에 파란색 원형 명판, 이른바 블루 플라크가 설치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명판의 주인공은 정치인도, 학자도 아닌 1875년 이곳에서 사망한 11살 소년 조지 브루스터였습니다.
조지 브루스터는 영국 역사상 굴뚝 청소 작업 중 사망한 마지막 ‘클라이밍 보이’, 즉 굴뚝 안으로 직접 기어 올라가 청소를 하던 아동 노동자로 기록됩니다. 그의 죽음은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결국 아동 노동을 전면 금지하는 법 제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이들만 들어갈 수 있었던 공간입니다

19세기 영국의 굴뚝은 오늘날과 달리 매우 좁고 복잡한 구조였습니다. 벽난로와 보일러에서 나온 연기를 배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굴뚝은 직경이 작고, 안쪽은 구부러지고 막힌 구간이 많았습니다. 성인이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작고 마른 아이들이 그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새벽부터 거리로 나섰고, 굴뚝 안으로 맨몸에 가까운 상태로 기어 들어갔습니다. 옷을 입고는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작업 중에는 옷을 벗는 일이 흔했습니다. 보호 장비는 없었고, 벽돌과 금속, 뜨거운 재에 맨살이 긁히고 데이는 일이 일상이었습니다. 겨울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상처와 화상, 만성 영양실조 속에서 이 아이들의 삶은 지속적으로 소모되었습니다. 조지 브루스터 역시 법이 정한 최소 연령을 어긴 채 고용되었고, 풀본 정신병원의 보일러 굴뚝을 청소하던 중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 소년의 죽음이 법을 움직였습니다
조지의 사망 이후, 언론은 이 사건을 크게 보도했고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그를 고용한 굴뚝 청소부는 형사 처벌을 받았고, 이 사건은 오랫동안 유명무실했던 아동 노동 규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결국 1875년, 영국에서는 굴뚝 청소에 아동을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법이 시행됩니다.
그러나 이 법이 만들어지기까지, 그리고 만들어진 이후에도 수많은 아이들이 같은 일을 하며 다치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확한 숫자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기록되지 않은 죽음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없었기에 착취가 가능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고용이 금지된 이후, 누가 굴뚝을 청소했을까요? 답은 기술의 변화에 있습니다.
19세기 후반부터 유연한 막대와 솔을 이용해 굴뚝을 외부에서 청소하는 도구가 개발되었고, 굴뚝 설계 자체도 점차 직선적이고 넓은 구조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성인이 바닥에서 장비를 조작해 청소하는 방식이 가능해졌습니다.
즉, 굴뚝 청소에서 아동 착취가 가능했던 이유는 단순한 잔혹함 때문만이 아니라, 그 일을 대신할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작은 몸이 유일한 ‘도구’였던 시절이 끝나면서, 비로소 법은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노동은 의학적으로도 치명적이었습니다

굴뚝 청소부 아이들의 삶은 위험하고 가혹했을 뿐 아니라, 의학적으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조지 브루스터가 사망하기 약 100년 전인 1775년, 외과의사 퍼시벌 포트는 굴뚝 청소부 소년들 사이에서 특이한 암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바로 음낭암, 오늘날 직업성 암으로 분류되는 질환이었습니다.
포트는 이 암이 석탄 연소 과정에서 생기는 그을음과 타르에 장기간 노출된 결과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특히 굴뚝 청소부 아이들은 씻을 기회조차 거의 없었고, 발암 물질이 피부에 오래 남아 염증과 돌연변이를 유발했습니다.
이 발견은 특정 직업 환경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으며, 산업의학과 직업병 연구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잊힌 아이들이 남긴 유산입니다
조지 브루스터의 죽음은 한 소년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법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굴뚝 청소부 아이들의 삶은 산업 사회가 어떤 대가 위에 세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들의 질병은 현대 산업의학과 직업성 암 연구의 토대를 이루었습니다.
굴뚝 청소부는 더 이상 아이들이 기어 올라가야 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변화는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아이들의 고통과 죽음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였습니다. 낭만적인 노래 뒤에 가려진 이 역사는, 기술과 제도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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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uild of Master Chimney Sweeps, Special occasion for chimney sweeping history https://www.guildofmasterchimneysweeps.co.uk/special-occasion-for-chimney-sweeping-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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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civall Pott.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Percivall_Po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