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독감 예방, 왜 “많이 맞아도” 효과는 낮을까
최근 한 정책 연구기관이 발표한 이슈페이퍼가 고령층 독감 예방접종의 본질적인 문제를 짚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고령층 독감 예방의 성패는 접종률이 아니라 ‘예방효과’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의 독감 백신 접종률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겨울마다 고령층의 독감 입원과 사망 부담은 크게 줄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간극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문제는 ‘면역이 다른데, 백신은 같다’는 데 있습니다
고령층의 면역계는 젊은 성인과 다릅니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 반응은 전반적으로 약해지며, 백신에 반응해 항체를 만들고 기억 면역을 형성하는 능력도 감소합니다. 이를 면역 노화라고 부릅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젊은 성인을 기준으로 설계된 표준 용량 백신을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충분한 방어 면역이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즉,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과 실제로 독감을 막아내는 효과 사이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한국 독감 예방 정책의 구조적 한계
이번 이슈페이퍼를 발간한 코딧 부설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은 현행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독감 예방 정책은 다음과 같은 전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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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고령층을 하나의 동일한 집단으로 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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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종류는 표준 용량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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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목표는 접종률 관리
이 방식은 행정적으로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고령층 내부의 면역 상태 차이와 위험도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60대 후반의 비교적 건강한 고령자와 80대 이상의 고위험 고령자를 같은 방식으로 예방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해외는 왜 예방효과가 달랐을까
연구원은 최근 APEC 보건 협의체에서 발표된 자료를 인용해, 한국과 주요 선진국 간의 예방효과 차이를 비교했습니다.
표준 용량 백신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국의 고령층 독감 예방효과는 약 13.5% 수준으로 보고됩니다. 반면 미국, 영국, 호주 등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고용량 백신이나 면역증강 백신을 우선 권고하고, 이를 공공 예방접종 체계와 연계해 40~50% 수준의 예방효과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이 차이는 접종률의 문제가 아니라, 면역 반응을 얼마나 증폭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접종률 중심 정책이 만드는 착시
한국은 고령층 독감 백신 접종률이 높기 때문에 정책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인식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접종률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중증, 입원, 사망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면역 반응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는다면, 백신을 맞았어도 실제 보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접종은 잘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연구원이 강조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란, 바로 이 지점에서 접종 숫자가 아니라 실제 예방 효과를 기준으로 정책을 평가하자는 제안입니다.
초고령사회에서 독감은 더 이상 가벼운 질환이 아닙니다
고령층에서 독감은 단순한 감기가 아닙니다. 독감은 폐렴, 심혈관 사건, 전신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반복적인 입원과 의료비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과 대만이 고령층 대상 고용량 백신 도입을 검토하거나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독감 예방은 이제 개인의 불편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의료 부담을 줄이는 전략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핵심은 “얼마나 맞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막았는가”입니다
이번 이슈페이퍼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합니다.
고령층 독감 예방 정책은 더 이상 접종률 관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초고령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고령자의 면역 특성에 맞춘 예방 전략이며, 이를 통해 실제로 중증과 입원을 줄일 수 있는 정책입니다. 고용량 독감 백신은 선택적 고급 옵션이 아니라, 반복되는 보건·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정책 수단으로 검토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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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독감예방 성패, ‘접종률’보다 ‘예방효과’에 달렸다”
참고로 코딧 사이트에 이 이슈페이퍼 검색해도 보이지 않아 본문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