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면역 활성 물질, 항생제 내성균·독감까지 막을 수 있을까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 보도의 의미
최근 국내 연구진이 선천면역을 활성화해 항생제 내성균과 독감 바이러스 감염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번 연구는 병원체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 항생제나 백신과는 달리,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먼저 준비시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사 핵심 내용 요약
1️⃣ 어떤 물질인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은 DDM(n-도데실-β-D-말토사이드)이라는 화합물이 체내에서 선천면역을 활성화하는 면역조절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DDM은 기존에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안정화 보조제로 사용되던 물질입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단순 보조제가 아니라, 감염에 대한 초기 면역 반응을 빠르게 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2️⃣ 동물실험 결과는 어땠나
보도에 따르면, DDM을 투여한 동물 모델에서 항생제 내성균과 독감 바이러스에 동시 노출했을 때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DDM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은 모두 사망한 반면, 투여군은 생존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병원체를 직접 제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면역세포를 빠르게 활성화해 감염을 억제했기 때문으로 설명됩니다.
3️⃣ 어떻게 작동하나
연구진은 DDM이 호중구(neutrophil)를 신속히 감염 부위로 동원하고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호중구는 선천면역에서 가장 먼저 작동하는 세포로, 병원균을 포식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DDM은 후천면역(항체)보다 먼저 작동하는 초기 방어선을 강화하는 전략입니다.
왜 ‘선천면역 활성’이 중요한가
감염병 대응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
특정 병원체를 표적하는 항생제·백신 전략
-
우리 몸의 면역을 조절하는 전략
최근 항생제 내성균 증가와 바이러스 변이 문제로 인해, 특정 병원체에만 의존하는 전략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선천면역을 활성화해 초기 감염을 억제하는 범용적 전략이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특히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서는 감염 초기에 인터페론과 면역 반응이 빠르게 올라가면 증상이 경감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봐야 할 점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 단계입니다.
사람에게서 동일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려면 추가 독성 평가, 염증 반응 안전성 검증, 임상시험 단계 진입이 필요합니다.
또한 선천면역을 활성화하는 전략은 염증 반응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면역 자극은 오히려 조직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투여 시점과 적용 현실성입니다. 이번 동물실험에서는 감염 전에 투여했을 때만 유의한 효과가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감염 후 치료 전략이라기보다, 감염 직전의 ‘면역 프라이밍’ 전략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실제 의료 환경에서 감염 시점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주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예방 목적이라면 반복 투여가 필요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안전성 장벽을 크게 높입니다.
또한 DDM은 계면활성제 계열의 화합물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신 염증 폭발이나 조직 손상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보고했지만, 선천면역 활성 자체는 호중구 동원과 염증성 케모카인 상승을 동반합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 염증 상태의 환자에서는 과도한 면역 자극이 조직 손상, 혈관 염증, 면역 불균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복 투여 시 면역 관용이 형성될 가능성 또한 장기적으로 검증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과거 축산 분야에서는 낮은 농도의 LPS와 같은 PAMP를 이용해 감염 전 면역을 ‘준비시키는’ 전략이 시도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염증 반응, 개체 간 반응 차이, 반복 투여 시 효과 감소 등의 문제로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DDM은 LPS와 동일한 물질은 아니지만, 감염 전 선천면역을 자극해 방어력을 높이는 전략이라는 점에서는 구조적 유사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흥미로운 면역 프라이밍 개념을 보여주지만, 사람에서의 안전성, 반복 투여 가능성, 고위험군 적용성, 분자적 표적의 명확성 등 여러 단계의 검증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번 연구의 의미
이번 보도는 항생제 내성균과 독감 등 다양한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면역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기존 감염 대응은 대체로 특정 병원체를 표적하는 항생제나 백신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항생제 내성 증가와 바이러스 변이 문제는 이러한 병원체 특이적 접근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병원체를 직접 공격하기보다, 숙주의 선천면역을 미리 준비시키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전환을 보여줍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개념적 의미가 있습니다.
-
병원체 특이적 접근이 아닌 범용적 감염 대응 전략
-
항체가 아니라 선천면역 세포 중심의 방어 체계 강화
-
감염 이후가 아닌 감염 초기 단계에서의 억제 전략
이는 감염병 대응 패러다임에서 “치료”와 “예방” 사이에 위치하는 새로운 접근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결과는 동물 모델에서 감염 전 투여 조건에서 관찰된 것입니다. 사람에서의 안전성, 지속성, 반복 투여 가능성 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임상적 확립이라기보다 개념적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대응 전략이 항생제·백신 중심에서 벗어나 면역 조절 기반 예방 전략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흐름 자체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는 다양한 경구 면역보조 제품들이 존재하며, 예방 관점의 면역 전략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연구는 “선천면역을 어떻게, 어디까지, 안전하게 조절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결국 핵심은 단순한 면역 자극이 아니라, 조절된 면역 활성과 안전성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이 물질이 백신을 대체할 수 있나요?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닙니다. 동물실험 결과이며, 사람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은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Q. 매일 맞으면 감염이 예방되나요?
주사제 형태의 면역 활성 전략은 장기적·일상적 사용을 전제로 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임상적 적용 범위는 향후 연구에 달려 있습니다.
Q.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요?
직접적으로 내성균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며, 숙주의 면역 반응을 강화하는 보조 전략으로 연구 중입니다.
정리
이번 연구는 선천면역 활성 전략을 활용한 감염 예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항생제 내성과 바이러스 변이가 동시에 문제 되는 시대에, 면역을 조절하는 접근이 중요한 연구 분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기초 연구 단계이며, 실제 치료나 예방 수단으로 사용되기까지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항생제 내성균·독감까지 한 번에 막는다… 신개념 범용 감염 예방 물질 'DDM' 효과 입증
참고
- Park, Jisun, et al. "Innate immune priming by n-dodecyl-β-D-maltoside in murine models of bacterial and viral infection." EBioMedicine 124 (2026). https://www.thelancet.com/action/showPdf?pii=S2352-3964%2826%2900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