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R4–NF-κB 신호는 어떻게 NLRP3 인플라마좀을 ‘라이선스’하는가?
발행: 2026-02-25 · 최종 업데이트: 2026-02-25
2009년 Journal of Immunology에 발표된 Bauernfeind 등의 연구를 중심으로, TLR4–NF-κB 신호가 NLRP3 발현을 유도해 인플라마좀 활성화를 허가하는 분자 기전을 정리합니다.
TLR4는 왜 인플라마좀을 바로 활성화하지 않는가
톨유사수용체 4(Toll-like receptor 4, TLR4)는 지질다당체(lipopolysaccharide, LPS)를 인식하는 대표적인 선천면역 수용체입니다. 그러나 LPS로 TLR4를 자극하는 것만으로는 NLRP3 인플라마좀이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ATP나 니게리신(nigericin)과 같은 두 번째 자극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009년 Franz G. Bauernfeind 등의 연구는 이러한 현상의 분자적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LPS 또는 ATP를 단독으로 처리했을 때는 ASC 파이롭토좀(pyroptosome)이 형성되지 않지만, LPS로 먼저 자극한 뒤 ATP를 처리하면 ASC speck이 형성되고 카스파아제-1 절단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TLR4 자극이 직접 인플라마좀을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라, 활성화를 준비시키는 프라이밍(priming) 단계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 논문은 NF-κB를 활성화하는 여러 수용체 축(PRR 및 사이토카인 수용체)을 함께 다루지만, 이 글은 lps-saga 맥락에 맞춰 LPS-TLR4 축을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NF-κB가 핵심이다
TLR4 신호는 NF-κB(nuclear factor kappa B)를 활성화합니다. 연구진은 NF-κB 억제제인 Bay11-7082를 처리하면 LPS와 ATP를 함께 처리한 조건에서도 카스파아제-1 활성화가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단백질 합성 억제제인 cycloheximide를 처리했을 때에도 프라이밍 효과가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프라이밍이 단순한 신호 전달이 아니라 전사와 새로운 단백질 합성에 의존하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무엇이 증가하는가: ASC가 아니라 NLRP3다
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프라이밍 단계에서 증가하는 분자가 무엇인지 규명한 점입니다. LPS 자극은 Asc mRNA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Nlrp3 mRNA는 강하게 증가시켰습니다. 즉, 프라이밍의 본질은 ASC의 증가가 아니라 NLRP3 발현의 증가였습니다.
TLR4–NF-κB 신호는 NLRP3 유전자 프로모터를 활성화하여 NLRP3 단백질의 발현 수준을 높입니다. 결국 인플라마좀 활성의 제한 단계는 NLRP3 단백질의 양이라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두 번째 단계: 구조적 자극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NLRP3를 지속적으로 과발현시키는 세포주를 제작해 추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NLRP3를 충분히 발현시키면 LPS 전처리 없이도 ATP 또는 니게리신 자극에 반응해 카스파아제-1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이는 NLRP3 발현이 충분하다면 프라이밍 단계가 우회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NLRP3 과발현만으로는 인플라마좀 활성화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ATP나 니게리신 같은 두 번째 자극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인플라마좀 활성화는 먼저 TLR4–NF-κB 신호에 의해 NLRP3 발현이 증가하고, 이후 ATP/니게리신 자극이 가해질 때 복합체가 조립되는 두 단계 구조를 가진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이것이 바로 라이선싱(licensing) 개념입니다.
왜 이런 이중 구조가 필요한가
이중 체크 시스템의 생물학적 의미에 대한 해석도 가능합니다. 만약 ATP와 같은 손상 신호만으로 인플라마좀이 활성화된다면, 감염이 없는 상황에서도 조직 손상이나 대사 스트레스만으로 과도한 염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염 신호를 전달하는 TLR4 자극과 위험 신호를 제공하는 ATP 자극이 함께 존재해야만 NLRP3 인플라마좀이 활성화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는 생체가 불필요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기 위한 정교한 안전장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론
2009년 연구는 NF-κB를 활성화하는 수용체 신호가 NLRP3 발현을 허가(licensing)한다는 점을 보여주었고, 이 글의 범위인 LPS-saga에서는 그중 TLR4 축에 초점을 맞춥니다. 즉 TLR4–NF-κB 축은 인플라마좀의 스위치를 직접 누르는 경로라기보다, 스위치를 누를 수 있는 준비 상태를 만드는 프라이밍 경로입니다.
참고 사항: 인플라마좀과 파이롭토좀은 무엇이 다른가
면역학 논문을 읽다 보면 인플라마좀(inflammasome)과 파이롭토좀(pyroptosome)이라는 용어가 함께 등장합니다. 두 용어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정확히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NLRP3 관련 연구를 훨씬 명확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인플라마좀은 세포질 내에서 형성되는 단백질 복합체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NLRP3 인플라마좀으로, 이는 NLRP3 센서 단백질, ASC 어댑터 단백질, 그리고 pro-caspase-1로 구성됩니다. 이 복합체가 조립되면 카스파아제-1이 활성화되고, 그 결과 인터루킨-1β(interleukin-1β, IL-1β)와 IL-18이 절단되어 활성형으로 분비됩니다. 즉, 인플라마좀은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기능적 신호 플랫폼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반면 파이롭토좀은 인플라마좀 활성화 과정에서 형성되는 구조적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세포가 자극을 받으면 ASC 단백질이 대량으로 응집하여 하나의 큰 speck 형태의 구조를 만드는데, 이것을 파이롭토좀이라고 부릅니다.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세포질 안에 밝은 점처럼 보이는 구조가 바로 이 ASC 응집체입니다. 이 용어는 2007년 Fernandes-Alnemri 등의 연구에서 처음 제안되었습니다.
따라서 인플라마좀은 기능적 단백질 복합체 전체를 지칭하는 개념이고, 파이롭토좀은 그 과정에서 ASC가 중합되어 형성되는 초분자 구조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인플라마좀은 염증 신호를 전달하는 플랫폼이고, 파이롭토좀은 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구조적 형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일부 연구에서 ASC speck 형성을 인플라마좀 활성의 지표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SC 응집이 항상 완전한 카스파아제-1 활성화와 동일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논문을 읽을 때는 “인플라마좀 활성”과 “ASC 파이롭토좀 형성”을 개념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구분하면 NLRP3 인플라마좀 연구의 구조적 관찰과 기능적 결과를 보다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Bauernfeind, Franz G., et al. “NF-κB Activating Pattern Recognition and Cytokine Receptors License NLRP3 Inflammasome Activation by Regulating NLRP3 Expression.” Journal of Immunology, vol. 183, no. 2, 2009, pp. 787–791. https://doi.org/10.4049/jimmunol.0901363.
Fernandes-Alnemri, Teresa, et al. “The Pyroptosome: A Supramolecular Assembly of ASC Dimers Mediating Inflammatory Cell Death via Caspase-1 Activation.” Cell Death & Differentiation, vol. 14, no. 9, 2007, pp. 1590–1604. https://doi.org/10.1038/sj.cdd.4402194.
Martinon, Fabio, Anna Mayor, and Jürg Tschopp. “The Inflammasomes: Guardians of the Body.” Annual Review of Immunology, vol. 27, 2009, pp. 229–265. https://doi.org/10.1146/annurev.immunol.021908.132715.
Schroder, Kate, and Jürg Tschopp. “The Inflammasomes.” Cell, vol. 140, no. 6, 2010, pp. 821–832. https://doi.org/10.1016/j.cell.2010.0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