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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TLR4 염증은 탐식작용이 끝나야 종결된다.

발행: 2026-01-09 · 최종 업데이트: 2026-01-09

TLR4에 결합한 LPS가 MyD88과 TRIF 신호전달을 통해 염증을 유도하는 과정을 정리하고, 탐식작용이 염증 없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기전임을 설명합니다.

많은 분들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면역을 자극한다”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지만, 실제 면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무작정 면역을 자극하는 것은 염증 위험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면역력을 높이는 보다 안전한 방향으로 탐식작용(phagocytosis)의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강력한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수용체로 알려진 TLR4가 어떻게 염증을 유발하는지, 그리고 왜 일부 면역증강 물질은 같은 TLR4에 결합하면서도 심한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LPS와 TLR4: 염증이 시작되는 기본 구조

TLR4는 그람음성균의 지질다당류(lipopolysaccharides, LPS)를 인식하는 대표적인 선천면역 수용체입니다.
LPS가 TLR4에 결합해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으며, 여러 보조 단백질이 관여합니다.

LPS는 먼저 CD14에 결합한 뒤 MD-2로 전달되고, 이 복합체가 TLR4와 결합하면서 신호 전달이 시작됩니다. 이 과정의 중요한 특징은 TLR4 신호가 세포막과 엔도좀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TLR4 신호전달의 두 갈래: MyD88과 TRIF

TLR4 신호전달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나뉩니다.

첫째는 세포막에서 시작되는 MyD88 신호전달 경로입니다. 이 경로는 NF-κB 활성화를 통해 TNF, IL-6과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빠르게 유도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강한 염증 반응”은 대부분 이 경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둘째는 TLR4가 탐식되어 엔도좀으로 이동한 이후 활성화되는 TRIF 신호전달 경로입니다. 이 경로 역시 일부 염증 신호를 포함하지만, 상대적으로 항바이러스 반응과 면역 조절 신호의 비중이 높고, 염증 강도는 MyD88 경로보다 낮은 편입니다.

즉, TLR4가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가 염증의 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LPS와 MPLA의 차이가 알려준 것

LPS와 구조적으로 유사하지만 독성이 낮은 물질로 단인산화 지질 A(monophosphoryl lipid A, MPLA)가 있습니다.
과거 연구에서는 LPS는 MyD88 경로를 강하게 활성화하는 반면, MPLA는 상대적으로 TRIF 신호를 더 잘 활성화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MPLA는 염증이 적은 백신 면역증강제로 사용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연구가 축적되면서 MPLA 역시 MyD88 신호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다만 신호의 강도와 지속 시간, 그리고 세포 내 이동 속도가 LPS와 다르다는 점이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이 차이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바로 탐식작용의 속도입니다.

염증의 관문: 미도좀(myddosome)

TLR4가 세포막에서 MyD88 신호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MyD88을 중심으로 한 단백질 복합체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 구조를 미도좀(myddosome)이라고 합니다.

이 미도좀이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유지되면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TLR4–LPS 복합체가 빠르게 탐식되어 세포 안으로 이동하면, 세포막에 형성된 미도좀은 해체되고, 대신 엔도좀에서 TRIF 신호를 위한 구조체가 형성됩니다.

즉,

  • 세포막에 오래 머물수록 → MyD88 우세 → 강한 염증

  • 빠르게 탐식될수록 → TRIF 우세 → 염증은 낮고 면역 반응은 유지

라는 방향성이 성립합니다.

많은 면역증강제가 TLR4에 결합한다는 사실

흥미롭게도, 이후 연구를 통해 여러 면역증강 물질이 TLR4에 결합하거나 TLR4 신호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초기에는 이러한 결과가 LPS 오염 때문이라고 해석되었지만, 정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TLR4 의존적 효과임이 확인된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물질들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 후코이단

  • 감마 폴리글루탐산(gamma-PGA)

  • 영지버섯 다당체

  • BioBRB

이들 물질의 공통점은 염증 유발 위험이 매우 낮다는 점입니다. 이는 이들이 TLR4에 결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TLR4 신호의 양상과 시간적 흐름이 LPS와 다르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염증을 줄이면서 면역을 높이는 조건

일부 연구에서는 TLR4 작용제의 농도와 신호 양상에 따라, 먼저 활성화되는 유전자가 MyD88 계열이 아니라 TRIF 계열이라는 흥미로운 결과도 제시되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MyD88 반응이 먼저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포막 체류 시간이 매우 짧을 경우이러한 현상이 가능합니다.

이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조건이 도출됩니다.

  • TLR4 자극은 존재하지만

  • 세포막 단계가 매우 짧고

  • 탐식작용이 빠르게 일어나는 경우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최소화되면서도, 병원체 제거와 항원 제시는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면역증강제 관련 논문을 살펴보면, 주요 결과로 탐식작용 증가가 반복적으로 언급됩니다. 과거에는 이를 부수적인 현상으로 간주했지만, 현재의 이해에 따르면 이는 안전한 면역 활성화의 핵심 기전일 가능성이 큽니다.

결론

과거에는 TLR4에 결합하는 물질은 모두 강력한 염증을 유발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연구가 축적되면서, 우리가 안전하다고 인식해온 다양한 식품 유래 물질과 면역증강 성분들이 TLR4 신호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핵심은 TLR4 자극 여부 자체가 아니라, 탐식작용의 속도와 세포 내 이동 경로입니다.
탐식작용이 원활하게 일어날수록, 면역 반응은 효율적으로 작동하면서도 불필요한 염증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면역력을 높인다는 것은 염증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 반응이 올바른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조율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탐식작용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문헌

Mata-Haro, Verónica, et al. "The vaccine adjuvant monophosphoryl lipid A as a TRIF-biased agonist of TLR4." Science 316.5831 (2007): 1628-1632. 문헌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