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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퍼미딘 영양제, 정말 효과가 있을까? 지금은 아직이라는 이유

발행: 2025-08-26 · 최종 업데이트: 2025-08-26

오토파지와 항노화로 주목받는 스퍼미딘, 현재 시판 제품의 용량과 임상 근거를 과학적으로 점검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스퍼미딘(spermidine)이라는 물질이 항노화 영양소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오토파지(autophagy)를 활성화해 세포를 정리하고, 결과적으로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릅니다.
유럽에서는 인지기능 개선이나 수명 연장 같은 표현이 광고에 등장하고, 국내에서도 ‘차세대 항노화 성분’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질문은 하나입니다.
지금 우리가 시중에서 구입해 먹는 스퍼미딘 보충제가 실제로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판매되는 저용량 스퍼미딘 제품으로 항노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마우스 연구에서는 분명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스퍼미딘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2016년 Nature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입니다.
연구진은 마우스에게 스퍼미딘을 평생 동안 지속적으로 투여했고, 그 결과 수명이 약 10% 연장되었습니다.
동시에 심혈관 기능 개선, 염증 감소, 오토파지 활성 증가도 함께 관찰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핵심은 결과보다도 투여량입니다.
마우스는 체중 1kg당 하루 약 8~9mg 수준의 스퍼미딘을 지속적으로 섭취했습니다.
즉, 실험에서는 ‘고용량·장기 투여’가 전제되어 있었습니다.

논문에는 정확한 mg 수치가 직접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지만,
음수에 0.3mM 농도로 섞어 제공했고, 마우스의 하루 음수량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이 정도 용량이 됩니다.

사람에게 적용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현재 시판 중인 스퍼미딘 보충제의 하루 섭취량은 대부분 1~6mg 수준입니다.
마우스 실험에서 사용된 용량과 비교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100분의 1 이하입니다.

예를 들어 체중 60kg 성인이 하루 4mg을 섭취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마우스 기준 용량(약 8mg/kg/day)을 사람에게 그대로 환산하면 하루 수백 mg이 필요합니다.
현실적인 섭취량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할 때 체중 보정 계수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계산법을 적용하더라도, 현재 제품 기준 섭취량은 적정량의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왜 이렇게 적은 용량만 판매될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건강기능식품 규제입니다.
스퍼미딘은 원래 음식에서 섭취되는 폴리아민(polyamine)이기 때문에, 보충제 역시 ‘식이에서 얻을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둘째, 안전성에 대한 우려입니다.
스퍼미딘은 세포 성장과 증식을 촉진하는 성질이 있어, 이론적으로는 암과의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기술적 한계입니다.
경구 섭취 시 흡수율이 높지 않고, 체내에서 다른 대사물로 빠르게 전환되는 점도 고려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시판 제품들은 효과보다는 안전성과 규제에 초점을 둔 보수적 용량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는 어떨까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기대는 더 낮아집니다.

  •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 염증 지표 역시 소폭 변화하거나 의미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오토파지 활성은 직접 측정이 어렵거나, 유의미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 연구들도 대부분 소규모, 단기간, 저용량 설계로 진행되어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기전은 같지만, 그래서 더 문제가 됩니다”

스퍼미딘이 작용하는 오토파지 경로는 마우스와 사람에서 거의 동일합니다. 이 점은 종종 장점으로 언급됩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문제는 명확해집니다.
경로가 같다면, 효과를 내려면 용량도 어느 정도는 비슷해야 합니다.

즉, 작용 메커니즘은 동일한데 실제 섭취량은 10분의 1, 혹은 100분의 1에 불과하다면 마우스에서 관찰된 효과를 사람에게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결론: 분자는 맞지만, 양이 부족합니다

스퍼미딘은 분명 흥미로운 물질입니다. 오토파지를 유도하고, 노화 지표를 개선했으며, 마우스 수명을 연장시켰다는 점은 과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섭취하는 1~4mg 수준의 캡슐이 그 효과를 사람에서 재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이 명확합니다.

아직은 아닙니다.

지금의 스퍼미딘 보충제는 용량도 부족하고, 임상적 근거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노화를 늦추는 것이 목표라면, 현시점에서는 스퍼미딘 하나에 기대기보다는 생활습관, 식사 패턴, 그리고 더 검증된 접근법에 집중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참고문헌

  1. Eisenberg T et al. Cardioprotection and lifespan extension by spermidine. Nature Medicine

  2. Madeo F et al. Autophagy and polyamines in aging. Cell Metabolism

  3. Kiechl S et al. Higher spermidine intake is linked to reduced mortality.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