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심리치료 메타분석이 남긴 질문
발행: 2026-01-31 · 최종 업데이트: 2026-01-31
Smith와 Glass의 1977년 메타분석 연구를 통해 심리치료의 효과, 전문성 논쟁, 그리고 치료 이론 패러다임의 전환을 살펴봅니다.
심리치료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
1977년 Smith와 Glass 메타분석이 바꾼 생각
말로 하는 심리치료는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요?
그리고 효과가 있다면, 어떤 치료가 더 좋은지, 전문가와 초보자의 차이는 있는지, 치료 기간은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과연 과학적으로 답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처음으로 체계적인 답을 시도한 연구가 바로 1977년 Smith와 Glass의 심리치료 메타분석입니다. 이 논문은 단순한 학술 연구를 넘어, 이후 수십 년간 심리치료 이론과 실무의 방향을 바꾼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요약: 이 글에서 다루는 핵심 결론
먼저 결론부터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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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는 플라시보나 무치료보다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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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치료 기법 간 효과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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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사의 학위·경력·전문성도 치료 효과를 잘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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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는 심리치료 이론 중심 사고를 무너뜨리고, 이후 “공통 요인”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이제 왜 이런 결론이 나왔는지, 그리고 왜 지금까지도 중요한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977년 Smith와 Glass 논문은 무엇이 달랐는가
1977년, Mary Lee Smith와 Gene V. Glass는 American Psychologist에 「Meta-analysis of psychotherapy outcome studies」라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이 논문이 특별했던 이유는 **메타분석(meta-analysis)**이라는 방법론을 심리치료 분야에 본격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심리치료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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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마다 결론이 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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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 수가 작았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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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이론이나 학파 중심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Smith와 Glass는 개별 연구의 주장 대신, **“전체 연구들을 통합하면 무엇이 보이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메타분석으로 무엇을 검증하려 했는가
Smith와 Glass의 연구 목적은 명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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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는 실제로 효과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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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심리치료 접근법이 다른 접근법보다 더 효과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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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사의 자격, 경험, 치료 기간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를 위해 행동치료, 정신분석, 인간중심 치료 등 당시 존재하던 거의 모든 주요 심리치료 연구를 수집·분석했습니다.
메타분석의 핵심 결과: 기대와 달랐던 결론
1. 심리치료는 효과가 있다
가장 먼저 확인된 사실은, 심리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이 결과는 심리치료의 존재 가치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했습니다.
2. 치료 기법 간 차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두 번째 결과는 논란의 중심이 됩니다. 행동치료, 정신분석, 인지적 접근 등 치료 이론 간 효과 차이가 통계적으로 거의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어떤 이론이 더 우수한가”라는 오랜 논쟁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습니다.
3. 치료사의 전문성은 왜 효과를 설명하지 못했는가
가장 충격적인 결과는 이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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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사의 학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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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경험의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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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전문 자격
이 모든 요소가 치료 효과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즉, 숙련된 전문가와 비교적 초보 치료사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왜 이 결과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는가
이 결론은 심리치료 현장에 큰 혼란을 가져왔습니다.
심리치료는 오랜 수련과 이론 학습, 임상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쌓는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구 결과는 그 전문성이 결과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곧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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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전문가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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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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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의 효과는 어디에서 오는가
반박과 재검증: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당연히 Smith와 Glass의 논문은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특히 “연구 선정 기준이 느슨하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공격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후속 연구자들은 무작위 배정이 명확한 연구만을 선별해 메타분석을 다시 수행했습니다. 최종적으로 포함된 연구는 42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재분석에서도 치료 기법과 치료사 전문성의 효과 차이는 여전히 미미했습니다.
이로써 Smith와 Glass의 핵심 결론은 유지되었습니다. 그 뒤로오 이 결론을 부정하기 위한 분석이 계속되었지만, 그 결과는 부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논문이 심리치료 이론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이 연구 이후 심리치료 연구의 초점은 크게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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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론이 더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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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학파가 더 과학적인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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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자–내담자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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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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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맥락과 의미 부여
와 같은 공통 요인(common factors) 연구로 중심이 옮겨갑니다.
특히 이 사건으로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같은 고전적인 정신분석 이론은 과학적 우월성을 주장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이게 되었고, 심한 경우 이 사건 이후에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사이비로 보는 시각마져 생기게 되었으며, 이후 심리치료는 점점 결과 중심, 근거 중심의 학문으로 재편됩니다.
지금 이 논문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
1977년 논문은 단지 과거의 학술 사건이 아닙니다. 이 연구는 오늘날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에 직접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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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말은 왜 항상 맞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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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효과는 기술인가, 관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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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기반이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심리치료뿐 아니라, 의학, 건강기능식품, 면역, 예방 영역 전반에서 반복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핵심 정리 문단
1977년 Smith와 Glass의 메타분석은 심리치료가 플라시보보다 효과적임을 입증했지만,
치료 기법, 치료사 전문성, 치료 기간 간의 차이는 거의 없음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는 심리치료 이론 중심 패러다임을 무너뜨리고,
치료 효과의 근원을 관계·맥락·기대 효과로 재해석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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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th, M. L., & Glass, G. V. (1977). Meta-analysis of psychotherapy outcome studies. American Psychologist, 32(9), 752–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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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man, J. T., & Dawes, R. M. (1982). Psychotherapy outcome: Smith and Glass' conclusions stand up under scrutiny. American Psychologist, 37(5), 504–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