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 시험관에서 확인된 면역의 브레이크: Shevach–Thornton in vitro 억제 모델 (1998)
발행: 2026-02-14 · 최종 업데이트: 2026-02-14
1998년 Shevach와 Thornton은 CD4⁺CD25⁺ 조절 T세포의 억제 기능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최초의 in vitro 실험 모델을 확립했다.
1. 조절 T세포, 그러나 보이지 않던 기능
1995년 사카구치 연구는 CD4⁺CD25⁺ 세포가 자가면역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조절 T세포(Treg)의 기능을 시험관(in vitro)에서 재현하고,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모델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억제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떤 기전으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효과를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연구가 1998년 이선 셰박(Ethan M. Shevach)과 앤젤라 손턴(Angela M. Thornton)의 논문입니다.
2. 실험 설계: 억제를 ‘보이게’ 만들다
이 연구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순수한 조절 세포와 순수한 효과 세포를 분리한 뒤, 함께 배양하여 억제 현상을 측정하자.”
연구진은 정상 성체 마우스 비장에서 다음 두 집단을 분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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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4⁺CD25⁺ T세포 (조절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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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4⁺CD25⁻ T세포 (효과 집단)
이들은 유세포분석기(flow cytometry)를 이용해 정밀하게 분리되었습니다. CD25⁺ 집단은 전체 CD4⁺ T세포의 약 5–10%에 해당하는 희소 집단이었습니다.
그 후 세포 증식은 ³H-thymidine(³H-TdR) 흡수량으로 측정되었습니다. DNA 합성이 증가하면 방사성 thymidine 흡수량이 증가하는 원리를 이용한 고전적이고 신뢰도 높은 정량 방법입니다.
3. 조절 T세포는 스스로 증식하지 않는다: 무반응(anergy)
CD4⁺CD25⁺ T세포는 항-CD3 자극을 받아도 거의 증식하지 않았습니다.
즉, 이 세포들은 활성화 신호를 받아도 스스로는 증식하지 않는 무반응(anergic) 상태였습니다.
이 특징은 조절 세포의 핵심 생물학적 특성으로 이후에도 반복 확인됩니다.
4. 그러나 다른 세포의 증식은 강력히 억제한다
CD4⁺CD25⁻ 효과 T세포(Teff)를 단독 배양하면 정상적으로 증식합니다.
그러나 CD4⁺CD25⁺ 세포를 함께 넣으면 증식이 거의 완전히 억제됩니다.
특히 Treg:Teff 비율이 1:1 또는 1:2일 때 억제 효과는 거의 100%에 가까웠습니다.
비율이 낮아질수록 억제 효과도 감소했습니다.
이는 억제가 정량적(dose-dependent)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5. 억제는 사이토카인이 아니라 ‘접촉’ 때문이다
이 논문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억제 기전이 무엇인가를 밝힌 부분입니다.
연구진은 IL-10, TGFβ, IL-4 등에 대한 중화 항체를 추가했습니다.
그러나 억제 효과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Transwell system을 이용해 두 세포 집단이 직접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자 억제 효과가 완전히 소실되었습니다.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조절 T세포의 억제는 사이토카인 매개가 아니라
세포 간 직접 접촉(contact-dependent suppression)에 의존한다.
이 개념은 이후 Treg 교과서 서술의 출발점이 됩니다.
6. IL-2와 CD28 신호는 억제를 해제한다
외부에서 IL-2를 보충하거나 항-CD28 항체로 공자극을 강화하면 억제는 사라졌습니다.
이는 두 가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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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절 T세포는 IL-2 생산이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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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공자극은 억제 신호를 압도할 수 있다.
이 관찰은 이후 FOXP3, CTLA-4, CD28–B7 경로 연구의 기반이 됩니다.
7. 항원 특이성이 아닌 보편적 억제
이 논문의 제목이 말해주듯, 억제 기능은 항원 특이적이지 않았습니다.
Treg는 특정 항원에 대해서만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활성화된 T세포 반응 전반을 억제했습니다.
이는 조절 기능이 면역계 전체의 항상성 유지에 관여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8. 과학적 의의
이 연구는 세 가지 측면에서 고전으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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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절 T세포 억제 기능의 최초의 표준 in vitro 모델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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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제 기전이 세포 접촉 의존적임을 명확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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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2/IL-2R 및 CD28–B7 경로와의 연결 단서 제공
이 모델은 이후 전 세계 Treg 연구의 기본 플랫폼이 됩니다.
9. 역사적 위치
조절 T세포 연구의 흐름에서 이 논문은 다음 위치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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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CD4⁺CD25⁺ 세포의 존재와 기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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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억제 기능을 시험관에서 정량적으로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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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FOXP3 규명
즉, 이 논문은 Treg 개념을 “관찰된 현상”에서 “실험적으로 반복 가능한 생물학적 기능”으로 전환시킨 전환점입니다.
10. 일반인을 위한 요약
이 연구는 면역계의 브레이크가 실제로 존재하며, 그 브레이크가 다른 면역세포의 증식을 직접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시험관에서 처음으로 보여준 실험입니다.
조절 T세포는 스스로는 거의 증식하지 않지만, 필요할 때 다른 세포의 과도한 반응을 억제합니다. 이 브레이크가 없다면 면역계는 통제 불능 상태로 폭주할 수 있습니다.
1998년 셰박–손턴 모델은 그 장면을 처음으로 눈에 보이게 만든 고전적 연구입니다.
참고문헌
Thornton, Angela M., and Ethan M. Shevach. "CD4+ CD25+ immunoregulatory T cells suppress polyclonal T cell activation in vitro by inhibiting interleukin 2 production." The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188.2 (1998): 287-296. 논문 링크
Thornton, Angela M., and Ethan M. Shevach. "Suppressor effector function of CD4+ CD25+ immunoregulatory T cells is antigen nonspecific." The Journal of Immunology 164.1 (2000): 183-190. 논문 링크
Shevach, Ethan M. "Regulatory T cells in autoimmmunity." Annual review of immunology 18.1 (2000): 423-449. 논문 링크
Sakaguchi, Shimon, et al. "Immunologic self-tolerance maintained by activated T cells expressing IL-2 receptor alpha-chains (CD25). Breakdown of a single mechanism of self-tolerance causes various autoimmune diseases." Journal of immunology (Baltimore, Md.: 1950) 155.3 (1995): 1151-1164. 논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