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감염균을 처음 인식하고 탐식하는 과정: 면역반응의 출발점
발행: 2026-01-10 · 최종 업데이트: 2026-01-10
감염 시 면역세포가 병원균을 인식하고 탐식작용을 통해 제거하며, TLR4 신호전달을 통해 염증과 항바이러스 반응을 조절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이 글에서는 감염이 시작되었을 때 면역세포가 감염균을 처음 인식하고, 이를 탐식하여 처리하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는 「감염되었을 때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이라는 큰 흐름의 글에서, 가장 첫 단계에 해당하는 핵심 과정을 풀어 쓴 내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1. 감염균 인식에서 탐식작용까지의 시작
우리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감염균이 침입하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선천면역 세포입니다. 이들 세포의 표면에는 다양한 센서 역할의 수용체가 존재하며, 이 수용체들은 미생물이 공통적으로 지니는 구조를 인식합니다.
세포막에서 이러한 센서가 미생물(흔히 그림에서는 빨간 점으로 표현됩니다)을 인식하면, 해당 미생물을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세포내이입(endocytosis) 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미생물은 세포막에 둘러싸인 상태로 세포 내부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세포질과 엔도좀(endosome) 이 이중막 구조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즉, 미생물은 아직 세포질과 직접 섞이지 않은 상태로 “격리”되어 있습니다.
2. 라이소좀과의 융합, 그리고 분해
엔도좀 안에 갇힌 미생물은 곧바로 제거되지 않습니다. 이후 라이소좀(lysosome) 이 엔도좀과 융합하면서 상황이 달라집니다. 라이소좀에는 다양한 소화 효소가 들어 있어, 미생물을 화학적으로 분해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생물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조각으로 분해됩니다. 이 중 일부 조각은 이후 면역 반응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특히 분해된 조각 중 일부가 MHC II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형태라면, 이 복합체는 다시 세포막으로 이동해 표면에 제시됩니다. 이것이 바로 항원제시이며, 이후 적응면역(T세포 반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3. 왜 탐식작용이 면역의 중심일까요?
탐식작용은 단순히 “잡아먹는 과정”이 아닙니다. 사실상 모든 면역 반응의 중심에는 탐식작용이 존재합니다.
보체 면역, 항체 면역, T세포 면역은 겉으로 보면 서로 다른 체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두 탐식작용이 더 잘 일어나도록 돕는 보조 수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항체는 병원체에 붙어 탐식을 쉽게 만들고, 보체 역시 병원체를 표시하거나 직접 파괴해 탐식이 수월해지도록 합니다.
따라서 탐식작용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면역 전체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세포막에서의 인식과 신호전달: TLR4의 역할
미생물을 인식하는 수용체 중 대표적인 것이 TLR4(Toll-like receptor 4)입니다. TLR4는 단독으로 작동하기보다는 TLR4–MD2–CD14 복합체형태로 기능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탐식작용과 신호전달이 반드시 같은 수용체에 의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TLR4 자체는 탐식작용을 강하게 유도하는 수용체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CD14는 탐식작용을 잘 유도하는 수용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같은 복합체 안에서도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 있는 셈입니다. 탐식과 염증 신호전달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많은 자료에서는 이 둘 중 하나만 강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세포막에서 시작되는 염증 신호전달
LPS(지질다당류)가 TLR4에 결합하면, 가장 먼저 MyD88이라는 어댑터 단백질이 결합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Myddosome이라는 신호 전달 복합체가 형성됩니다.
이 Myddosome은 바로 반응을 일으키기보다는, 일종의 지연 타이머처럼 작동합니다. 일정한 단계가 쌓인 후에야 신호가 본격적으로 증폭됩니다.
그 결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유도하는 신호전달이 활성화되고, 최종적으로 NF-κB가 활성화되어 핵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유전자가 발현되며, 주변 면역세포들이 동원됩니다.
6. 엔도좀 내부에서의 또 다른 신호전달
한편, 탐식작용이나 endocytosis가 일어나면 TLR4와 LPS는 함께 세포막에 싸여 엔도좀 내부로 이동합니다.
이 시점은 이미 병원균이 “포획된 상태”이기 때문에, 세포의 전략도 달라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라이소좀이 엔도좀과 결합해 병원균을 직접 죽이는 과정이 강화되며, 동시에 인터페론 베타(interferon-β) 를 분비하는 신호전달 경로가 활성화됩니다.
이는 특히 바이러스 대응에 중요한 신호입니다.
7. TLR4 신호가 두 단계로 나뉘는 이유와 장점
TLR4의 가장 큰 특징은 세포막에 있을 때와 엔도좀 안에 있을 때 서로 다른 신호전달 경로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방식은 TLR1부터 TLR11까지 중에서도 TLR4만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이 구조는 매우 효율적입니다. 세포막에 LPS가 계속 존재한다는 것은, 아직 탐식작용만으로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므로 염증을 유발해 다른 면역세포의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반대로 endocytosis가 일어난 이후에는, 이미 염증 유발 물질이 격리된 상태이므로 과도한 염증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때는 오히려 병원체 제거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인터페론 반응이 더 중요해집니다.
이처럼 신호전달을 2단계로 분리함으로써, TLR4는 필요한 만큼의 염증만 유도하는 비교적 안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감염균을 처음 인식하고 탐식하는 과정은 단순한 “제거”가 아니라, 이후 이어질 염증 반응과 적응면역을 결정하는 출발점입니다. 세포막과 엔도좀이라는 공간적 분리를 이용한 정교한 신호 조절은, 면역 시스템이 왜 효율적이면서도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