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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와 심혈관 질환: 왜 임상시험 결과가 엇갈리는가

발행: 2026-02-05 · 최종 업데이트: 2026-02-05

오메가-3가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최근 가이드라인의 배경을 임상시험 설계와 스타틴 병용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주요 임상시험과 메타분석 결과를 차분히 정리합니다.

오메가-3와 심혈관 질환: 왜 임상시험 결과가 이렇게 나왔는가

최근 오메가-3가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많은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논쟁은 표면적으로는 “오메가-3가 좋다 vs 효과가 없다”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임상시험이 무엇을 검증했는지, 그리고 그 시험이 어떤 환자를 대상으로 설계되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한 혼선이 큽니다.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오메가-3 자체의 생리적 작용보다도, 임상시험의 맥락과 전제 조건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심혈관 질환 임상시험의 기본 전제

심혈관 질환 예방 임상시험은 크게 두 가지 상황에서 이루어집니다.

첫째는 아직 심혈관 질환을 겪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1차 예방(primary prevention) 이고,
둘째는 이미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을 겪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차 예방(secondary prevention) 입니다.

문제는 최근 오메가-3 논란의 대부분이 2차 예방 환자, 그리고 그중에서도 이미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일반인에게까지 확대 해석하면서 생겼다는 점입니다.


스타틴이 깔린 상태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이라는 점

현대의 심혈관 질환 임상시험에서 스타틴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다음 조건이 기본 전제로 깔려 있습니다.

  • LDL 콜레스테롤은 이미 스타틴으로 충분히 낮아져 있음

  • 혈압, 혈당, 항혈소판 치료도 표준치료로 병행되고 있음

  • 즉, 염증과 대사 위험요인이 이미 상당 부분 조절된 상태

이 상태에서 오메가-3를 추가했을 때 “추가적인 이득(additional benefit)”이 있는가를 보는 것이 최근 임상시험의 핵심 질문이었습니다.
이는 “오메가-3가 아무 효과가 있는가?”라는 질문과는 전혀 다른 질문입니다.


JELIS 연구(2007): 오메가-3 논쟁의 출발점

JELIS 연구는 오메가-3 논쟁에서 자주 언급되는 대표적인 긍정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일본인 약 18,600명을 대상으로 했고,
저용량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EPA 1.8g/day를 추가 투여했습니다.
평균 4.6년을 추적한 결과, 주요 심혈관 사건이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효과가 있었다”는 결과 때문이 아니라, 연구가 진행된 배경 때문입니다.

  • 일본인은 기본적으로 생선 섭취량이 매우 높음

  • 스타틴 용량이 서구권에 비해 낮았음

  • 중성지방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환자가 많았음

즉, 이 연구는 “스타틴 효과가 아직 충분히 극대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EPA를 추가했을 때”의 결과를 보여준 연구입니다.


ORIGIN 연구와 이후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

ORIGIN 연구는 12,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이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오메가-3를 투여했지만, 심혈관 사건 예방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의 중요한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환자 대부분이 이미 현대적인 표준 치료를 받고 있었음

  • 스타틴 사용률이 높았음

  • LDL과 염증 수치가 이미 낮았음

즉,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오메가-3를 추가한 시험이었습니다.

이후 발표된 수십 개의 무작위 임상시험들도 비슷한 조건에서 진행되었고, 그 결과는 대부분 “추가적인 이득 없음”으로 수렴했습니다.


메타분석과 코크란 리뷰의 의미

2018년 코크란 리뷰에서는
79개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11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습니다.

결론은 매우 명확했습니다.

EPA와 DHA 섭취를 늘려도 전체 사망률이나 심혈관 질환 발생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메타분석이라는 방법론은 통계적으로 효과를 과대평가하는 방향으로 왜곡되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은, 학문적으로 매우 무게감 있는 결과입니다.


REDUCE-IT 연구(2019): 왜 다시 논쟁이 불붙었는가

REDUCE-IT 연구는 오메가-3 논쟁을 다시 불러온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고위험 심혈관 환자 약 8,000명을 대상으로,
스타틴을 복용 중인 상태에서 EPA 4g/day라는 매우 높은 용량을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심혈관 사건이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이후 여러 비판을 받았습니다.

  • 위약으로 사용된 미네랄 오일이 결과를 왜곡했을 가능성

  • CRP, LDL 수치가 위약군에서 오히려 상승

  • 동일한 결과가 다른 연구에서 재현되지 않음

즉, REDUCE-IT은 “조건이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만 관찰된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현재 학계의 공통된 입장입니다.


STRENGTH 연구: 재현되지 않은 효과

REDUCE-IT 이후 진행된 STRENGTH 연구에서는
EPA+DHA 4g에 가까운 용량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혈관 예방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는 “고용량이면 효과가 있다”는 가설조차도 일관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왜 오메가-3의 효과는 이렇게 일관되지 않을까

오메가-3는 본질적으로 항염증 물질입니다.
아라키돈산 경로를 경쟁적으로 억제하고, 염증 매개체 생성을 줄입니다.

그러나 심혈관 질환에서 중요한 것은
“염증을 무조건 더 낮추는 것”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낮아진 염증 이후에 추가 억제가 의미가 있는가입니다.

스타틴 역시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타틴을 복용 중인 환자에서 오메가-3의 효과가 겹치거나 상쇄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오메가-3는 완전히 쓸모없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 중성지방이 매우 높은 환자

  • 특정 염증성 질환

  • 관절염, 일부 피부질환

이런 영역에서는 여전히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혈관 질환 예방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기에는, 현재의 임상 근거는 부족합니다.


정리하면

오메가-3 논쟁은 “영양제 찬반 논쟁”이 아니라
현대 의학에서 이미 위험이 낮아진 환자군에서, 추가 개입이 얼마나 의미 있는가라는 문제입니다.

임상시험 결과는 오메가-3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최적 치료가 이루어진 상태에서는 기대할 수 있는 추가 효과가 매우 작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