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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선(1983): 활성산소를 막으면 대식세포는 세균을 죽이지 못한다

발행: 2026-01-16 · 최종 업데이트: 2026-01-16

대식세포의 살상 능력이 활성산소(ROS)에 의존함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네이선의 연구를 통해, 선천면역이 화학적 무기를 사용하는 방식을 정리합니다.

Mechanisms of macrophage antimicrobial activity
Carl F. Nathan ·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 1983
대식세포에서 활성산소 생성이 차단되면 세균 사멸이 실패함을 보여주며, ROS가 선천면역의 핵심 살상 인자임을 확립한 연구입니다.

대식세포는 세균을 ‘어떻게’ 죽이는가

1970년대까지 면역학자들은 대식세포가 세균을 포식(phagocytosis)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 단계였습니다. 세균을 삼킨 뒤, 어떤 방식으로 죽이는가는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세균을 탐식한 직후 대식세포의 산소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 이른바 호흡 폭발(respiratory burst)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활성산소가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활성산소가 만들어져서 생긴 실제 살상 기전인지, 아니면 단순히 미토콘드리아의 전자전달계가 빠르게 작용하면서 생긴 대사 부산물인지는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 인물이 바로 칼 네이선입니다. 그는 대식세포가 산소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무기로 전환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실험의 핵심 발상: ROS를 없애면 무슨 일이 생길까

네이선의 접근은 단순하면서도 결정적이었습니다.
대식세포가 세균을 죽이는 과정에서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을 만들지 못하게 하면, 세균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이를 위해 그는 다음과 같은 실험 설계를 택했습니다.

  • 대식세포에 세포내 병원균을 감염시킨 뒤

  • ROS 생성 경로를 화학적으로 차단

  • 이후 세균의 생존 여부를 정량적으로 측정

이 실험은 “호흡 폭발이 실제로 살상에 필요한가”를 직접적으로 시험하는 구조였습니다.

결과: 활성산소가 사라지자, 세균은 살아남았다

실험 결과는 매우 분명했습니다.

  • 정상 대식세포에서는 감염된 세균이 수 시간 내 급격히 감소

  • ROS 생성을 억제한 경우, 세균은 거의 죽지 않고 증식

  • 반대로 ROS 생성을 증가시키면 세균 사멸 속도는 더욱 빨라짐

이 결과는 활성산소가 단순한 부산물이 아니라, 대식세포의 핵심 살상 인자(killing effector)임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세균 제거는 포식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산화 공격(oxidative attack)이 필수적이었습니다.

ROS는 어디에서 오는가: NADPH oxidase

네이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활성산소의 근원을 추적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대식세포 막에 존재하는 NADPH oxidase 복합체가 있었습니다. 이 효소 시스템은 산소를 전자 전달 반응으로 환원시켜 다음과 같은 연쇄 반응을 일으킵니다.

  • O₂ → O₂⁻ (superoxide anion)

  • O₂⁻ → H₂O₂ (과산화수소)

  • H₂O₂ → OH· (hydroxyl radical) 이 반응은 철분이 있을 때 급격히 일어납니다.

이 활성산소종들은 세균의 단백질, DNA, 세포막 지질을 산화시켜 생명활동을 마비시킵니다. 즉, 대식세포는 화학적 산화 반응을 이용해 세균을 파괴하고 있었습니다.

인간 질환에서 확인된 결정적 증거

이 기전은 인간 질환 연구를 통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네이선과 동료들은 만성육아종병(Chronic Granulomatous Disease, CGD) 환자에서 NADPH oxidase 기능 결함이 존재함을 확인했습니다.

이 환자들의 대식세포는 세균을 정상적으로 포식하지만, ROS를 생성하지 못해 세균을 제거하지 못하고 만성 감염과 육아종을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즉, 인간에서도 ROS는 선천면역의 필수 살상 메커니즘임이 임상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실험 구성 요약

항목내용
세포 모델마우스 유래 대식세포
감염 병원균Salmonella typhimurium, Listeria monocytogenes
ROS 억제SOD, catalase 처리 또는 DPI 등으로 NADPH oxidase 차단
결과 측정CFU(colony-forming unit) 정량

과학적 의의

네이선의 연구는 면역학에 중요한 전환점을 남겼습니다.

  • 대식세포 살상 기전의 분자적 정립

  • CGD의 병태생리 이해

  • 산화 스트레스 연구의 면역학적 재해석

  • 이후 ROS–NO 협력 경로, 면역 대사(immunometabolism) 개념으로 확장

면역이 화학을 무기로 삼은 순간

1983년, 칼 네이선의 실험은 면역을 새로운 언어로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식세포는 단순한 포식자가 아니라, 산소를 방향성 있는 무기로 전환하는 화학적 전사였습니다.

이 연구 이후 활성산소는 더 이상 세포 손상의 부산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의도적으로 생성되고 정밀하게 조절되는 면역의 무기가 되었습니다.

이 발견을 기점으로 면역학은
세포의 행동을 넘어, 에너지와 화학 반응의 방향성을 다루는 학문으로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관련문헌

Nathan, Carl F. “Mechanisms of macrophage antimicrobial activity.”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1983. 논문 링크 Nathan, Carl F., and John B. Hibbs Jr. "Role of nitric oxide synthesis in macrophage antimicrobial activity." Current opinion in immunology 3.1 (1991): 65-70. 논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