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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에 대한 이해와 오해: 면역은 왜 때로 우리를 해치는가

발행: 2026-01-07 · 최종 업데이트: 2026-01-07

염증은 면역의 결과이지 목적이 아니다. 상처 치유, 사이토카인 폭풍, 패혈증 사례를 통해 염증과 면역력의 관계를 항상성 관점에서 다시 정리한다.

염증에 대한 이해와 흔한 오해

많은 사람들은 ‘면역력을 올린다’는 개념을 곧바로 염증이 올라가는 것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감염 상황에서는 면역 활성과 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인식이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면역 반응의 본질은 아닙니다.
특히 외부 자극이나 특정 물질에 의해 면역 반응을 조절하려는 경우,
면역 활성과 염증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상황인 상처 치유 과정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처와 면역 반응

우리 몸에 상처가 생기면, 회복 과정은 일반적으로 네 단계로 진행됩니다.

  1. 지혈 단계: 혈소판 작용과 혈액 응고

  2. 염증 단계: 상처 부위로 유입된 미생물 제거

  3. 증식 단계: 손상된 조직의 재생

  4. 리모델링 단계: 임시로 만들어진 조직을 정상 구조로 재정렬

이 과정에서 면역 반응은 단순히 병원균을 제거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이후의 조직 회복과 재구성 과정 전반에 깊이 관여합니다.

면역세포는 기능적으로 흔히 M1형M2형으로 나누어 설명됩니다.
M1 면역세포는 염증을 유도하고 병원체 제거에 집중하는 반면,
M2 면역세포는 염증을 억제하고 조직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즉, 면역 반응은 염증을 일으키는 단계와 염증을 정리하는 단계가 시간적으로 분리된 하나의 흐름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염증 반응

면역계가 병원균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상태라면, 병원균이 침입했을 때 면역세포는 이를 감지하고 염증 반응을 유도합니다.

염증은 주변 면역세포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으니 지원이 필요하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이를 위해 혈관은 확장되고, 많은 면역세포가 해당 부위로 모여듭니다. 이 과정에서 병원균을 제거하기 위해 활성산소 등이 사용되며,
그 결과 주변 조직이 일정 부분 손상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는 범인을 잡기 위해 충분한 병력이 투입되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범죄자가 소수라 하더라도, 충분한 인원이 동원되며 그 과정에서 부수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병원균이 제거된 이후에는,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는 과정이 뒤따르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처가 아문다”는 단계로 이어집니다.

이와 같은 반응을 급성 염증이라고 부릅니다.


심한 염증: 사이토카인 폭풍

병원균이 과도하게 유입되거나 체내에서 빠르게 증식하면,
염증 반응은 정상적인 조절 범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항상성의 범위를 벗어난 염증 상태를
사이토카인 분비 증후군, 혹은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부릅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면역세포는 빠르게 소모되고
일시적인 면역 기능 저하(면역 마비)상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결과 2차 감염 위험이 오히려 증가하며,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설령 중환자 치료를 통해 생존하더라도,
이 단계에서 발생한 조직 손상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염증에 의한 사망: 장기 손상과 재감염

병원균이 빠르게 증식하고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염증 자체로 인해 장기 손상이 발생하고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패혈증이 대표적인 예이며,
에볼라, 뎅기열, 코로나19 역시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원인은 병원체이지만,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키는 주체는 면역 반응 자체입니다.

반대로, 염증 반응이 지나치게 약해
면역세포가 충분히 동원되지 못하면,
병원균의 증식이나 독소 작용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즉, 과도한 염증도 문제이고, 지나치게 약한 염증도 문제입니다.


염증과 항병력

일반적인 면역 반응이
‘적당한 염증 → 빠른 회복’으로 끝난다고 가정하면,
항병력이 높다는 것은 염증 반응이 크게 드러나지 않고지나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감염 초기에 병원균이 빠르게 제거되었거나,
이미 일정 수준까지 증식한 경우에도
면역세포가 매우 효율적으로 병원균을 처리했을 때 가능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아팠는지도 모르게” 지나가기도 합니다.


염증이 심하다고 면역력이 강한 것은 아니다

염증은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염증이 많다, 적다만으로 면역력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염증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면역 기능 저하 때문인지,
아니면 충분한 탐식 작용으로 이미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인지는
반드시 구분되어야 합니다.

후자의 경우라면,
염증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면역 반응이 효율적이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염증 없이 면역 반응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

면역 반응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병원체를 인식하고, 잡아먹고, 분해하는 것입니다.

염증은 대개 이 과정이 충분히 빠르거나 완전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탐식 작용이 일어났더라도, 세포 표면이나 조직에 병원체 잔여물이나 자극 신호가 남아 있으면 추가적인 염증 반응이 유도됩니다.

따라서 탐식 작용을 초기 단계에서 효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면, 과도한 염증 없이도 면역 반응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과거 일부 면역 자극 물질은 탐식 작용보다는 염증 유도에 치우쳐 있었고, 대표적으로 콜리의 독소는 강한 염증 반응을 유도했지만 부작용이 커 현재는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후 개발된 약용버섯 유래 다당체 등은 탐식 작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지만, 모든 제품이 동일한 특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었고 초기 제품 중 일부는 여전히 염증 유발 성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염증을 키우는 자극이 아니라, 염증이 필요 없도록 만드는 작용기전에 대해서 그 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