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반응을 증폭시키는 장치: Freund’s Adjuvant의 탄생(1942)
발행: 2026-01-08 · 최종 업데이트: 2026-01-08
Jules Freund와 Catherine McDermott는 1942년 adjuvant 개념을 체계화하며 항체 및 세포매개면역을 동시에 증폭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오늘날 실험면역학의 표준이 된 Freund’s adjuvant의 기원을 살펴본다.
Freund’s Adjuvant의 탄생 — 면역 반응을 “증폭”시키려는 시도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발표된 줄스 프로인트(Jules Freund)와 캐서린 맥더멋(Catherine McDermott)의 논문은 오늘날까지도 면역학 실험실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개념 중 하나인 프로인트 아쥬번트(Freund’s adjuvant)의 기원을 제시한 고전으로 평가됩니다. 이 논문은 Proceedings of the Society for Experimental Biology and Medicine에 게재되었으며, 당시로서는 면역학과 의학을 대표하는 핵심 학술지 중 하나였습니다.
이 연구의 핵심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단백질 항원을 주입했을 때, 어떻게 하면 훨씬 강력하고 지속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가?”
연구진은 말 혈청(horse serum)을 항원으로 사용해, 면역 반응을 극적으로 증폭시키는 조건을 체계적으로 탐구했습니다.
배경 — 조잡한 항원, 불확실한 면역
20세기 전반부 면역학에서 사용되던 항원은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매우 조잡했습니다. 단백질 정제 기술이 거의 없던 시기였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말 혈청, 난백 단백질(ovalbumin), 혹은 세균 전체를 그대로 항원으로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항원들은 단일 분자가 아니라 다양한 성분의 혼합물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항체 생성과 과민반응, 면역 기억과 같은 현상을 이해하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Freund가 주목한 중요한 관찰은 이미 1920년대에 보고된 사실이었습니다. 결핵에 감염된 기니피그는 그렇지 않은 기니피그에 비해 훨씬 강한 항체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결핵균 자체가 면역 반응을 증폭시키는 무언가를 제공한다”는 가설로 이어졌습니다.
Jules Freund — 전쟁과 함께 이동한 면역학자
Freund는 1890년 헝가리에서 태어나 1913년 의과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이는 혈청 속 항체 활성이 처음 보고된 해와 정확히 겹칩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유럽의 학문적 기반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그는 미국으로 이주한 전형적인 20세기 과학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미국에서 그는 하버드, 필라델피아의 결핵 연구소를 거쳐, 1932년 뉴욕의 코넬 의과대학에 자리를 잡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수행된 연구가 1942년 Freund & McDermott 논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그는 1957년 NIH 산하 NIAID 최초의 면역학 연구실장이 되지만, 1960년 다발성 골수종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항체를 분비하는 형질세포의 악성 종양으로 사망했다는 점은 면역학사에서 종종 언급되는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실험의 핵심 — 항원만으로는 부족하다
프로인트와 맥더멋는 단순히 항원을 주입하는 것만으로는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조합을 고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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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성 항원: 말 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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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제(emulsifier): 양털에서 유래한 라놀린(lan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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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 성분: 파라핀 오일(paraffin o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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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증강 성분: 사멸된 결핵균(killed Mycobacterium tuberculosis)
이 조합을 모르타르와 막자를 이용해 철저히 혼합한 뒤, 기니피그 근육에 주사했습니다. 이후 수주에서 수개월, 나아가 1년 뒤까지 항원을 피부 내로 소량 주입해 피부 반응(지연형 과민반응)과 혈청 내 항체 생성을 평가했습니다.
결과 — 지속되고 강력한 면역 반응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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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원만 투여한 대조군에서는 거의 면역 반응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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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항원을 adjuvant와 함께 투여한 경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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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반응이 수개월~1년 이상 지속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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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청에서는 침강 반응(precipitin reaction)을 통해 항체 생성이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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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요한 점은, 살아 있는 결핵균이 아니라 사멸된 결핵균만으로도 동일한 면역 증강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실험의 안전성과 재현성을 크게 높이는 발견이었습니다.
Freund’s Adjuvant의 개념 정립
이 논문을 통해 adjuvant는 “면역 반응을 증폭시키는 모든 요소”로 정의되기 시작합니다. Freund가 제안한 조합은 이후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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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lete Freund’s Adjuvant(CFA)
사멸 결핵균 + 파라핀 오일 + 유화제 + 항원 -
Incomplete Freund’s Adjuvant(IFA)
결핵균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 요소
CFA는 매우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지만, 주사 부위의 괴사와 심한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사용되지 않습니다. 반면 IFA는 반복 면역(boosting)에 사용되며, 실험동물 면역화의 표준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전은 몰랐지만, 현상은 분명했다
Freund와 McDermott는 adjuvant의 작용 기전을 명확히 설명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파라핀 오일이 항원의 체내 잔존 시간을 늘리고, 유화제가 수용성 항원이 지질 환경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유지하며, 결핵균 성분이 강력한 염증 신호를 제공할 것이라 추정했습니다.
이러한 설명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선천면역 자극, 항원 지속성, 국소 염증 미세환경이라는 개념의 초기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영향
Freund’s adjuvant 연구는 “왜 항원만으로는 면역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남겼고, 이는 현대 백신학의 핵심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여러 백신과 면역치료제 역시 다양한 형태의 adjuvant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출발점에는 1942년 이 논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실험동물 면역화, 항체 생산, 면역 반응 증폭이라는 실천적 문제를 처음으로 체계화한 연구라는 점에서, Freund & McDermott의 논문은 면역학 실험 방법론의 고전으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