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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P3⁺ Treg의 분자적 정체는 어떻게 확립되었는가

발행: 2026-02-18 · 최종 업데이트: 2026-02-18

Scurfy 마우스와 IPEX 증후군 연구를 통해 FOXP3가 조절 T세포(Treg)의 마스터 전사인자임이 2003년 분자적으로 확립된 과정을 정리합니다.

Foxp3 programs the development and function of CD4+CD25+ regulatory T cells
S. Hori, T. Nomura, S. Sakaguchi · Science · 2003
FOXP3가 조절 T세포의 발생과 기능을 지시하는 마스터 전사인자임을 기능적 실험으로 입증한 결정적 연구.

2003년, 면역 억제가 ‘분자’로 정의되다

조절 T세포(Treg)의 존재는 1990년대부터 제안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그것은 기능적 개념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특정 CD4⁺CD25⁺ 세포 집단이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 세포를 규정하는 분자적 기준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FOXP3(Forkhead box P3)에서 나왔습니다. 2003년의 일련의 연구는 조절 T세포를 기능적 추정이 아닌, 유전적·분자적 실체로 확립한 전환점이었습니다.

Scurfy 마우스: 멈추지 않는 면역의 단서

면역 조절의 실마리는 ‘Scurfy’ 돌연변이 마우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마우스는 생후 수주 내 전신 염증, 림프구 과증식, 다기관 침윤을 보이며 치명적인 경과를 보였습니다.

T세포는 과도하게 활성화되었고, 면역 반응은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제동 장치가 사라진 면역계처럼 보였습니다.

이 병리의 원인이 X 염색체 상의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연구는 인간 질환과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IPEX 증후군: 인간에서 확인된 동일한 결함

2001년, 신생아기에 중증 자가면역을 보이는 희귀 질환이 유전적으로 규명되었습니다. 이 질환은 IPEX 증후군(Immune dysregulation, Polyendocrinopathy, Enteropathy, X-linked)으로 명명되었습니다.

IPEX 환자들은 장염, 제1형 당뇨, 피부염 등 전신 자가면역을 보였습니다. 연구 결과, 이 환자들 역시 Scurfy 마우스와 동일한 유전자 결함을 공유하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그 유전자가 바로 FOXP3였습니다.

FOXP3는 단순한 표지자가 아니었다

FOXP3는 전사인자입니다. 즉, 다른 유전자들의 발현 프로그램을 조절하는 상위 조절자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히 Treg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인지, 아니면 Treg를 “만드는 유전자”인지였습니다.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 연구가 2003년 발표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시몬 사카구치(Shimon Sakaguchi) 연구팀과 알렉세이 루덴스키(Alexei Rudensky) 연구팀의 연구가 결정적이었습니다.

FOXP3 결손: 억제 기능의 붕괴

FOXP3가 결손된 마우스는 Scurfy와 동일한 표현형을 보였습니다. 전신 림프증식, 사이토카인 과다 생성, 다기관 자가면역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FOXP3가 단순한 연관 인자가 아니라, 면역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FOXP3가 없으면 면역 억제 체계가 붕괴되었습니다.

FOXP3 강제 발현: 세포 운명의 재프로그래밍

더 인상적인 실험은 기능 획득(gain-of-function) 실험이었습니다. 일반 CD4⁺ T세포에 FOXP3를 강제로 발현시키자, 이 세포들은 억제 기능을 획득했습니다.

  • IL-2 생성이 감소하고

  • CD25 및 CTLA-4 발현이 증가하며

  • 자극에 대한 반응성이 낮아지고

  • 다른 T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능력을 보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표면 표지 변화가 아니었습니다. 세포의 전사 프로그램과 기능적 정체성이 재구성된 것이었습니다.

이 결과는 분명한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FOXP3는 조절 T세포의 마스터 전사인자이다.

조절 T세포의 분자적 정의

이후 계통 추적 모델을 통해 FOXP3 발현 세포는 CD4⁺CD25⁺ 집단과 일치함이 확인되었습니다. 그 결과 조절 T세포는 다음과 같이 정의되었습니다.

CD4⁺ IL-2 수용체 알파(IL-2 receptor alpha, CD25)⁺ FOXP3⁺

이 정의는 억제 T세포 존재 여부에 대한 오랜 논쟁을 종결지었습니다. 조절 T세포는 일시적 활성화 상태가 아니라, FOXP3에 의해 규정되는 독립된 세포 계열임이 확립되었습니다.

면역학 패러다임의 전환

FOXP3의 규명은 단순한 유전자 발견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면역 질환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었습니다.

자가면역은 “자가항원을 인식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가항원을 억제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개념이 명확해졌습니다.

이후 조절 T세포 연구는 다음 영역으로 확장되었습니다.

  • 자가면역 질환 병태생리

  • 장내 면역 항상성

  • 종양 미세환경에서의 면역 억제

  • 면역관문억제제의 작동 원리

특히 CTLA-4를 표적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는 조절 T세포의 억제 기전 이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왜 이 발견이 결정적이었는가

FOXP3 연구는 면역 억제를 기능적 현상에서 분자적 정의로 끌어올렸습니다. 면역의 ‘브레이크’가 어디에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브레이크가 고장 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유전적 수준에서 설명한 최초의 사례였습니다.

Scurfy 마우스의 수수께끼와 IPEX 환자의 비극은 하나의 전사인자로 연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조절 T세포는 더 이상 추정되는 세포가 아니라, 분자적으로 정의된 세포가 되었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

FOXP3는 T세포를 공격자에서 조절자로 전환시키는 전사인자입니다.
2003년의 발견은 조절 T세포를 면역학의 중심 개념으로 확립한 전환점이었습니다.

관련 문헌

Hori, Shohei, et al. “Control of Regulatory T Cell Development by the Transcription Factor Foxp3.” Science, vol. 299, no. 5609, 2003, pp. 1057–1061.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1079490

Fontenot, Jason D., et al. “Foxp3 Programs the Development and Function of CD4+CD25+ Regulatory T Cells.” Nature Immunology, vol. 4, 2003, pp. 330–336. https://www.nature.com/articles/ni904

Wildin, Robert S., et al. "X-linked neonatal diabetes mellitus, enteropathy and endocrinopathy syndrome is the human equivalent of mouse scurfy." Nature genetics 27.1 (2001): 18-20. https://www.nature.com/articles/ng0101_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