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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염증을 멈추는 분자 스위치 A20: NF-κB는 어떻게 꺼지는가

발행: 2026-01-16 · 최종 업데이트: 2026-01-16

TLR4–NF-κB 신호는 왜 무한히 지속되지 않는가. A20이 면역계의 핵심 음성 피드백 스위치로 작동하는 분자 논리를 정리합니다.

A20: linking a complex regulator of ubiquitylation to immunity and human disease
A. Ma, B. A. Malynn · Nature Reviews Immunology · 2012
A20(TNFAIP3)은 TLR과 TNF 수용체 신호에서 NF-κB 활성화를 유비퀴틴 편집을 통해 종결시키는 핵심 음성 피드백 인자로, 만성 염증과 자가면역을 방지하는 면역 항상성 조절자임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표준 리뷰 논문.

왜 TLR4–NF-κB 신호는 무한히 지속되지 않는가

앞선 글들에서 살펴본 것처럼, 지질다당류(LPS)가 TLR4에 결합하면 NF-κB 신호전달 경로가 활성화되고 강력한 염증 반응이 유도됩니다. 이 신호는 패혈증과 같은 급성 상황에서는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만약 이 경로가 멈추지 않는다면 결과는 치명적입니다. NF-kB 신호전달은 좀 특이한 면이 있는데, 일정한 활성이 높아지다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NF-kB가 핵안으로 들어갔다고 다시 나오는 과정에서 마치 펄스처럼 활성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자극이 강하지 않으면 NF-kB신호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면역계는 이 점을 이미 전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즉, 염증은 시작과 동시에 억제를 하는 단백질도 같이 발현합니다.
그 중심에 위치한 분자가 바로 A20입니다.

A20은 왜 NF-κB 음성 피드백 회로의 핵심인가

A20은 흥미롭게도 NF-κB에 의해 유도되는 유전자입니다. TLR4 신호가 강해질수록 NF-κB 활성은 증가하고, 그 결과 A20 발현도 함께 증가합니다. 이는 전형적인 음성 피드백 구조입니다.

A20는 하나의 효소가 아니라 2개의 상반된 ubiquitin 기능을 동시에 가진 단백질로, A20은 TRAF6에 신호 전달용으로 붙어 있는 K63-linked ubiquitin을 제거하고, 동시에 TRAF6 신호 복합체 구성 요소에 K48-linked ubiquitin을 부가하여 해당 신호 플랫폼이 분해되도록 유도하는 조절 단백질입니다.

우선 TLR4 신호전달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TLR-MyD88 신호전달
그림 1. TLR4-MyD88 신호전달 과정
A20 작용부위
그림 2. A20에 의한 TLR4의 MyD88 신호전달의 억제과정

이러한 2가지 효과 때문에 A20은 신호를 즉시 끊을 수도 있고 (K63 제거) 신호 장치를 완전히 해체할 수도 있음 (K48 부가)

중요한 점은 A20이 NF-κB를 단순 억제제가 아니라 타이머로 작동시킨다는 점입니다. 즉, 염증이 충분히 발생한 이후에만 작동하도록 설계된 분자입니다.

TLR4 신호가 강할수록 A20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LPS–TLR4 신호는 선천면역 경로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축에 속합니다. 이 강도는 병원균 침입 초기에 결정적인 이점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통제 실패 시 가장 위험한 신호이기도 합니다. 즉 패혈증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TLR4 경로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납니다.

  • 강력한 NF-κB 활성

  • 빠른 사이토카인 분비

  • 동시에 매우 빠른 A20 유도

이는 우연이 아닙니다. 신호가 강할수록, 종료 장치는 더 정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A20이 없다면 TLR4 신호는 짧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증폭되며, 이는 급성 염증을 만성 염증으로 전환시키는 결정적 조건이 됩니다.

A20 결핍이 보여주는 면역계의 본질

A20 결핍 마우스 모델은 이 분자의 중요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줍니다.

  • 자발적 장염 발생

  • 전신 염증 반응

  • 자가면역 유사 증상

  • 미생물 자극에 대한 과민 반응

특히 주목할 점은, 외부 병원체가 없어도 염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염증이 단순히 “공격 신호의 존재” 때문이 아니라, 억제 실패 그 자체로도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많은 만성 염증 질환은 과도한 면역이 아니라 멈추지 못한 면역의 결과로 재해석할 수 있습니다.

면역계는 공격보다 종료를 더 정교하게 설계했다

면역학 교과서에서는 종종 면역계를 “공격 시스템”으로 묘사합니다. 그러나 분자 수준에서 들여다보면, 면역계는 공격보다 종료에 더 많은 장치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A20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 MyD88 염증 신호에 의해 유도되고
  • MyD88 신호의 핵심인 TRAF6 관련된 스캐폴드를 억제시키며,
  • 염증을 억제하면서도 면역 기억과 방어 능력은 보존합니다

이는 면역계가 추구하는 목표가 최대 반응(maximal response)이 아니라 적절한 반응(optimal response)임을 보여줍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종료 실패가 어떻게 만성 염증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TLR4 신호가 “끝나지 않는 조건”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문헌

Ma, A., and B. A. Malynn. "A20: Linking a Complex Regulator of Ubiquitylation to Immunity and Human Disease.” Nature Reviews Immunology, vol. 12, no. 11, 2012, pp. 774–785. https://www.nature.com/articles/nri3313

Boone, D. L., et al. “The Ubiquitin-Modifying Enzyme A20 Is Required for Termination of Toll-Like Receptor Responses.” Nature Immunology, vol. 5, no. 10, 2004, pp. 1052–1060. https://www.nature.com/articles/ni1110

Vereecke, L., et al. “The Ubiquitin-Editing Enzyme A20 (TNFAIP3) Is a Central Regulator of Immunopathology.”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vol. 206, no. 2, 2009, pp. 315–331. https://doi.org/10.1016/j.it.2009.05.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