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TOS - 면역억제로 심혈관 사건은 조금 줄었지만, 대가는 없었을까
발행: 2026-06-04 · 최종 업데이트: 2026-08-17
표준 2차 예방치료를 받고도 염증이 남은 심근경색 환자에게 IL-1β 억제제 canakinumab을 추가한 CANTOS 임상의 제한적인 효과와 치명적 감염 위험을 함께 살펴봅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 이미 치료받고 있던 환자들이다
CANTOS는 치료받지 않은 일반인에게 canakinumab을 투여해 심근경색을 예방한 연구가 아닙니다. 참가자들은 이미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였고, 스타틴을 포함한 적극적인 2차 예방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hs-CRP가 2 mg/L 이상으로 남아 있어 재발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실제로 참가자의 약 90%가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기존 치료를 canakinumab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그 치료에 약을 추가했습니다. 따라서 이 논문의 질문은 “심혈관질환에 염증약 하나만 쓰면 되는가”가 아닙니다.
지질강하 등 표준 치료를 받고도 남은 염증성 위험을 면역억제로 더 낮추면, 재발성 심혈관 사건이 추가로 줄어드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효과는 있었지만 크고 일관되지는 않았습니다. 세 용량 중 150 mg만 사전에 정한 통계 기준을 가까스로 충족했고, 전체 사망률은 줄지 않았습니다. 반면 치명적 감염과 패혈증은 증가했습니다. CANTOS는 염증 가설을 지지한 중요한 연구이지만, canakinumab이 좋은 심혈관 예방약임을 뚜렷하게 입증한 연구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선행연구 JUPITER가 남긴 질문
CANTOS의 선행연구로 볼 수 있는 JUPITER 임상은 2008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LDL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지만 hs-CRP가 높은 사람에게 rosuvastatin을 투여했을 때 심혈관 사건이 줄어드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지만 해석상의 중요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Rosuvastatin은 hs-CRP만 낮춘 것이 아니라 LDL 콜레스테롤도 크게 낮췄습니다. 그래서 JUPITER만으로는 심혈관 사건 감소가 LDL 감소 때문인지, 염증 감소 때문인지, 아니면 둘이 함께 작용한 결과인지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습니다.
CANTOS는 바로 그 다음 질문을 던졌습니다.
LDL을 낮추지 않고 염증 경로만 낮춰도 심혈관 사건이 줄어들까?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죽상동맥경화를 단순한 지질 축적 질환이 아니라, 지질과 염증이 함께 만드는 만성 혈관 질환으로 볼 수 있는지를 임상적으로 시험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CANTOS는 어디까지나 기존 치료 위에 면역억제제를 더한 2차 예방시험입니다.
canakinumab은 어떤 약인가
Canakinumab은 IL-1β를 표적으로 하는 단클론항체입니다. IL-1β 신호를 차단해 염증을 낮추지만, 동시에 감염에 대응하는 면역반응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약은 단순한 진통소염제가 아니라 면역억제 작용을 하는 생물학적 제제입니다.
IL-1β는 선천면역 반응을 증폭시키는 사이토카인이고, 그 아래쪽으로 IL-6와 CRP 같은 염증 축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로를 차단하는 것은 혈관 염증을 줄일 가능성과 감염 방어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을 함께 가집니다. CANTOS의 효과와 부작용은 이 양면을 같이 봐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Canakinumab은 CANTOS에서 처음 시험한 신약이 아닙니다. 2009년부터 면역계의 염증 반응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희귀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되던 약입니다(크라이오피린 연관 주기 발열 증후군·CAPS: 가족성 한랭 자가염증 증후군, 머클-웰 증후군 등).
따라서 CANTOS는 "canakinumab이 약으로 쓸 수 있는가"를 처음 묻는 연구가 아니라, 이미 IL-1β 의존 자가염증질환 치료제로 허가된 항체를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예방이라는 전혀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본 임상이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과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Canakinumab은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도 연구된 적이 있지만,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의 중심 표적은 역사적으로 TNF, IL-6, JAK 경로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IL-1β 억제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의 주류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canakinumab을 "류마티스 관절염 약을 심혈관질환에 써본 것"으로 이해하면 조금 빗나갑니다. 더 정확히는 "희귀 자가염증질환에서 검증된 IL-1β 항체를 혈관 염증 가설에 적용한 것"입니다.
스타틴은 LDL을 낮추면서 동시에 염증 표지도 낮출 수 있습니다. 반면 canakinumab은 지질강하제가 아닙니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개발된 약이 아니라, 특정 염증 경로를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입니다.
그래서 CANTOS는 스타틴 연구와 성격이 다릅니다. CANTOS의 의미는 "새로운 고지혈증 약"을 시험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LDL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염증 경로를 억제했을 때도 죽상동맥경화성 사건이 줄어드는지를 본 연구였습니다.
연구 설계: 표준 치료에 canakinumab을 추가했다
CANTOS의 대상자는 이전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안정된 환자였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조건이 하나 더 붙었습니다. 적극적인 2차 예방치료에도 hs-CRP가 2 mg/L 이상이어야 했습니다.
즉 이 연구는 모든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표준 치료 이후에도 염증 반응이 남아 있는 사람을 골라낸 연구였습니다.
대상자는 총 10,061명이었고, canakinumab 50 mg, 150 mg, 300 mg 또는 위약을 3개월마다 피하주사로 투여받았습니다. 주요 평가 변수는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심혈관 사망을 합친 복합 사건이었습니다.
이 설계만 보아도 JUPITER와 CANTOS의 차이가 보입니다. JUPITER는 1차 예방에 가까운 연구였고, CANTOS는 이전 심근경색이 있는 2차 예방 연구였습니다. JUPITER는 스타틴을 사용했고, CANTOS는 IL-1β 억제제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둘 다 hs-CRP를 중요한 선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결과: 세 용량 중 150 mg에서만 기준을 충족했다
CANTOS에서 canakinumab은 hs-CRP를 낮췄지만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의미 있게 바꾸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IL-1β 경로를 직접 억제한 효과를 지질강하 효과와 비교적 분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용량 전반에서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주요 평가변수인 심혈관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비치명적 뇌졸중의 발생률은 위약군에서 100인년당 4.50건, 150 mg군에서 3.86건이었습니다. 상대위험은 15% 낮았지만(HR 0.85), 절대 차이는 100인년당 0.64건이었습니다.
더구나 50 mg은 유의하지 않았고, 300 mg도 다중비교를 고려해 사전에 정한 유의성 기준을 넘지 못했습니다. 성공한 150 mg의 P값도 0.02075로 기준 0.02115에 매우 가까웠습니다. 용량이 많을수록 효과가 커지는 일관된 양상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canakinumab이 심혈관 사건을 확실하게 줄였다”보다 “한 용량에서 작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가 관찰됐다”고 쓰는 편이 결과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LDL 변화 없이 임상 사건이 감소할 수 있음을 보였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CANTOS는 염증이 단순한 위험 표지자를 넘어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을 지지했습니다. 다만 가설을 지지한 것과 이 약의 임상적 효용이 충분히 컸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연구가 입증한 것과 입증하지 않은 것
죽상동맥경화 병변에서는 콜레스테롤 결정이나 산화 LDL 같은 손상 신호가 inflammasome–IL-1β 경로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CANTOS는 이 하류 경로를 차단했을 때 임상 사건이 일부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염증의 출발점이 무엇인지 밝힌 연구가 아닙니다. LPS나 장내 유래 endotoxin을 측정하지 않았으므로, CANTOS를 근거로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LPS다”라고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이 논문이 직접 뒷받침하는 범위는 이미 치료받는 고위험 환자에서 IL-1β 억제가 일부 심혈관 사건을 조금 줄였다는 것까지입니다.
하지만 전체 사망률은 줄지 않았다
CANTOS를 보면 생각보다 효과가 약했습니다. 심혈관 사망, 뇌졸중, 전체 사망률은 각각 유의하게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관찰된 이득은 주로 복합 평가변수와 심근경색 감소에 기대고 있습니다.
또한 canakinumab은 면역억제 작용을 하는 약입니다. 치명적 감염 또는 패혈증은 위약군 100인년당 0.18건에서 canakinumab 통합군 0.31건으로 증가했습니다(P=0.02). 절대 발생률은 낮았지만, 심혈관 이득도 크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대가입니다.
따라서 CANTOS는 "염증을 낮추면 무조건 좋다"는 연구가 아닙니다. 더 정확히는 "특정 염증 경로를 낮추면 심혈관 사건이 줄어들 수 있지만, 그 치료가 널리 쓰이려면 안전성, 비용, 대상자 선별이 함께 해결되어야 한다"는 연구입니다.
심혈관질환 적응증 확대는 허가되지 않았다
CANTOS 발표 후 노바티스는 canakinumab을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FDA는 2018년 제출된 근거만으로는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유럽에서도 심사 과정에서 허가가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자 회사가 신청을 철회했습니다.
유럽의약품청은 효과가 모든 심근경색 환자에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고, 관찰된 이득도 작았으며, 특히 스타틴을 함께 복용하는 환자에서는 중증 감염 위험을 감수할 만큼 이득이 크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CANTOS는 통계적으로 일부 긍정적인 결과를 냈지만, 규제기관이 새로운 적응증을 허가할 정도로 뚜렷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여주지는 못한 셈입니다.
실용성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항체의약품이라 3개월마다 피하주사를 맞아야 했습니다.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정식 출시된 적은 없지만, 당시 미국에서 희귀질환 치료제로 판매되던 가격을 CANTOS의 150 mg 용법에 적용하면 연간 치료비가 약 6만4천~7만3천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여기에 작고 일관되지 않은 심혈관 효과와 치명적 감염 위험까지 고려하면, 값싼 경구약인 스타틴과 기존 2차 예방치료를 대신하거나 보완할 약으로서 이득이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CANTOS의 과학적 의미와 의약품 개발 결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과학적으로는 죽상동맥경화에 염증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했지만, canakinumab의 심혈관 적응증 확대에는 실패했습니다.
정리
CANTOS는 심근경색 후 표준 2차 예방치료를 받고도 hs-CRP가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canakinumab을 추가하면 심혈관 사건이 더 줄어드는지 검증한 임상입니다.
그 결과 세 용량 중 150 mg에서 주요 복합 심혈관 사건이 작게 감소했습니다. LDL 변화 없이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죽상동맥경화의 염증 가설을 임상적으로 지지합니다. 그러나 다른 두 용량은 사전 통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전체 사망률도 줄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canakinumab은 감염 방어까지 약화시킬 수 있는 면역억제제이며, 실제로 치명적 감염과 패혈증이 증가했습니다. 항체 주사제인 데다, 기존 약가를 기준으로 예상한 심혈관질환 치료비도 매우 높았습니다. 결국 미국에서는 심혈관 적응증 확대가 승인되지 않았고, 유럽에서는 회사가 허가 신청을 철회했습니다.
따라서 CANTOS의 결론은 “염증을 억제하면 심혈관질환이 뚜렷하게 좋아진다”가 아닙니다. 더 정확한 결론은 기존 치료 뒤에도 남은 염증성 위험은 실제 치료 표적일 수 있지만, 면역억제로 얻는 작은 이득과 감염 위험을 함께 따져야 한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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