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혼조 연구팀: PD-1 결손이 장기적으로 유도한 루푸스 유사 자가면역
발행: 2026-02-16 · 최종 업데이트: 2026-02-16
1999년 혼조 다스쿠 연구팀은 PD-1 결손 마우스를 장기 추적해 루푸스 유사 자가면역이 발생함을 입증했습니다. PD-1이 만성 자가면역을 억제하는 핵심 면역관문임을 확립한 연구입니다.
PD-1이 없으면, 결국 자가면역으로 가는가?
1998년 연구에서 혼조 다스쿠(本庶佑, Tasuku Honjo) 연구팀은 C57BL/6 배경의 PD-1⁻/⁻ 마우스가 겉보기에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비장 비대, 항체 과생산, B세포 과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면역계는 이미 항진되어 있었지만, 당시에는 뚜렷한 전신 자가면역 질환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만성적인 면역항진은 '노화'라는 시간의 축과 만났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 PD-1 결손은 단순히 면역 수치를 높이는 변수일까요, 아니면 파국적인 자가면역을 막아주는 최후의 보루일까요? PD-1 결손은 단순히 면역 반응을 조금 높이는 보조적 요인일까요, 아니면 자가면역을 억제하는 필수 축일까요?
1999년 발표된 후속 연구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했습니다.
PD-1 결손 마우스의 장기 추적
연구팀은 PD-1⁻/⁻ 마우스를 생후 6개월과 14개월까지 장기 사육하며 질환 발생 여부를 추적했습니다. 단기 실험이 아니라, 시간의 경과에 따른 면역계의 변화를 관찰한 것입니다.
평가 항목은 매우 광범위했습니다. 혈청 항핵항체(ANA), 자가항체 역가, 면역복합체 침착 여부, 사구체 조직학적 변화, 관절 병리까지 전신 자가면역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6개월: 루푸스 유사 병변의 시작
생후 6개월이 되자 PD-1⁻/⁻ 마우스의 신장에서 이미 면역복합체 침착이 관찰되었습니다. 사구체에는 염증성 변화가 나타났고, 이는 전신 홍반 루푸스(SLE)에서 보이는 초기 병리와 유사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외형상 중증 질환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었지만, 조직 수준에서는 이미 자가면역 반응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PD-1이 결여된 면역계가 자기 항원을 향해 반응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14개월: 확립된 루푸스 유사 자가면역
14개월령에 이르자 병변은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PD-1⁻/⁻ 마우스에서는 증식성 사구체신염(proliferative glomerulonephritis)이 관찰되었고, 일부에서는 류마티스양 관절염(rheumatoid-like arthritis)과 유사한 관절 염증이 나타났습니다. 혈관 주변 림프구 침윤이 증가했고, 고역가(high-titer) 자가항체가 지속적으로 검출되었습니다.
결국 PD-1 결손은 노화와 함께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전신 자가면역 병리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면역항진이 아니라, 명확한 루푸스 유사(autoimmune lupus-like) 질환이었습니다.
Table 1. B6-PD-1⁻/⁻ 및 B6-lpr/lpr × PD-1⁻/⁻ 마우스에서의 자가면역 질환 발생 빈도
Glomerulonephritis (사구체신염)
| Genotype | Age (month) | Grade 0 | Grade 1 | Grade 2 | Grade 3 | Total |
|---|---|---|---|---|---|---|
| B6 | 6 | 5 | 0 | 0 | 0 | 5 |
| B6-PD-1⁻/⁻ | 6 | 7 | 3 | 0 | 0 | 10 |
| B6 | 14 | 0 | 4 | 0 | 0 | 4 |
| B6-PD-1⁻/⁻ | 14 | 0 | 2 | 2 | 0 | 4 |
| B6-lpr/lpr | 6 | 10 | 4 | 1 | 0 | 15 |
| B6-lpr/lpr × PD-1⁺/⁻ | 6 | 0 | 6 | 1 | 1 | 8 |
| B6-lpr/lpr × PD-1⁻/⁻ | 6 | 0 | 1 | 8 | 0 | 9 |
| MRL-lpr/lpr | 6 | 0 | 2 | 2 | 3 | 7 |
Arthritis (관절염)
| Genotype | Age (month) | Grade 0 | Grade 1 | Grade 2 | Grade 3 | Total |
|---|---|---|---|---|---|---|
| B6 | 6 | 5 | 0 | 0 | 0 | 5 |
| B6-PD-1⁻/⁻ | 6 | 6 | 4 | 0 | 0 | 10 |
| B6 | 14 | 4 | 0 | 0 | 0 | 4 |
| B6-PD-1⁻/⁻ | 14 | 0 | 2 | 1 | 1 | 4 |
| B6-lpr/lpr | 6 | 15 | 0 | 0 | 0 | 15 |
| B6-lpr/lpr × PD-1⁺/⁻ | 6 | 5 | 2 | 1 | 0 | 8 |
| B6-lpr/lpr × PD-1⁻/⁻ | 6 | 1 | 2 | 5 | 1 | 9 |
| MRL-lpr/lpr | 6 | 1 | 0 | 4 | 2 | 7 |
생후 6개월 또는 14개월 시점에서 사구체신염(glomerulonephritis)과 관절염(arthritis)의 각 등급에 해당하는 개체 수를 나타낸 것이다.
핵심 요약: 14개월령 B6-PD-1⁻/⁻ 마우스의 50% 이상에서 Grade 2 이상의 사구체신염과 관절염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PD-1이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기반응성 림프구를 억제하는 데 필수적임을 증명합니다.
표 해설 및 의미 분석
이 표는 생후 6개월 또는 14개월 시점에서 사구체신염(glomerulonephritis)과 관절염(arthritis)의 중증도를 등급별로 분류하고, 각 등급에 해당하는 개체 수를 제시한 것입니다.
사구체신염 등급 기준
사구체신염은 다음 네 단계로 분류되었습니다.
-
Grade 0: 특이 소견 없음
-
Grade 1: 전체 사구체의 50% 미만에서 분절성 메산지움 증식과 세포 침윤이 관찰됨
-
Grade 2: 전체 사구체의 50% 이상에서 전반적 메산지움 증식과 세포 침윤이 관찰됨
-
Grade 3: 초승달(crescent) 형성
특히 Grade 2 이상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루푸스 신염에 해당합니다.
관절염 등급 기준
관절염은 다음과 같이 분류되었습니다.
-
Grade 0: 특이 소견 없음
-
Grade 1: 활막(synovial lining) 층 수 증가
-
Grade 2: 활막 하 조직(subsynovial lining tissue)을 침범하는 육아종성 염증
-
Grade 3: 판누스(pannus) 형성
Grade 2 이상은 조직 파괴가 진행된 병리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통계 분석의 의미
Mann–Whitney U 검정 결과는 매우 중요합니다.
-
사구체신염
-
14개월령 B6와 B6-PD-1⁻/⁻ 사이: p = 0.2482 (유의하지 않음)
-
6개월령 B6-lpr/lpr와 B6-lpr/lpr × PD-1⁻/⁻ 사이: p = 0.003 (유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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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
14개월령 B6와 B6-PD-1⁻/⁻ 사이: p = 0.02 (유의함)
-
6개월령 B6-lpr/lpr와 B6-lpr/lpr × PD-1⁻/⁻ 사이: p = 0.003 (유의함)
-
여기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PD-1 결손은 단독으로도 시간이 지나면 자가면역을 유도하지만,
lpr(Fas 결손) 배경에서는 훨씬 빠르고 심각하게 질환을 악화시킵니다.
즉, 이는 면역 관용(tolerance)을 유지하는 **'이중 잠금 장치'**를 시사합니다.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Fas(lpr)**라는 1차 관문과, 활성 신호를 억제하는 PD-1이라는 2차 관문이 동시에 해제될 때, 면역계는 걷잡을 수 없는 폭주(급성 자가면역)를 시작하게 됩니다.
병리의 중심은 B세포와 자가항체
신장 병변의 주범은 '칼'을 든 T세포가 아니라, **B세포가 뿌린 '그물(자가항체)'**이었습니다. 혈액을 타고 흐르던 면역복합체가 신장의 미세한 필터(사구체)에 걸려 쌓이면서, 필터가 망가지고 염증이 발생하는 전형적인 루푸스 신염의 경로를 밟았습니다.
이는 PD-1이 T세포 조절 분자일 뿐 아니라, B세포의 자기반응성(self-reactivity)과 항체 생산을 억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었습니다. PD-1이 사라지면 B세포의 브레이크가 풀리고, 그 결과 자가항체가 축적되며 조직 손상이 진행되었습니다.
과학적 의의: PD-1은 장기적 자가면역 억제자
1998년 연구가 PD-1이 기저 면역 활성의 억제자임을 보여주었다면, 1999년 연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PD-1이 결손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제 자가면역 질환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것입니다.
이로써 PD-1은 단순한 음성 신호 수용체가 아니라, 만성 자가면역을 장기적으로 억제하는 핵심 면역관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PD-1⁻/⁻ 마우스는 이후 루푸스 연구의 대표적인 실험 모델로 활용되었고, PD-1 경로가 자가면역 질환의 분자 기전을 이해하는 중요한 축이 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연구는 훗날 항-PD-1 항체를 이용한 면역항암 치료에서 왜 자가면역 부작용이 발생하는지를 미리 설명해주는 기초 과학적 근거가 되었습니다. 면역의 브레이크를 제거하면 암에 대한 면역은 강화되지만, 동시에 자기 조직에 대한 공격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이 동물 모델이 이미 보여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일반인을 위한 정리
PD-1을 잃은 마우스는 처음에는 조용했습니다. 면역계는 조금 더 활발해 보였지만, 당장 위태로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작은 불균형은 점차 확대되었습니다. B세포는 자가항체를 만들기 시작했고, 면역복합체는 신장에 쌓였습니다. 관절에는 염증이 나타났습니다.
1999년 이 연구는 PD-1이 사라지면 면역계는 결국 자기 자신을 향해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PD-1은 단순한 신호 분자가 아니라, 자가면역을 억제하는 장기적 안전장치였습니다.
참고문헌
Nishimura, Hiroyuki, et al. "Development of lupus-like autoimmune diseases by disruption of the PD-1 gene encoding an ITIM motif-carrying immunoreceptor." Immunity 11.2 (1999): 141-151. 논문 링크
Nishimura, H., Agata, Y., Kawasaki, A., et al. “Induction of Autoantibodies by Disruption of the PD-1 Gene on C57BL/6 Background Mice.” Immunology Letters, vol. 62, no. 1, 1998, pp. 3–6.
Keir, M. E., Butte, M. J., Freeman, G. J., and Sharpe, A. H. “PD-1 and Its Ligands in Tolerance and Immunity.” Annual Review of Immunology, vol. 26, 2008, pp. 677–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