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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혼조 연구팀: PD-1 결손 마우스에서 드러난 만성 면역항진과 B세포 이상

발행: 2026-02-16 · 최종 업데이트: 2026-02-16

1998년 혼조 다스쿠 연구팀은 PD-1 유전자 결손 마우스를 통해 PD-1이 생체 내에서 만성 면역항진을 억제하고 B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핵심 면역관문임을 입증했습니다.

PD-1이 사라지면 면역계는 어떻게 될까?

1996년 연구에서 혼조 다스쿠(本庶佑, Tasuku Honjo) 연구팀은 PD-1이 활성화된 T세포와 B세포에서 후기(late) 단계에 발현되는 조절 수용체임을 밝혔습니다. 이 발견은 PD-1을 단순한 세포사 표지자가 아니라, 면역 반응 이후에 작동하는 음성 조절 분자로 재정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결정적인 질문이 남아 있었습니다.
시험관(in vitro) 환경이 아니라 실제 생체 내(in vivo)에서 PD-1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PD-1이 완전히 사라지면 면역계는 과도하게 활성화될까요? 그리고 자가면역은 자연스럽게 발생할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전자 타겟팅(gene targeting) 기술을 이용해 PD-1이 전혀 발현되지 않는 **PD-1 결손 마우스(PD-1⁻/⁻)**를 제작했습니다. 1996년 연구가 ‘관찰용 도구’를 만든 작업이었다면, 이번 연구는 분자 자체를 제거하여 기능을 직접 검증하는 정면 돌파였습니다.

PD-1 유전자 결손 마우스의 제작과 C57BL/6 배경

연구팀은 상동 재조합(homologous recombination) 기법을 통해 PD-1 유전자를 제거한 마우스를 제작했습니다. 실험은 자가면역 감수성이 비교적 낮은 C57BL/6(B6) 배경에서 진행되었습니다.

C57BL/6는 기본적인 면역 항상성(homeostasis)을 평가하기에 적합한 표준 실험 균주입니다. 즉, 특정 자가면역 소인이 없는 환경에서 PD-1의 순수한 생리적 역할을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실험 설계 덕분에 관찰된 변화는 PD-1 결손 자체의 효과로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정상, 그러나 내부는 이미 달라져 있었다

PD-1⁻/⁻ C57BL/6 마우스는 겉보기에는 정상적으로 성장했고 단기 생존에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는 PD-1이 생존에 필수적인 분자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면역계를 정밀 분석하자 분명한 이상이 드러났습니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비장 비대(splenomegaly)**였습니다. 면역세포의 주요 거점인 비장이 정상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커져 있었고, 총 세포 수 역시 유의하게 증가해 있었습니다. 이는 PD-1이라는 억제 신호가 사라지자 면역세포 증식이 기본 수준에서부터 통제력을 잃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림프구 증가와 ‘만성 저강도 면역항진’

세포 조성을 분석한 결과, B세포와 T세포 모두 약 40–50% 증가해 있었습니다. 특히 대식세포는 정상 대비 약 4배까지 증가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급성 염증 폭발이 아니라, 지속적인 저강도 면역항진(chronic low-grade activation) 상태였다는 사실입니다. 면역계는 겉으로는 안정된 것처럼 보였지만, 기본적인 억제 장치가 약화된 채 항진된 평형점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는 PD-1이 위기 상황에서만 작동하는 브레이크가 아니라, 평상시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본 조절자임을 보여주는 결과였습니다.

B세포 과활성과 IgG3 증가

PD-1 결손의 영향은 특히 B세포 영역에서 두드러졌습니다. 혈청 분석 결과, IgG3 아형이 선택적으로 증가해 있었습니다. 이는 만성적 항원 자극 또는 자가항체 생성과 연관되는 특징입니다.

시험관 내 실험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항-IgM으로 자극했을 때 PD-1⁻/⁻ B세포는 정상 대비 2배 이상의 증식 반응(³H-thymidine 흡수)을 보였습니다.

이는 PD-1 세포내 영역에 존재하는 ITIM(Immunoreceptor Tyrosine-based Inhibitory Motif) 신호가 사라지면서, B세포 수용체(BCR) 신호를 제어하는 억제 회로가 제거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B세포가 자극에 대해 과민한 상태로 변한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anti-CD3로 자극한 T세포의 초기 증식 반응은 비교적 정상 범위에 머물렀습니다. 이 결과는 PD-1의 초기 생리적 기능이 특히 B세포 조절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자가면역으로 이어진 시간의 차이

1998년 연구에서는 C57BL/6 배경에서 즉각적인 중증 자가면역 질환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겉보기에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면역계는 이미 변해 있었습니다. 림프구 수는 증가해 있었고, B세포는 과민하게 반응했으며, 특정 항체 아형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있었습니다. 이는 면역 항상성이 약화된 상태임을 보여주는 신호였습니다.

이후 1999년 보고에서, 동일한 PD-1 결손 마우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루푸스 유사 자가면역 질환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PD-1이 결핍된 면역계는 처음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가항체 축적과 조직 병변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결과는 PD-1이 단지 급성 면역 폭주를 막는 분자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자가면역의 진행을 억제하는 핵심 조절자임을 보여줍니다.

면역학적 의의

1998년 연구는 PD-1의 생체 내 기능을 처음으로 명확하게 규정한 연구였습니다.

PD-1은 만성적이고 저강도의 면역활성을 억제하는 항상성 조절자이며, 특히 B세포 과활성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PD-1 결손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가면역으로 이어질 수 있는 면역학적 토대를 형성합니다.

이 PD-1⁻/⁻ 마우스 모델은 이후 루푸스 연구, 만성 B세포 질환 분석, 그리고 면역관문 차단 치료의 부작용 기전 연구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되는 기본 모델이 되었습니다.

일반인을 위한 정리

1998년, 혼조 연구팀은 PD-1이 완전히 제거된 마우스를 만들었습니다.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였지만, 면역계는 이미 과도하게 활성화된 상태였습니다. 비장은 커졌고, B세포는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했으며, 특정 항체는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 연구는 PD-1이 단순히 “위기 상황에서만 작동하는 브레이크”가 아니라, 평상시 면역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본 조절 장치임을 명확히 보여준 결정적인 보고였습니다.

참고문헌

Nishimura, H., Agata, Y., Kawasaki, A., et al. “Induction of Autoantibodies by Disruption of the PD-1 Gene on C57BL/6 Background Mice.” Immunology Letters, vol. 62, no. 1, 1998, pp. 3–6. https://doi.org/10.1016/S0165-2478(98)00069-4

Nishimura, H., Nose, M., Hiai, H., Minato, N., and Honjo, T. “Development of Lupus-like Autoimmune Diseases by Disruption of the PD-1 Gene Encoding an ITIM Motif-carrying Immunoreceptor.” Immunity, vol. 11, no. 2, 1999, pp. 141–151. https://doi.org/10.1016/S1074-7613(00)80089-8

Sharpe, A. H., and Freeman, G. J. “The B7–CD28 Superfamily.” Nature Reviews Immunology, vol. 2, no. 2, 2002, pp. 116–126. https://doi.org/10.1038/nri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