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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 HLA-DR1 구조: class II MHC는 펩타이드를 어떻게 제시하는가

발행: 2026-04-18 · 최종 업데이트: 2026-04-19

Stern 등의 1994년 Nature 논문을 중심으로, 인간 class II MHC인 HLA-DR1이 인플루엔자 펩타이드를 결합한 구조가 어떻게 밝혀졌고, class I과 무엇이 다른지 정리합니다.

Crystal structure of the human class II MHC protein HLA-DR1 complexed with an influenza virus peptide
Lawrence J. Stern, Jerry H. Brown, Theodore S. Jardetzky, Joan C. Gorga, Robert G. Urban, Jack L. Strominger, Don C. Wiley · Nature · 1994
인간 class II MHC인 HLA-DR1이 인플루엔자 펩타이드를 결합한 구조를 통해, class II의 열린 peptide-binding groove와 긴 펩타이드 결합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제시한 대표 논문입니다.

왜 이 논문이 중요했는가

1987년 HLA-A2 구조 논문이 class I MHC의 peptide-binding groove를 보여 준 뒤, 면역학자들은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습니다. class II MHC도 비슷한 방식으로 펩타이드를 제시하는가, 아니면 전혀 다른 원리로 작동하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class I은 비교적 짧은 펩타이드를 양 끝이 막힌 홈에 담는 구조로 이해되기 시작했지만, class II는 왜 더 긴 펩타이드를 다루는지, 그리고 외래 단백질을 어떻게 제시하는지는 여전히 분자 수준에서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1994년 Stern 등의 HLA-DR1 구조 논문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주었습니다. 이 논문은 인간 class II MHC인 HLA-DR1이 인플루엔자 유래 펩타이드와 결합한 구조를 통해, class II가 class I과는 다른 방식으로 펩타이드를 잡고 제시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결과 class I과 class II는 단지 서로 다른 이름의 항원제시 분자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전략을 가진 분자 구조라는 점이 선명해졌습니다.

MHC class II(HLA-DP, HLA-DQ, HLA-DR)

주로 전문 항원제시세포에서 발현되며, 세포 밖에서 들어온 단백질이 분해되어 생긴 펩타이드를 CD4 T세포에 제시하는 MHC 계열입니다. HLA-DR1 구조 논문은 class II가 긴 펩타이드를 열린 groove에 결합하는 방식을 보여 주었습니다.

구조는 무엇을 보여 주었는가

저자들은 HLA-DR1과 인플루엔자 유래 peptide가 결합한 복합체를 결정화하고, 약 2.75 Å 해상도에서 구조를 분석했습니다. 이 구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class II MHC의 peptide-binding groove가 class I과 달리 양쪽 끝이 열려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펩타이드는 홈 안에 자리하지만, 양 끝이 막혀 특정 길이만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긴 사슬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붙고 나머지는 양쪽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class I에서는 펩타이드가 비교적 제한된 길이로 잘려 홈 안에 맞아야 하지만, class II에서는 더 긴 펩타이드도 중심부만 안정적으로 결합하면 양 끝이 밖으로 나와 있는 채로 제시될 수 있습니다. 즉, class II는 단순히 “더 긴 펩타이드도 붙을 수 있다”는 수준이 아니라, 구조 자체가 그런 유연성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결합 원리는 어떻게 달랐는가

이 논문이 더 중요한 이유는 결합의 원리까지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HLA-DR1과 결합한 peptide는 접히거나 구부러진 특이한 모양이 아니라, 비교적 펼쳐진 형태로 groove를 따라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합은 두 층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첫째, 펩타이드 backbone과 MHC 사이에는 여러 개의 수소결합이 반복적으로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이 backbone 중심의 결합은 다양한 서열의 펩타이드가 공통된 방식으로 class II에 붙을 수 있게 해 주는 기초가 됩니다. 둘째, 특정 위치의 side chain은 MHC의 pocket에 들어가 보다 선택적인 상호작용을 형성했습니다. 즉, class II는 backbone 수소결합을 통해 넓은 수용성을 확보하고, side-chain pocket을 통해 특정성을 부여하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이 점 때문에 class II의 인식은 “아무 긴 펩타이드나 붙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긴 펩타이드 안에서도 특정 핵심 위치의 side chain이 pocket과 잘 맞아야 안정한 결합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바로 이 구조적 원리가 후대의 binding motif, anchor residue, core epitope 개념으로 이어집니다.

class I과 무엇이 달랐는가

class I과 class II의 가장 큰 차이는 단순히 길이만이 아닙니다. class I은 양 끝이 막힌 groove 때문에 상대적으로 짧은 peptide를 정밀하게 고정하는 구조였습니다. 반면 class II는 양 끝이 열린 groove를 통해 더 긴 peptide를 유연하게 수용하면서도, 가운데 핵심 구간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붙잡는 구조였습니다.

이 차이는 곧 기능의 차이로 읽힙니다. class I은 세포 안에서 유래한 항원을 비교적 압축된 형태로 제시해 CD8 T세포에게 보여 주는 데 적합한 구조입니다. 반면 class II는 엔도좀/리소좀에서 분해된 외부 단백질의 다양한 조각 가운데 일부를 폭넓게 수용해 CD4 T세포에게 보여 주는 데 적합한 구조입니다. 즉, 구조 차이는 단순한 형태의 차이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항원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 하는 면역 전략의 차이였습니다.

MHC 역사 속에서의 위치

MHC의 역사에서 1987년 HLA-A2 논문이 class I groove를 보여 준 순간이 첫 번째 구조적 전환점이었다면, 1994년 HLA-DR1 논문은 그 그림을 완성한 두 번째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면역학은 단지 MHC가 peptide를 제시한다고 말하는 수준을 넘어서, class I과 class II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peptide를 담고, 서로 다른 길이와 선택 원리를 가지며, 서로 다른 종류의 면역반응을 조직한다는 점을 구조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당신의 해석을 빌리면, class I이 결과를 압축해 보여 주는 시스템이라면, class II는 과정을 넓게 스캔하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lass I은 비교적 짧고 정밀하게 잘린 peptide를 보여 주고, class II는 더 긴 외래 peptide의 핵심 구간을 넓게 포착해 보여 줍니다. 바로 그 차이가 CD8과 CD4 면역반응의 성격 차이와도 맞물립니다.

한 줄 정리

class II MHC는 양 끝이 열린 groove를 통해 더 긴 펩타이드를 펼친 상태로 잡으며, backbone 결합과 side-chain pocket을 함께 이용해 유연성과 선택성을 동시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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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Stern LJ, Brown JH, Jardetzky TS, Gorga JC, Urban RG, Strominger JL, Wiley DC. Crystal structure of the human class II MHC protein HLA-DR1 complexed with an influenza virus peptide. Nature. 1994;368:215-221. https://doi.org/10.1038/368215a0
  • Bjorkman PJ, Saper MA, Samraoui B, Bennett WS, Strominger JL, Wiley DC. Structure of the human class I histocompatibility antigen, HLA-A2. Nature. 1987;329:506-512. https://doi.org/10.1038/329506a0
  • Townsend ARM, Rothbard J, Gotch FM, Bahadur G, Wraith D, McMichael AJ. The Epitopes of Influenza Nucleoprotein Recognized by Cytotoxic T Lymphocytes Can Be Defined with Short Synthetic Peptides. Cell. 1986;44(6):959-968. https://doi.org/10.1016/0092-8674(86)90016-0